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 A는 피고 B 회사에서 공사 수주 및 자금 조달 업무를 담당하다 2018년 6월 30일 퇴사하였습니다. 퇴사 후 A는 B 회사에 2017년 2월 13일 2억 원을 대여한 바 있고, 2017년 3월부터 급여 일부를 삭감하거나 미지급받은 상황이었습니다. 2018년 7월 11일 원고 A는 피고 B 회사와 '향후 어떠한 소송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부제소 합의)를 하고, B 회사로부터 2억 2천2백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러나 원고 A는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피고 B 회사에 미지급된 기본급, 연차휴가수당, 퇴직금 등 총 5천4백여만 원과 부당이득 2백3십여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퇴사한 직원이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했으나, 회사는 퇴사 당시 작성된 '향후 일체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근거로 소송 제기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원은 이 합의가 불공정하거나 조건이 불성취되어 무효라고 반박하며 소송을 계속하려 한 상황입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A와 피고 B 회사 사이에 체결된 '향후 어떠한 소송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위 부제소 합의가 원고 A의 궁박, 경솔, 무경험으로 인한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무효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부제소 합의에 원고 A가 D 회사 고문으로 채용될 것을 조건으로 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원고 A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소를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본안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소송 절차를 종료시킨 것입니다.
법원은 원고 A와 피고 B 회사가 2018년 7월 11일에 체결한 '향후 어떠한 소송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합의는 원고의 대여금 및 미지급 급여 등 채권을 청산하고 상호간의 모든 채권·채무관계를 정리하여 장차 있을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려는 의도로 보아 그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인한 합의 무효' 및 'D 회사 고문 채용을 조건으로 한 합의 불성취' 주장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부제소 합의가 유효하므로 원고의 소송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고,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이전에 소를 각하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됩니다.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급박한 곤궁), 경솔(경솔한 판단), 무경험(일반적인 생활 경험 부족)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부제소 합의가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궁박, 경솔, 무경험 상태에 있었다거나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제소 합의의 효력: 부제소 합의는 소송 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므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다고 봅니다.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합니다. 이 판결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상호간의 모든 채권·채무관계를 청산하고 장차 있을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려는 의도로 부제소 합의를 한 것으로 보아 그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조건부 법률행위: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입니다. 조건의사와 그 표시가 필요하며, 조건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지 않으면 법률행위의 동기에 불과할 뿐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어떤 조건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명 책임은 그 조건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D 회사 고문 채용을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합의서에 해당 내용이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합니다. 근로자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 근무 시간 및 장소의 구속, 업무 내용의 지정, 복무 규정이나 인사 규정의 적용 여부, 기본급이나 고정급 유무, 4대 보험 가입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단순히 높은 직책이나 예우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부제소 합의는 한 번 체결하면 재판을 청구할 권리를 포기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합의서 작성 시에는 모든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와 같은 문구가 있다면 법적 분쟁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의미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합의서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조건(예를 들어, 특정 회사에 채용될 것을 전제로 한 합의)이 있다면, 반드시 합의서에 그 내용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는 추후 법적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높은 직책을 맡았거나 예우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내용, 복무 규정 적용 여부, 4대 보험 가입 여부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넷째,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려면, 원고의 궁박, 경솔, 무경험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폭리 의사와 급부와 반대급부의 현저한 불균형 등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요건들을 모두 충분한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