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는 공공기관인 B기관과 마스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협력업체의 납품 지연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B기관은 A회사에 3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및 계약보증금 78,698,000원의 환수 처분을 내렸습니다. A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상황과 정부 지침을 근거로 처분 취소를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G 행사에 필요한 마스크를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B기관과 두 건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 준수 및 문제 발생 시 계약업체 책임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A회사는 협력업체 H로부터 마스크를 공급받기로 했으나, H가 납품 기한을 지키지 못하여 A회사도 B기관에 마스크를 제때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B기관은 A회사에 3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계약보증금 78,698,000원 환수 처분을 내렸고, A회사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식회사 A가 마스크 납품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인한 것인지, 피고 B기관장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및 계약보증금 환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기획재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계약업무 처리지침'이 이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였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인용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계약보증금 환수 처분 취소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며 각하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채무불이행 원인이 협력업체 H의 이행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납품기한 이후를 납기로 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A회사의 미숙한 업무 처리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수급 불안정은 A회사의 미숙한 업무 처리로 발생한 상황에 부차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뿐, 계약 불이행의 직접적이고 불가피한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계약업무 처리지침'에 따라 계약 불이행이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며, B기관장의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및 민사소송법 제420조: 이 조항들은 항소심(2심) 법원이 1심 판결의 사실 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자신의 판결 이유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의 내용이 정당하다고 보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행정청이 법률에 따라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할 때, 그 권한의 범위를 넘어서거나(일탈) 그 권한의 남용(목적 외 사용, 비례의 원칙 위반 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주식회사 A는 B기관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A회사의 계약 불이행 원인이 자체적인 업무 미숙에 있고 코로나19 상황이 직접적인 불가항력으로 볼 수 없으므로, B기관의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불가항력 사유: 계약 이행의 지체 또는 불이행이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 즉 예측하거나 피할 수 없는 외부적 원인(천재지변, 전쟁 등)으로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A회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수급 불안정을 불가항력 사유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A회사가 협력업체 선정 및 계약 체결 과정에서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발생한 문제이므로, 코로나19를 계약 불이행의 직접적이고 불가항력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계약업무 처리지침'의 적용: 기획재정부가 2020년 4월 마련한 이 지침은 코로나19가 직접 원인이 되어 계약을 지체하거나 불이행한 경우,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계약보증금 국고귀속 조치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실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지침입니다. 법원은 이 지침이 '코로나19가 직접 원인이 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며, A회사의 경우 계약 불이행이 A회사의 업무 처리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 주된 원인이므로 지침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협력업체 선정 시에는 해당 업체의 이행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계약 이행을 담보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긴급한 물품 공급 계약의 경우, 협력업체와의 계약 납품 기한이 본 계약의 납품 기한보다 충분히 앞서도록 조정하여 예상치 못한 지연에 대비해야 합니다. 정부의 재난 관련 지침(예: 코로나19 지침)은 계약 불이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재난 상황일 경우에 적용되므로, 단순한 업무 미숙이나 부주의로 인한 계약 불이행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시 정부의 정책이나 시장 상황 변화(예: 마스크 수급 조정 조치, 가격 급등)를 충분히 예측하고 계약 조건에 반영하여 위험을 최소화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