회사 해외 매각 반대 불법 파업 참여자에 대한 징계 해고 사건

정리회사 A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던 원고들은 회사의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불법 파업을 주도하거나 적극 가담했다는 이유로 해고 또는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징계가 부당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회사의 징계 절차에 하자가 없고, 원고들이 참여한 쟁의행위는 목적과 수단 면에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불법적인 행위였으며, 징계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정리회사 A 주식회사에서 불법 파업에 참여하여 해고 또는 정직 징계를 받은 직원들 (노동조합 집행부, 중앙투쟁위원, 대의원, 소위원 등).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원고들의 부당징계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을 기각한 기관).
• 피고보조참가인: 정리회사 A 주식회사 (회사정리절차 중인 회사로, 원고들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당사자. 관리인 B가 대표하여 참가).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1999년 8월 기업 부실로 워크아웃에 돌입하고 해외 매각 방침이 보도되었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은 중앙투쟁위원회를 구성하여 회사 측에 고용 안정 및 기업 매각 시 노조 참여 보장을 요구하며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의 개입이 심화되고 신임 사장이 채권단 입장에서 노조에 강경하게 대응하자, 노동조합은 '일방적인 해외 매각 추진 반대, 공적 자금 투입, 공기업화' 등을 요구하며 2000년 2월 15일부터 4월까지 파업을 강행했습니다. 이 쟁의행위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권고에도 불구하고 진행되었으며, 과정에서 상해 행위, 계란 투척, 스프레이 살포, 기물 손괴 등의 폭력 행위와 파상파업, 불참 조합원 작업 방해 등 불법적인 수단이 동원되어 회사에 약 2,000억 원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습니다.

이 파업에 적극 가담한 원고들(노동조합 집행부, 중앙투쟁위원, 대의원, 소위원 등)은 각각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비위행위를 저질렀습니다.

• 원고 E, F, G, H, I: 중앙투쟁위원으로서 쟁의행위의 세부 계획을 세우고 주도했으며, 집회 참석 및 조합원 파업 선동, 불참 조합원 작업 방해 등의 행위를 했습니다.
• 원고 J: 대의원이자 중앙투쟁위원으로서 쟁의행위를 주도하고, 파업 선동 및 조업 방해, 신임 사장 출근 저지, 사장실 진입 후 욕설과 폭언을 했으며, 조업 스위치를 내려 조업을 방해했습니다.
• 원고 K: 대의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조합원 선동 및 조업 방해(휠얼라인먼트 공정, 탈의장 잠금 등), 계란 투척 등의 행위를 했습니다.
• 원고 L: 소위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집회에 참석했으며, 라인 가동 부서장에게 항의하거나 차량 통로를 막아 작업을 방해했습니다.
• 원고 M: 대의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집회 및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철야 농성 중 회사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인 뒤 쓰레기를 투척하고, 계란 투척 등의 행위를 했습니다.
• 원고 N: 대의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조합원들에게 파업 참여 및 작업 중단을 요구하고, 작업 근로자들의 이름을 기록하며 종용했으며, 만류하는 조장과 언쟁 중 멱살을 잡고 욕설을 했고, 라인 가동을 중지시켜 조업을 방해했습니다.
• 원고 O: 대의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파업 및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조업을 방해했으며, 사무실 집기를 파손했습니다.
• 원고 P: 대의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파업 및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공장 전원 스위치를 끄는 등으로 작업을 방해했으며, PNL을 밟아 제품을 훼손하고, 작업 중인 근로자의 항의에 천정 전원 스위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 원고 Q: 소위원으로서 파업에 가담하여 파업 및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불참 조합원들에게 위력으로 작업 중단을 요구했으며, 담을 넘어 회사에 침입하여 자물쇠를 손괴한 후 출입문을 개방하고 외부 인사들과 함께 회사에 진입했습니다.
• 원고 R: 소위원으로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쇠파이프 등 흉기를 들고 공장에 난입하여 조합원들을 위협하며 조업 중단을 요구했으며, 현장 감독자들과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또한 사장실을 무단 점거하고 기물을 손괴했으며, 담을 넘어 회사에 침입하여 출입문 자물쇠를 부수기도 했습니다.
• 원고 S: 소위원으로서 출입문을 발로 차고 쇠파이프로 가격했으며, 담을 넘어 회사에 침입하여 쇠파이프로 출입문을 개방한 뒤 외부 인사들과 함께 진입했습니다. 경비실 유리창과 집기를 파손하고, 경비원들을 추격하며 대형 깃발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가 단체협약상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징계 처분을 한 것이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목적과 수단 면에서 정당성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회사 측의 징계 처분이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원고들의 부당징계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을 기각한 결정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회사의 징계 절차가 단체협약에 따른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지 못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상 하자가 없었고, 쟁의행위의 목적이 경영권에 대한 본질적 제약에 있었으며 수단 또한 불법적이었으므로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징계 수위 또한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단체협약상 징계 절차의 유효성, 그리고 징계 재량권의 남용 여부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쟁의행위의 정당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관련)​

• 목적의 정당성: 쟁의행위는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판례는 회사의 경영활동에 관한 고도의 경영적 판단이나 기업 사활에 관한 비상적 결단을 부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는 근로조건 향상 차원을 넘어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것으로 보아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이 회사의 해외 매각 자체를 반대하고 공기업화를 요구한 것은 경영권에 대한 중대한 제약으로 판단되어 목적의 정당성이 부정되었습니다.
•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 쟁의행위는 폭력이나 파괴 행위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의 파업 과정에서 상해 행위, 계란 투척, 기물 손괴, 파상파업, 불참 조합원 작업 방해 등이 발생하여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2. 단체협약상 징계 절차의 효력 (신의성실의 원칙)​

• 단체협약에 사용자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 시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인 인사권 행사를 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막으려는 취지이므로, 무조건적인 노동조합의 찬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1두3136 판결 등)에 따르면, 노동조합 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거나, 피징계자가 회사에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질러 막대한 손해를 입혔으며, 회사가 사전 합의를 위해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노동조합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무작정 징계에 반대하여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또는 노동조합 측이 스스로 이러한 사전 동의권 행사를 포기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징계도 유효하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회사가 노동조합에 의견 제시를 요청하고 인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하는 등 진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노동조합이 징계 방침의 철회만을 주장하며 협조하지 않은 점, 원고들의 행위가 중대한 위법 행위인 점 등을 고려하여 동의 절차상의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징계권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 회사의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봅니다. 이는 징계 사유의 내용과 성질, 징계 대상자의 구체적인 행위의 경중, 회사가 입은 손해의 정도, 평소의 행실, 징계 전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쟁의행위를 주도하거나 중대한 위법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도, 이로 인해 회사가 입은 약 2,000억 원 상당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에 대한 해고 또는 정직 2월 처분은 징계권의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 확인: 쟁의행위는 법률이 정한 목적(근로조건의 유지·개선), 주체, 절차, 수단 및 방법의 정당성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영상 판단(예: 구조조정, 매각 등)에 대한 반대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는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불법적 수단 동원 금지: 쟁의행위 과정에서 폭력, 기물 손괴, 조업 방해, 비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강요 등 불법적인 수단이 동원되면 해당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쟁의행위라도 불법적인 수단이 사용된 부분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단체협약상 징계 절차의 예외: 단체협약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징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노동조합 측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하거나, 중대한 위법 행위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회사가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징계 처분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회사는 이러한 예외를 적용하기 위해 사전 합의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다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 개인의 가담 정도와 징계 수위: 쟁의행위에 참여하더라도 단순 참여와는 달리, 쟁의행위를 주도하거나 폭력, 기물 손괴, 조업 방해 등 구체적인 불법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 더 중한 징계(해고 등)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각자의 행위가 미친 영향과 회사가 입은 손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의 정당성이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