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금전문제 · 노동
원고인 주식회사 A가 피고 B에게 자문용역비 2억 4천여만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피고와 구두로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으나 피고는 계약 상대방이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싱가포르 법인 C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판단하여, 자문용역의 내용, 보수 지급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계약 당사자는 C 법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2018년 10월 14일경 피고의 요청에 따라 피고 및 피고가 대표로 있는 법인(D Ltd 및 C Ltd)을 위해 구두로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C Ltd의 해외 파트너십 추진, 유상증자, 가상자산 관련 기업 인수 시 대상기업 실사, 가상자산 백서 작성 등 가상자산 발행에 관한 자문용역을 제공했으며, 원고 대표자 E를 C Ltd에 파견근무 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원고와 피고는 2019년 3월 31일경, 원고 대표 E와 직원 G이 제공한 자문용역에 대해 월 급여 2만 싱가포르 달러를 기준으로 총 보수 2억 원을 확정하고, 원고가 지출한 비용 41,273,453원을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급 시기는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현물 투자를 받기로 한 채권이 C Ltd로 입고할 때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가 자신에게 자문용역 보수 2억 원과 지출 비용 41,273,453원을 합한 총 241,273,4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가 체결한 자문용역계약의 상대방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재임했던 C Ltd이며, 자문용역 보수 및 비용 지급 의무는 C Ltd가 부담하는 것이므로 자신에게는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원고와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이 개인인 피고인지, 아니면 피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법인인 C Ltd인지 여부입니다. 이는 법인 업무와 관련된 용역 계약 체결 시, 법인의 대표자 개인이 계약의 당사자로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의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개인인 피고와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C Ltd의 설립 목적과 계약 체결 시기, 자문 용역 내용이 모두 C Ltd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보수 지급 방식과 지급 시기에 대한 논의 내용(피고와 원고 대표자 E의 대화 녹취록 등)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원고는 피고가 아닌 C Ltd와 이 사건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회사를 위한 자문용역 보수 및 비용을 회사가 아닌 회사 대표이사 개인으로부터 지급받기로 약정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며, 보수 및 비용 지급 시기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현물 투자를 받기로 한 채권이 C Ltd로 입고할 때'로 정한 점은 채권의 귀속 주체가 C Ltd이므로 지급 주체도 C Ltd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에게 자문용역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핵심 법리는 '계약 당사자 확정의 법리'입니다. 법원은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표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의 의사가 계약 당사자에 대해 불일치했으므로, 법원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했겠는가'라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계약 당사자를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C Ltd의 설립 목적(가상자산 발행 및 거래소 인수), 원고의 자문용역계약 체결 시기가 C Ltd의 주요 사업 추진 시점과 일치하는 점, 자문용역의 내용이 모두 C Ltd의 업무를 위한 것이라는 점, 회사를 위한 자문용역의 보수를 회사 대표이사 개인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 그리고 보수 지급 방식 및 시기(C Ltd로 채권 입고 시)에 대한 대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C Ltd가 계약 당사자라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