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기간 중 대상 회사의 자사주 취득 금지 요청 기각 사건

주식회사 A는 F 주식회사의 최대 주주로서 F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중, F 주식회사가 이사들을 통해 자기주식 취득 절차를 진행하자, 공개매수를 방해하고 법규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법원에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F 주식회사가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자의 '특별관계자'에 해당하여 공개매수 기간 중 별도로 주식을 매수할 수 없으며, F 주식회사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행위가 이사의 의무를 위반하고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F 주식회사가 특별관계자에 해당한다는 증명이 부족하고, 이사들의 의무 위반이나 회사에 대한 회복 불가능한 손해 발생 우려도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A의 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채권자): F 주식회사의 발행 주식 총수 약 25.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주식회사 G와 공동으로 F 주식의 공개매수를 진행한 회사입니다.
• F 주식회사 (관련 회사): 주식회사 A가 공개매수하려 한 대상 회사로, 아연괴 및 비철금속 화합물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합니다.
• B (채무자 이사): F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입니다.
• C, D (채무자 대표이사): F 주식회사의 각자대표이사입니다.
• E 주식회사 (채무자):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F 주식회사와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하여 F 주식 취득 운용지시를 받는 주체입니다.
• 주식회사 G: 주식회사 A와 공동으로 F 주식의 공개매수 절차를 개시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24년 8월 27일 기준으로 F 주식회사의 보통주식 약 25.4%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습니다. 2024년 9월 13일,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G와 함께 F 주식회사의 주식을 주당 660,000원에 공개매수하는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9월 26일에는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750,000원으로 인상하고 공개매수 종료일을 10월 6일로 변경했습니다. 이 공개매수 기간 동안 F 주식회사의 이사들(B, C, D)과 E 주식회사는 이미 2024년 5월 8일과 8월 7일에 체결된 신탁계약에 따라 '주식소각 및 임직원 평가보상',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러한 F 주식회사의 자기주식 취득 행위가 공개매수를 방해하고,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자와 특별관계자의 '별도매수 금지의무'를 위반하며, F 주식회사 이사들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F 주식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으므로, 이사들과 E 주식회사에 대해 자기주식 취득 및 관련 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공개매수 대상 회사가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자의 '특별관계자'로서의 '별도매수 금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2.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 취득 행위가 F 주식회사 이사들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3. 해당 자기주식 취득 행위로 인해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신청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주식회사 A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F 주식회사가 주식회사 A의 자본시장법상 '특별관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 A와 F 주식회사 사이에 주식의 공동 취득·처분, 상호 양수도, 의결권 공동 행사 등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고, 오히려 최근 법적 분쟁 등으로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에 공동보유 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F 주식회사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행위가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개매수 기간 중이라고 해서 자기주식 취득이 무조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며,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도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채무자 E 주식회사는 F 주식회사의 이사가 아니므로 상법 제402조에 따른 유지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 모든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례에서는 여러 법률과 법리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 제140조 (별도매수 등의 금지)​: 이 조항은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가 공개매수 공고일부터 매수 기간 종료일까지 공개매수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매수 대상 주식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의 혼란을 방지하고 불평등한 취급을 막기 위한 목적을 가집니다. 법원은 '특별관계자'의 정의에 대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41조 제1항이 '특수관계인'과 '공동보유자'를 포함한다고 설명하며, F 주식회사가 채권자 주식회사 A의 특별관계자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주식회사 A와 F 주식회사 사이에 주식 공동 취득·처분, 상호 양수도, 의결권 공동 행사 등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고, 오히려 양측의 최근 법적 다툼과 상반된 입장 등을 고려할 때 공동보유 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판단하여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 및 제382조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하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채권자는 F 주식회사의 이사들이 높은 주가로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소수 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이용하는 것이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주식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이 상법 제341조, 상법 시행령 제9조 및 자본시장법 제165조의3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는 한 원칙적으로 허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공개매수 기간 중이라고 해서 대상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이 무조건 위법한 것이 아니며, 현재 F 주식회사의 적정 주가를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고, 시세조종 행위로 단정할 구체적인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사들의 의무 위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상법 제402조 (유지청구권)​: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여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 회사를 위하여 이사에게 그 행위를 중지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수 주주의 중요한 권리이지만, 경영 개입 소지가 있어 그 행사 요건이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법원은 이사의 위법행위와 그로 인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에 대한 분명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요건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자본시장법 제176조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이 조항은 주식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하는 시세조종행위를 금지합니다. 채권자는 자기주식 취득이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구체적인 행위가 특정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상법 및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절차와 제한을 따르는 한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따라서 공개매수 기간 중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니며, 특정 상황에서 금지되는지 여부는 관련 법규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주주로서 회사의 이사나 경영진의 위법행위를 금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때, 해당 행위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된다는 점과 그로 인해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의심이 가는 정황만으로는 법원의 인정을 받기 어렵습니다. '특별관계자' 여부는 법률상 정의와 실제 관계를 바탕으로 판단됩니다. 과거 협력 관계가 있었더라도, 현재 주주총회에서의 반대 의사 표명, 소송 제기, 공개매수에 대한 공식적 반대 표명 등 법적 다툼이 있거나 관계가 소원해졌다면 공동보유 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상법상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 청구권은 회사 이사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사가 아닌 제3자(예: 신탁계약을 맺은 금융투자회사)에게는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