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노동
A 주식회사가 방위사업청의 D 기본설계사업 입찰에서 2순위로 평가되자, 1순위로 선정된 B 주식회사를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및 제3자와의 협상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평가 항목 중 '미 보유 장비/시설 등에 대한 대책',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실적', '과거 사업 수행 성실도'에 대한 점수 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B 주식회사 임직원의 자료 불법 취득 혐의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입찰 절차의 하자가 계약 무효로 이어지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며, 채무자 대한민국(방위사업청)의 제안서 평가 기준 해석과 재량권 행사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A 주식회사의 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이 2020년 5월 29일 공고한 D 기본설계사업 입찰에서 A 주식회사와 B 주식회사가 참여했습니다. 채무자 대한민국은 제안요청서에 따라 평가를 진행하여 B 주식회사를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A 주식회사를 2순위로 선정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채무자의 평가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자신이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하고 제3자와의 협상 및 계약 체결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특히 세 가지 평가 항목의 점수 산정 방식과 관련하여 채무자의 재량권 일탈 및 위법성을 주장했으며 B 주식회사의 과거 불법행위 의혹도 제기하여 이 사건은 공공기관 입찰의 공정성과 평가 기준의 적법한 해석 및 적용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D 기본설계사업 입찰에서 A 주식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있는지 여부, '미 보유 장비/시설 등에 대한 대책' 항목 평가 시 미보유 장비/시설이 없는 경우에도 상대평가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실적' 항목 평가 시 유사함정의 정의 및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 '과거 사업 수행 성실도' 항목 평가 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도 감점 대상인 '대한민국 정부기관' 제재에 포함되는지 여부, '과거 사업 수행 성실도' 항목 평가 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감점 기준 3년의 시점을 처분일로 볼 것인지 처분효력 종료일로 볼 것인지 여부, B 주식회사 임직원의 자료 불법 취득 혐의가 입찰 공정성에 미친 영향 여부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입찰 절차가 사법상의 계약으로서 하자가 있더라도 그 하자가 공공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여 계약 무효로 이어지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행정청의 심사기준 설정 및 해석은 폭넓은 재량에 속하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미 보유 장비/시설 등에 대한 대책' 항목은 정성평가 가능한 상대 평가항목이므로 현재 미보유 장비가 없어도 향후 대책을 기준으로 차등 점수 부여가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실적' 항목은 유사함정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도 평가위원들이 경험적 요소와 기술적 연관성을 고려하여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행정청의 합리적인 해석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 사업 수행 성실도' 항목 중 '성실도평가'에서 한국전력공사가 '대한민국 정부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채무자의 해석은 문언적 의미와 용례에 비춰 합리적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불공정행위 이력평가'에서 3년 감점 기준을 '처분효력 종료일'로 해석한 것은 부정당업자 제재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B 주식회사 임직원의 불법행위 혐의가 입찰에 활용되었거나 평가가 불공정했다는 점은 소명 부족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 주식회사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공공기관 입찰 절차에 관한 법리와 행정청의 재량권에 대한 법리가 주로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사법상의 계약 원칙 및 입찰 절차의 하자 무효 기준입니다. 이 사건 입찰 절차에 기한 계약은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상의 계약으로서, 그에 관한 법령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입찰 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있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당연히 낙찰자 결정이나 그에 기한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를 위반한 하자가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할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낙찰자의 결정 및 계약 체결이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분명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무효가 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2. 9. 20.자 2012마1097 결정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채권자는 단순히 평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채무자의 평가 행위가 무효로까지 이어질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둘째, 행정청의 재량권 존중 원칙입니다. 행정청이 제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심사기준 등을 정하고 그에 따라 우선협상자를 지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율적인 정책 판단에 맡겨진 폭넓은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설정된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하며, 심사기준을 마련한 행정청의 심사기준에 대한 해석 역시 문언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7두43319 판결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각 평가 항목에 대한 채무자(방위사업청)의 판단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었는지 여부를 검토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 보유 장비/시설 등에 대한 대책' 항목은 지침상 '정성평가 가능한 상대 평가항목'으로 분류되어 현재 미보유 장비가 없더라도 향후 대책에 대해 차등 점수를 부여한 것이 재량권 범위 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실적' 항목에서 유사함정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평가위원들이 경험적 요소와 기술적 연관성을 고려하여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채무자의 해석을 존중했습니다. '과거 사업 수행 성실도' 항목 중 '성실도평가'에서 한국전력공사가 '대한민국 정부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석은 문언적 의미, 관련 법령 등을 고려할 때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공정행위 이력평가'에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감점 기준 3년의 시점을 '처분일'이 아닌 '처분효력 종료일'로 해석한 채무자의 판단은 부정당업자 제재 제도의 취지(공정한 입찰 및 계약 질서 확보)를 고려할 때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보아 모두 채무자의 재량권 행사를 존중하여 채권자의 주장을 기각하였습니다.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할 때는 제안요청서와 관련 지침을 매우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정량적 평가 항목 외의 정성적 평가 항목은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평가 기준의 모호성이나 재량권 행사의 범위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사업 수행 성실도와 같은 감점 항목의 경우, '정부기관'이나 '처분효력 종료일'과 같은 용어의 해석이 실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과거 제재 이력을 정확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관련 법령이나 지침의 개정 연혁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사 실적 평가의 경우, 단순히 양적인 우월성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과의 기술적 연관성 및 기여도를 평가 기준에 맞춰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찰 절차에서 불공정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하여 제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혐의만으로는 입찰 결과를 뒤집거나 평가를 무효화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공공 입찰 계약은 그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입찰 평가가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