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건설업체 대표이사가 7억 원이 넘는 고액의 세금을 체납하여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출국금지 처분 연장을 받았습니다. 대표이사는 해외 사업 정리와 투자 문제 해결을 위해 출국이 필요하며, 재산 도피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며 출국금지 연장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출국금지 연장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건설업체 B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18년 폐업 후 724,935,290원의 세금을 체납하게 되었습니다. 국세청장의 요청에 따라 법무부장관은 2019년 6월 24일부터 원고에 대해 6개월간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고, 이후 수차례 이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것이 아니며, 캄보디아 및 괌에 있는 해외 법인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출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법무부장관의 최신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2021년 6월 27일부터 2021년 12월 26일까지)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무부장관이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자에 대하여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한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아니면 정당한 공익적 필요에 따른 적법한 처분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 법무부장관의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7억 원 이상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고, 2018년 이후 자진 납부 실적이 없으며, 과거 조세 회피 목적의 주식 명의신탁 및 압류 실익 있는 재산 부재, 배우자 재산의 급격한 증가 등이 재산 은닉 및 해외 도피 우려를 강하게 시사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해외 사업상 출국 필요성은 대리인을 통해서도 처리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출국금지로 인한 개인의 불이익보다 조세 채권 확보 및 조세 정의 실현이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관련 법령은 「출입국관리법」입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 및 제4조의2 제1항은 법무부장관이 일정 금액 이상의 국세를 체납한 자로서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국을 금지하거나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7억 원 이상의 국세를 체납하였고, 과거 조세회피 목적의 명의신탁, 압류 실익 있는 재산 부재, 배우자의 재산 증가, 해외 유사 법인 운영 등의 사정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우려가 있다는 근거로 인정되었습니다. 법무부장관의 출국금지 처분은 재량 행위에 해당하며, 법원은 재량권 행사가 공익 실현을 위해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즉 일탈하거나 남용되지 않았는지를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출국 자유 제한으로 인한 불이익보다 체납세액 확보 및 조세 정의 실현이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법무부장관의 재량권 행사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2조의5는 명의신탁 재산의 증여 의제 규정으로, 조세 회피 목적으로 타인 명의로 재산을 신탁한 경우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주식 일부를 조세회피 목적으로 명의신탁한 사실이 인정되어 부과된 증여세가 체납세액의 일부를 구성하며, 이는 원고가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출국금지 처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경우 해외로 재산을 도피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출국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체납된 세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납부 계획을 세우거나 성실한 재산 상황을 소명하여야 출국금지 처분의 불이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배우자 명의의 재산 증가가 체납 회피를 위한 재산 은닉의 정황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배우자의 자산 형성 과정에 대한 명확한 소명이 중요합니다. 해외에 법인을 설립했거나 투자한 사실이 있다면 관련 법인 명세서나 재무 상황표 등을 성실히 제출하여 투명한 재정 상태를 입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 출국이 필요한 정당한 사업상 이유가 있더라도 대리인을 통해 업무 처리가 가능한 경우 출국금지 처분 해제의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