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양도양수 컨설팅 용역비 청구 기각 판결

사업체 인수합병 컨설팅 회사인 원고 주식회사 A가 피고 주식회사 B(양도인)와 피고 D(양수인)의 사업체 양도양수 계약을 중개했습니다. 계약 체결 후 가지급금 및 세금 문제가 불거져 합의 하에 양수도 계약이 해제되었고, 원고는 피고 B에게 받았던 용역비 2,500만 원을 반환했습니다. 이후 피고들은 다른 업체를 통해 동일 사업체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이 용역비를 다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 측의 과실로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1심과 2심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사업체 인수 및 합병 컨설팅 전문 법인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구 주식회사 C): 과자류 제조 및 도소매업, 프랜차이즈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이 사건 사업체의 양도인이었습니다.
• 피고 D: 이 사건 사업체의 영업권을 양수하고 창업 컨설팅을 의뢰한 개인으로, 최종적으로 사업체를 양수받아 운영 중인 양수인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 C(양도인)와 피고 D(양수인)의 사업체 양도양수 컨설팅을 진행하여 1억 7천만 원에 이 사건 사업체를 양도·양수하는 계약을 중개했습니다. 피고 B는 용역비로 2,500만 원을, 피고 D은 4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계약금과 중도금 지급 후, 피고 C의 가지급금 및 관련 세금 문제가 발견되었고, 이에 원고와 피고들은 합의 하에 양수도 계약을 해약하기로 하고, 원고는 피고 C으로부터 받은 용역비 2,500만 원을 반환했습니다. 그러나 해약 직후 피고들은 다른 업체를 통해 1억 4천5백만 원에 동일 사업체의 양수도 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피고 D이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이 용역비를 다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원고가 사업체 양수도 계약의 해약에 동의한 것이 착오 또는 피고들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양수도 계약 해제에 원고의 고의나 과실이 없었으므로 피고들이 컨설팅 용역비를 지급할 의무가 소멸하지 않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들이 원고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원고의 컨설팅 용역을 이용하여 사업체 양수도를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피고 주식회사 B와 피고 D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제기한 용역비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항소 관련 소송 비용은 원고가 모두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착오 또는 사기에 의한 해약 동의'나 '해제에 원고의 고의·과실 없음', '피고들의 의도적 배제' 모두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법원은 원고가 컨설팅 전문 업체로서 피고 C의 가지급금 및 관련 세금 문제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당사자들에게 사전에 고지·설명하지 않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사업체 양수도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이 다른 업체를 통해 재계약한 것은 원고 측 과실로 인한 신뢰 관계 훼손 때문이며, 새로운 계약 내용도 이전과 달라 원고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에게 용역비 지급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고려된 주요 법률적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약의 본질 및 컨설팅 업체의 주의 의무: 컨설팅 계약은 의뢰받은 업무를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따라서 컨설팅 업체는 사업체 양수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세무적, 재정적 문제(예: 가지급금, 세금 등)를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고, 이를 계약 당사자들에게 정확히 고지하며 설명해야 할 전문가로서의 주의 의무가 있습니다.
2. 계약 해제 및 귀책 사유: 계약이 해제되었을 때, 그 해제의 원인이 어느 당사자에게 있느냐에 따라 법적 책임이 달라집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인 컨설팅 업체가 가지급금 및 세금 문제를 제대로 확인하고 설명하지 못한 과실이 계약 해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러한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해당 당사자는 계약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며, 상대방에게 용역비 등을 청구하기 어렵게 됩니다.
3. 의사표시의 착오 및 사기 (민법 제109조, 제110조)​: 원고는 해약 동의가 착오 또는 피고들의 사기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민법은 의사표시가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거나 사기·강박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착오나 사기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4. 계약 조항의 해석: 계약서의 문구는 그 자체의 의미뿐만 아니라, 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 경위, 당사자들의 의사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원고를 배제하여 계약을 이행하였을 경우 용역비 지급'이라는 조항에 대해 법원은, 원고 측의 과실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어 피고들이 다른 업체와 새로운 조건으로 계약한 것을 '의도적 배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업체 양도양수 컨설팅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컨설팅 업체의 책임 명확화: 컨설팅 계약 체결 시, 컨설팅 업체의 역할과 책임 범위(예: 재무 및 세무 관련 정보 확인 및 고지 의무 등)를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2. 재무·세무 정보의 철저한 확인: 사업체 양수도 시에는 양수인이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컨설팅 업체를 통해 재무제표의 가지급금 내역이나 관련 세금 문제 등 중요한 재정 현황을 반드시 사전에 철저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별도의 전문가 자문을 구해야 합니다.
3. 계약 해제 사유 및 용역비 규정 검토: 컨설팅 계약에 '컨설팅 업체의 고의나 과실 없이 본 계약이 해제된 경우 용역비 전액 지급'과 같은 조항이 있더라도, 실제 계약 해제 사유가 컨설팅 업체의 귀책에 있다면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이미 지급한 용역비를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4. 합의 해제 시 신중한 접근: 계약 해제에 합의할 때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하도록 합의 내용을 명확히 하고, 합의서 작성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특히 기존 컨설팅 업체와의 관계 종료 후 다른 경로로 유사한 거래를 진행할 경우, 기존 계약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5. 신뢰 관계 훼손 시 재계약: 만약 컨설팅 업체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고객과 컨설팅 업체 간의 신뢰 관계가 훼손되었다면, 고객은 해당 컨설팅 업체를 통하지 않고 다른 업체를 통해 재계약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때 새로운 계약 조건이 기존과 달라진다면 기존 컨설팅 업체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