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가 분양대행 용역비 미지급 청구 판결

원고는 피고와 한 상가 분양대행 및 임대대행 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으나, 피고는 목표 분양률 미달 등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해지일까지 수행한 업무에 대한 미지급 수수료 25억 2,303만 9,750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기망, 계약상 의무 위반, 목표 분양률 미달성 등을 주장하며 계약의 취소 또는 해제를 주장하고 수수료 감액 등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이 '해제'가 아닌 '해지'되었으며, 목표 분양률 미달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공인중개사법 적용 불가, 임대대행 수수료 산정 기준 적절, 수수료 감액 불가 등을 이유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용역비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부동산 및 상가 분양대행 전문 회사
• 피고 (주식회사 B): 건설업 및 부동산 개발 회사이자 이 사건 상가 분양대행의 위탁사. 사업시행자인 주식회사 D의 사실상 소유주.
• 주식회사 D: 피고 대표이사가 사실상 소유한 'E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
• G 주식회사: 이 사건 사업 부지 등에 대한 신탁계약을 체결한 회사
• 주식회사 O: 2021년 11월경 피고와 새로운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와 함께 업무를 수행했으나, 실적은 미미했던 회사

분쟁 상황

부동산 개발 회사인 피고는 주식회사 D으로부터 'I 상업시설'(상가)의 분양업무를 위탁받았습니다. 이후 피고는 부동산 분양대행 전문 회사인 원고에게 이 상가에 대한 마케팅 기획 및 분양업무를 재대행시키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목표 분양률(3개월 내 50%), 분양대행 수수료(분양가의 8%), 임대대행 수수료(분양가의 1.5%) 등을 포함했습니다.

원고는 계약에 따라 분양대행 및 임대대행 업무를 수행하여 2021년 9월 29일부터 12월 15일까지 31개 호실에 대한 분양계약과 87개 호실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그러나 3개월 내 목표 분양률 50%에는 미치지 못하는 약 20%의 분양률을 달성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21년 12월 31일, 원고가 목표 분양률을 현격히 달성하지 못했으며, 허위·과장 광고 등으로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원고는 해지일까지 자신이 수행한 용역에 대한 미지급 수수료 합계 25억 2,303만 9,75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기망을 이유로 계약 취소를 주장하거나, 원고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유보된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수수료 산정 방식이나 액수에도 문제가 있어 감액되어야 한다고 맞서면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계약 취소 또는 해제 여부: 피고는 원고의 기망(마스터리스, 상가 MD, 키테넌트 유치 관련 허위 주장), 명예훼손(허위·과장 광고), 업무보고 및 사전승인 의무 위반, 목표 분양률(3개월 내 50%) 현저한 미달(약 20%) 등을 이유로 계약의 취소 또는 해제를 주장했습니다.
2. 계약 해지 시 수수료 정산 범위: 계약이 해지된 경우,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해지인지 여부에 따라 유보된 분양대행 수수료 10%의 귀속 여부, 공인중개사법상 중개수수료 제한 규정(거래금액의 0.9%) 적용 여부, 임대대행 수수료의 적절한 산정 기준(분양가의 1.5% 대 환산보증금의 1.5%), 그리고 약정된 수수료의 감액 가능성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의 계약 취소 또는 해제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 계약 취소 주장에 대해: 원고가 마스터리스, 상가 MD 구성, 키테넌트 유치 등에 관하여 피고를 기망하여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는 피고의 주장은 계약서 내용, 시행사의 특성, 업무 진행 방식 등을 종합할 때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계약 해제 주장에 대해: 원고의 허위 광고로 인한 명예훼손이나 업무보고 및 사전승인 의무 위반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3개월 내 목표 분양률 50%를 약 20%만 달성한 것은 계약 제8조 제1항 제3호의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 계약의 성격 및 효력: 이 사건 계약은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연속적으로 업무가 이행되고 보수도 월 2회 지급되는 '계속적 계약'에 해당하므로, 목표 분양률 미달성을 이유로 계약 효력을 소멸시킬 때는 '해지'만 가능하며, 2022년 1월 15일에 해지되어 장래를 향하여 효력이 소멸했다고 보았습니다.
• 수수료 정산 및 귀책사유: 목표 분양률 미달이 곧바로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채무불이행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피고 측이 원고의 제안보다 현저히 높은 분양가(원고 제안 1,135억 원 또는 1,397억 원 대비 피고 확정 1,605억 원)를 책정한 것이 목표 분양률 미달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원고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유보된 분양대행 수수료 10% 또한 피고에게 귀속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공인중개사법 적용 여부: 원고의 업무는 단순한 중개를 넘어선 마케팅 기획, 분양 전략 수립, 모델하우스 운영 등 포괄적인 용역에 해당하므로, 공인중개사법이 정한 중개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개수수료 제한 규정(거래금액의 0.9%)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임대대행 수수료 산정: 임대대행 수수료는 분양계약 체결이나 그 유지를 전제로 하지 않으며, 계약 문언에 따라 '분양가(부가가치세 제외)의 1.5%'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거나 해제되더라도 임대차계약 체결로 피고 측이 임대수익을 얻는 이익이 있으므로, 이 규정이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수수료 감액 여부: 원고와 피고의 관계, 계약 체결 경위, 원고의 업무 수행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약정된 수수료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하여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감액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최종 판결: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수수료 25억 2,303만 9,750원과 2022년 1월 16일부터 2023년 9월 13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부동산 분양대행 계약이 목표 분양률 미달로 해지되었으나, 그 미달이 분양대행사의 귀책사유로 볼 수 없으며 시행사 측의 높은 분양가 책정이 원인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지일까지 분양대행사가 수행한 용역에 대한 미지급 수수료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여, 분양대행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계속적 계약의 해지: 이 사건과 같이 분양대행 업무처럼 일정 기간 계속하여 이행되는 계약은 '계속적 계약'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계약에서 채무불이행 등의 사유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때에는 원칙적으로 이미 이행된 부분의 효력은 소급하여 소멸시키지 않고, 장래에 향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해지'가 적용됩니다. 이는 계약이 장기간에 걸쳐 복합적으로 이행되는 특성상 소급효를 인정하면 법률관계가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 위임계약과 수단 채무: 분양대행 계약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보다는 '사무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위임계약'의 성격이 강합니다. 위임계약에서는 수임인(분양대행사)이 특정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 채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여 위탁된 사무를 처리하는 '수단 채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목표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바로 대행사의 귀책사유나 채무불이행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계약서 해석의 원칙: 계약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처분문서(계약서)는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는 임대대행 수수료 산정 기준과 같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조항의 해석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보수 제한 규정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4항)​: 공인중개사법은 중개업자가 중개업무를 수행하고 받는 중개보수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단순히 부동산 거래를 알선하는 것을 넘어 마케팅 기획, 분양 전략 수립, 광고 및 홍보, 모델하우스 운영, 조직 관리 등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용역을 제공하는 '분양대행' 계약은 공인중개사법에서 정한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해당 법률상의 중개보수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지연손해금의 적용 이율: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 시, 채무자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 동안은 민사 또는 상사 법정 이율(상법상 연 6%)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높은 이율(연 12%)이 적용되어 지연손해금이 가산됩니다.

참고 사항

• 계약서의 명확한 작성: 분양대행 계약 시 목표 분양률 달성 여부, 그에 따른 수수료 정산 방식, 특히 목표 미달 시 귀책사유의 판단 기준과 유보된 수수료의 처리 규정 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귀책사유'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어떤 경우에 귀책사유로 볼 것인지 예시를 들어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핵심 조건의 합의 및 기록: 분양가, 마케팅 방식, 상가 MD 구성, 키테넌트 유치 등 사업의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합의 내용을 반드시 계약서에 포함하거나 별도의 서면으로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이는 나중에 대행사의 기망이나 업무 불이행을 주장할 때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업무 보고 및 증빙 자료 확보: 대행사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진행 상황, 광고 및 홍보 내용, 보고서, 협의 내용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보관해야 합니다. 이는 계약상 의무 이행 여부를 입증하고 분쟁 발생 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분양대행 계약의 특성 이해: 분양대행 계약은 단순한 부동산 중개와는 달리 광범위한 용역을 포함하므로, 일반적인 중개수수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전에 법적 성격과 이에 따른 법률 적용 여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 지연손해금 발생 시점 인지: 계약이 해지되거나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 지연손해금은 일반적으로 이행 지체가 시작된 날부터 발생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피고가 이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이자율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분쟁 발생 시점부터의 이자 계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