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자격과 부동산 대물계약 무효확인 사건

이 사건은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 및 대물계약의 유효성에 대한 다툼입니다. 원고들은 피고 지역주택조합과 조합원 가입계약을 맺고 현금 분담금 대신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피고에게 제공하는 대물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사업 지연 및 여러 사유를 들어 원고들은 자신들이 조합원 자격이 없었으므로 계약이 무효이거나, 약관규제법 위반, 불공정한 법률행위, 기망 또는 착오, 이행불능, 사정변경, 임의탈퇴 등을 이유로 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며 조합원 지위 부존재 및 대물계약 부존재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 중 10명(A-J)은 계약 체결 당시 주택법상 조합원 자격 요건(무주택 또는 소형주택 세대주, 특정 지역 거주 기간 등)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이들의 가입계약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물계약 역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원고 1명(K)에 대해서는 조합원 자격에 관한 개정 주택법 시행령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자격이 인정되었고, 약관 위반, 기망, 이행불능, 임의탈퇴 등 다른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D, E, F, G, H, I, J: 피고 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음을 확인받고 자신들이 체결한 대물계약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은 사람들 (기존 토지 소유주들)
• 원고 K: 피고 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주장 및 대물계약 무효 주장이 기각된 사람 (기존 토지 소유주)
• 피고 <동이름>역세권지역주택조합: 원고들과 조합가입계약 및 대물계약을 체결한 지역주택조합

분쟁 상황

원고들은 피고 지역주택조합과 아파트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원 가입계약을 체결하면서, 현금 분담금 대신 자신들의 소유 토지를 피고에게 매도하고 그 차액을 정산하는 대물계약을 함께 맺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조합의 사업 추진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조합원 자격 요건, 토지 확보율, 사업 진행 상황, 1:1 보상 등에 대한 피고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 원고들은, 자신들이 조합원 자격이 없었거나, 계약이 약관규제법 위반, 불공정한 법률행위, 기망 또는 착오로 인해 무효 또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사업 지연으로 인한 이행불능, 이행지체 또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 해제를 주장하거나, 임의 탈퇴 의사를 밝히며 조합원 지위 부존재 및 대물계약의 부존재 확인을 요구했습니다. 피고 조합은 원고들의 조합원 지위와 계약 효력을 주장하며 소송에 대응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과 대물계약이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하나의 계약 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원고들이 계약 체결 당시 구 주택법 및 시행령에서 정한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자격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 3. 계약 조항들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 4. 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 또는 기망·착오에 의한 법률행위로서 무효 또는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5. 피고의 이행불능, 이행지체 또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 6. 피고 조합 규약상 조합원의 임의탈퇴 제한이 유효한지 여부 및 원고들이 임의탈퇴하였는지 여부 7. 원고 K의 조합원 자격 판단에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이 소급 적용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 A, B, C, D, E, F, G, H, I, J은 피고의 조합원이 아님을 확인한다.
2. 원고 A, B, C, D, E, F, G, H, I, J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각 대물계약은 부존재함을 확인한다.
3. 원고 K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원고 A, B, C, D, E, F, G, H, I, J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 K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K이 각 부담한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 A부터 J까지는 조합설립인가 신청일(2017년 2월 22일) 이후 가입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주택법 시행령에 명시된 '무주택 또는 소형주택 세대주' 및 '해당 지역 6개월 이상 거주' 등의 조합원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원고 A, F, H는 거주 요건 미달, 원고 B, D, H, J은 세대주 요건 미달, 원고 C, G, I는 주택 소유 요건 미달이었습니다. 이러한 조합원 자격 요건은 당사자 간의 의사로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므로, 이들의 가입계약은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가입계약과 대물계약이 경제적·사실적으로 일체로 체결된 것으로 보아, 가입계약의 무효에 따라 대물계약도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반면, 원고 K에 대해서는 주택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 다목의 조합원 자격 관련 개정 규정(다른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이 아닐 것)이 K이 계약을 체결한 2017년 6월 26일 이전 피고 조합의 설립 인가일(2017년 4월 28일)과 개정 시행령 시행일(2019년 10월 22일)을 고려할 때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K의 조합원 자격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K이 주장한 약관규제법 위반, 불공정한 법률행위, 기망 또는 착오, 이행불능 및 사정변경으로 인한 해제, 임의탈퇴 주장 등은 그 증거가 부족하거나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예상 가능한 범위 내의 사항으로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K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확인의 소의 보충성: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경우에도,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선결적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41153 판결 등).
2. 구 주택법 제32조 제7항, 구 주택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1호 및 제2항: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자격 기준에 관한 규정으로,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일부터 입주 가능일까지 무주택 또는 주거전용면적 85m² 이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주여야 하며, 해당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당사자의 의사로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입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다237100 판결).
3. 민법 제137조 (법률행위의 일부무효)​: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원칙적으로 그 전부를 무효로 하지만,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는 나머지 부분은 유효합니다. 이는 여러 계약이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하나의 계약과 같은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88375 판결).
4.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약관규제법) 제6조, 제9조, 제14조, 제16조:
   • 제6조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불공정 약관조항의 무효)​: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입니다. 이때 불이익의 내용과 개연성, 거래 과정에 미치는 영향, 관계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214864 판결).
   • 제9조 제3호 (계약의 해제·해지 제한)​: 사업자의 일방적인 해제권 행사를 규정하거나 민법상 해제 요건을 완화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제14조 제1호 (소송 제기 등 이의 제기 금지 조항)​: 고객의 재판청구권 등 법률상 보장된 권리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은 무효입니다.
   • 제16조 단서 (약관 조항이 무효인 경우 계약의 효력)​: 약관의 일부 조항이 무효인 경우, 계약은 나머지 부분으로 유효하게 존속합니다. 다만, 유효한 부분만으로는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경우에는 계약 전체를 무효로 할 수 있습니다.
5.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 상태에 있고 상대방이 이를 이용하여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는 법률행위는 무효입니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38927 판결).
6. 기망 또는 착오로 인한 취소:
   • 기망: 상품 선전·광고에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일반 상거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다면 기망성이 부정될 수 있으나, 중요한 사항에 대해 비난받을 정도로 허위 고지한 경우에는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3다69195 판결 등).
   • 착오 (동기의 착오)​: 의사표시의 동기에 착오가 있는 경우, 당사자 사이에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았을 때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동기의 착오가 상대방에 의해 제공되거나 유발된 경우에는 동기의 표시 여부와 무관하게 취소가 가능합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다27254 판결, 대법원 1997. 8. 26. 선고 97다6063 판결).
7. 이행불능, 이행지체,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 해제:
   • 이행불능: 단순히 절대적·물리적 불능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충분히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6다200729 판결).
   • 사정변경: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계약 유지가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때 예외적으로 해제·해지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경제상황 변동 등 합리적인 사람이 예견할 수 있었던 사정은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 특히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의 권리·의무 변경만으로는 해제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12467 판결).

참고 사항

1. 지역주택조합 가입 전 조합원 자격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주택법상 조합원 자격 요건(예: 무주택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1채 소유 세대주, 특정 지역 6개월 이상 거주 등)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계약 자체가 원시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당사자 간의 합의로도 변경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므로, 계약 전 반드시 자신의 자격 유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2. 가입계약과 관련 대물계약은 하나의 계약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과 분담금 대신 토지를 제공하는 대물계약이 같은 날 체결되고 상호 연관성이 크다면, 법원은 이를 경제적·사실적으로 일체인 하나의 계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쪽 계약이 무효가 되면 다른 쪽 계약도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약관 조항의 불공정 여부는 신중히 판단됩니다: 계약서의 특정 조항이 다소 불리해 보여도,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가 되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불공정하다'는 점이 명확히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변수가 많아 사업 지연 등에 따른 위험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며, 이에 대비한 조항을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기망 또는 착오 주장은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분양 대행사의 과장 광고나 구두 설명만으로는 기망 또는 착오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사항에 대해 비난받을 만한 허위 고지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하며, 동기의 착오일 경우 해당 동기가 계약 내용에 명시되었거나 상대방이 유발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5. 지역주택조합 사업 지연은 흔한 일입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토지 매입, 인허가 절차 등 여러 단계에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그 위험을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사업이 지연된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행불능, 이행지체 또는 사정변경을 통한 계약 해제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예상할 수 없는 정도의 극심한 지연으로 인해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는 객관적인 증명이 필요합니다.
6. 법률 개정의 소급 적용 여부를 확인하세요: 법률이나 시행령이 개정될 경우, 그 시행일과 부칙(附則) 조항을 통해 기존 계약에 소급 적용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개정 법률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면 기존 법률에 따라 계약의 유효성이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