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공급자계약 해지 무효 확인 항소 사건

원고 A 주식회사는 피고 대한민국과 목재 마루재 다수공급자계약(MAS 계약)을 체결했으나, 직접생산 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 통보와 계약보증금 26,201,619원 국고 귀속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계약 해지가 절차적 하자와 비례의 원칙 위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며, 계약보증금 지급 채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선행처분의 하자가 후행처분에 승계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계약 해지 전 의견 제출 기회 미부여가 사법상 계약 해지의 효력을 무효화하지 않으며, 계약 해지 조치가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항소인): 대한민국에 목재 마루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직접생산 원칙 위반으로 MAS 계약이 해지된 당사자
• 대한민국 (피고, 피항소인): A 주식회사와 목재 마루재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해지 통보를 한 주체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대한민국과 '목재 마루재 다수공급자계약(MAS 계약)'을 체결하여 물품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A 주식회사가 계약 조건상의 직접생산 원칙을 위반하고 플로어링 보드 제작 공정의 일부를 하청업체에 맡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피고 대한민국은 2023년 5월 10일 A 주식회사에 MAS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계약보증금 26,201,619원을 국고로 귀속시키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러한 계약 해지 및 보증금 귀속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지 통지의 무효 확인과 계약보증금 지급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의 계약 해지 통보가 무효인지 여부.
2. 계약 해지에 따른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계약보증금 26,201,619원 지급 채무가 존재하는지 여부.
3. 피고의 긴급사전거래정지 조치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직접생산확인 취소 처분이 서로 별개인지, 혹은 선행처분의 하자가 후행처분에 승계되어 계약 해지까지 무효가 되는지 여부.
4. 계약 해지 전 원고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계약 해지의 효력을 무효로 하는지 여부.
5. 계약 해지 및 계약보증금 국고 귀속 조치가 비례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긴급사전거래정지 조치와 직접생산확인 취소 처분은 처분 주체, 시기, 내용이 달라 서로 별개의 처분이므로, 선행처분의 하자가 후행처분에 승계되어 계약 해지까지 무효라고 볼 수 없습니다.
2.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사경제 주체로서 체결한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해지 전 의견 제출 기회 미부여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계약 해지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3. 원고가 하청업체에 중요 공정은 아니더라도 일부 공정을 맡긴 것은 직접생산확인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영세성이나 과도한 주문량 등의 사정만으로는 계약 해지 및 계약보증금 국고 귀속 조치가 비례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론

원고 A 주식회사의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제기한 MAS 계약 해지 통지 무효 확인 및 계약보증금 26,201,619원 지급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420조: 항소심 법원이 1심 판결을 인용할 수 있는 근거 조항으로, 이 사건에서 항소심이 1심 판결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고 추가 주장을 판단하는 것 외에는 1심 판결의 이유 기재를 그대로 인용하는 데 적용되었습니다.
2.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 (조달청공고 제2021-18호)​: 이 사건 계약의 해지 및 이의신청 절차(제35조) 등을 규정한 조건으로, 계약 해지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이 특수조건은 계약담당공무원이 계약 해지 등의 조치에 대해 해당업체에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법원은 이 규정 위반이 사법상 계약 해지의 효력을 무효화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국가계약법 관련 법리: 피고 대한민국이 사경제 주체로서 원고와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한 계약은 본질적으로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며, 계약 해지 통지는 계약 당사자 일방의 의사표시로서 그 의사표시에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행정처분과 달리 곧바로 효력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대법원 2012다15695 판결, 대법원 2017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4. 행정처분의 하자 승계 법리: 2개 이상의 행정처분이 연속적 또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합하여 1개의 법률효과를 완성할 때 선행처분 하자가 후행처분에 승계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6두49938 판결)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긴급사전거래정지 조치와 직접생산확인 취소 처분이 처분 주체, 시기, 내용이 달라 서로 별개의 처분으로 보아 하자 승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5. 직접생산확인 제도: 중소기업자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도로, 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원고의 직접생산 위반이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6. 비례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권리남용 금지 원칙: 원고는 계약 해지가 위 원칙들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위반 정도와 직접생산확인 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계약 해지 및 계약보증금 국고 귀속 조치가 이들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부 기관과의 '다수공급자계약(MAS 계약)' 등 공공 계약은 사적인 계약과 달리 '직접생산확인'과 같은 특정 조건 준수가 엄격하게 요구될 수 있으므로, 계약 내용을 면밀히 확인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2. 계약 해지 절차와 관련하여 '의견 제출 기회 부여'와 같은 규정이 계약 특수조건에 명시되어 있더라도, 계약의 성격이 '사인 간의 사법상 계약'으로 판단되는 경우, 절차적 하자가 곧바로 계약 해지의 효력을 무효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선행 행정처분(예: 긴급사전거래정지)과 후행 행정처분(예: 직접생산확인 취소)이 서로 다른 주체에 의해 이루어지거나 처분의 시기 및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 선행처분의 하자가 후행처분에 승계되어 전체 법률 효과가 무효화된다고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사업자가 주장하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과도한 주문량 등 개별적인 사정만으로는 직접생산 원칙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가 '비례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권리남용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 위반의 정도와 해당 제도의 공익적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5. 계약 이행 중 직접생산 원칙 준수가 어려워질 상황이 예상된다면, 사전에 계약 담당 기관과 소통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거나 계약 조건 변경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