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생산직 근로자의 목디스크 산재 인정 판결

근로자 A는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에서 약 19년간 도장 작업에 종사하였습니다. 이 작업은 목을 과도하게 뒤로 젖히거나 굽히고 비트는 등 부적절한 자세를 반복하는 업무였습니다. 이로 인해 근로자 A는 경추간판장애와 경추부협착증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공단은 이를 불승인했습니다. 근로자 A는 불승인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는 패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근로자 A의 업무와 경추 질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약 19년간 자동차 공장의 도장 작업에 종사하며 경추 질환이 발병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한 근로자.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보상 업무를 담당하며, 근로자 A의 요양급여 신청을 처음에는 불승인했던 기관.
• B 화성공장: 원고 A가 약 19년간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며 경추 질환이 발병한 사업장.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2년 10월 18일부터 2020년 10월 21일까지 약 19년간 B 화성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도장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주요 업무는 실러 도포, 방청유 도포, 전착 후처리, 안티패드 투입 작업 등으로, 하루 8시간, 주 5일 정도 목을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고 좌우로 회전 또는 꺾는 동작을 반복하는 부적절한 자세를 지속적으로 취해야 했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1년 3개월 전부터 좌측 어깨 통증 등 이상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고, 증세가 악화되어 휴직 후 경추 제3-4번부터 제6-7번에 이르는 경추간판장애와 경추부협착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질병이 퇴행성이라는 이유 등으로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했고, 이에 원고는 자신의 업무가 질병 발병 및 악화의 원인이라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장기간 반복된 부적절한 작업 자세가 근로자의 경추 질환(경추간판장애 및 경추부협착증) 발병 또는 악화의 원인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퇴행성 질환의 가능성, 장기간 휴직 기간의 영향, 그리고 정형외과 및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감정 소견 중 어느 의견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이 2022년 4월 7일 원고에게 내린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근로자 A가 약 19년간 반복적으로 목에 부담을 주는 자세로 작업한 것이 경추 질환 발병 또는 악화의 상당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설령 질병에 퇴행성 요소가 있더라도 업무가 질병의 진행을 악화시키거나 촉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으며,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로써 근로자 A는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장기간 반복되는 업무 환경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의 업무상 재해 인정 범위를 넓히는 중요한 판결이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은 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과 인과관계 입증에 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 재해의 개념)​:

   • 이 조항은 '업무상 재해'를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로 정의하며,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 중요한 법리는, 비록 근로자에게 업무와 직접 관련 없는 기존 질병이 있었더라도, 그 질병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거나 증상이 비로소 나타난 경우에도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업무와 재해 간 인과관계의 입증 및 판단 기준: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두10360 판결,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등 참조)

   • 인과관계의 입증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 있으나,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법원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될 경우 그 입증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 이때 인과관계는 보통 평균인이 아닌 해당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와 경험법칙에 비추어 가장 합리적으로 업무 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감정 결과의 증거가치: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46747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09다84608 판결 등 참조)

   •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전문가의 소견일 뿐 법원을 구속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감정 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 여러 개의 감정 결과가 상이할 경우, 어떤 감정 결과를 채택할지는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경추 질환과 업무의 연관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이 정형외과 전문의 소견보다 더 신뢰할 만한 근거로 채택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본 사건에서 인용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420조는 판결문 작성 시 제1심 판결의 이유를 인용하는 절차적 근거에 해당하며, 사건의 실질적인 쟁점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적습니다.

참고 사항

장기간 반복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이 의심된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하세요.

1. 작업 환경 및 내용 기록: 본인의 작업 내용, 작업 자세, 작업 시간, 작업 강도 등 목에 부담을 준 구체적인 업무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의료 기록 확보: 초기 증상 발현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진료 기록, 영상 자료(MRI, X-ray 등), 의사 소견서 등을 빠짐없이 확보해야 합니다.
3. 전문가 소견 활용: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은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감정을 받아보세요.
4. 퇴행성 질환 가능성: 단순히 질병이 퇴행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재해를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퇴행성 질환이라도 업무로 인해 자연적 경과보다 빠르게 악화되거나 증상이 발현되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동료 근로자 사례 참고: 동일한 사업장이나 유사한 업무 환경에서 비슷한 질병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다른 근로자의 사례가 있다면, 이는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6. 휴직 기간의 영향: 휴직 기간이 있었다 하더라도, 장기간 누적된 업무 부담이 휴직만으로 충분히 해소되었다고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총 근무 기간과 업무 강도를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7. 개인의 특성 고려: 업무상 재해 판단 시 일반적인 기준뿐만 아니라 해당 근로자 개인의 건강 상태와 신체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므로, 다른 특별한 건강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