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W 주식회사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이 1970년대 후반 국가 공무원들의 불법적인 노동조합 활동 방해, 강제 해고 지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통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초기 판결 후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수령이 재판상 화해로 간주되어 소송이 각하되었으나, 해당 보상법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되면서 재심이 열렸습니다. 재심 법원은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소멸시효 항변을 권리남용으로 보아 배척하여 대부분의 원고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W 주식회사 근로자들이 1970년대 중반부터 활발하게 노동조합 활동을 펼치던 중, 1976년 7월경 피고 소속 경찰관들이 노동조합 대의원 대회 전 집행부 간부들을 구실로 체포하고 사무실을 수색하는 등 노조 선거에 개입했습니다. 이 틈을 타 반대파 조합원들이 현 집행부를 불신임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습니다. 이에 항의하는 수백 명의 조합원들이 농성했고, 경찰이 강제 해산하려 하자 여성 조합원들이 속옷 시위를 벌이며 저항했습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이 사건 배후에 중앙정보부가 있었고 체포의 실질적 목적이 대의원 대회 불참 유도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1978년 2월,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반대파 조합원들이 투표장에 똥물을 투척하는 소동으로 선거가 무산되었습니다. 이에 조합원들이 농성을 시작했으나, 1978년 4월 1일 원고들을 포함한 120여 명의 조합원들이 결국 해고당하고 노동조합은 와해되었습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중앙정보부가 반대파 조합원들과 협의하며 깊이 개입했고 중앙정보부 지시로 해고가 이루어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1978년 4월 10일 이후, 피고 소속 국가기관들이 W 해고 근로자들의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관리·유통하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재취업을 방해했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들은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없었거나 취업하더라도 곧 해고되는 등 생존권을 위협받았습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러한 국가기관의 행위가 노동기본권, 직업선택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한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및 명예 회복 조치를 권고했습니다.
과거 국가기관의 노동조합 활동 방해 및 강제 해고,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행위가 국가배상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민주화운동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이 위헌으로 결정됨에 따라 이미 확정된 관련 소송에 대한 재심청구가 가능한지 여부,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자료 액수 산정과 지연손해금 기산일의 기준.
원고 J, S의 재심 청구와 원고 F, G의 특정 청구(블랙리스트 취업 방해 관련)는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의 적용 범위 밖이거나 이미 효력을 상실한 부분이므로 각하되었습니다. 나머지 원고들과 원고 F, G의 노동조합 활동 방해 및 강제 해고 관련 청구에 대해서는 위헌인 법률 조항을 적용하여 소를 각하한 이전 판결을 취소하고 다시 판단했습니다. 국가는 원고 F, G에게 각 22,000,000원, 망 K의 소송수계인 AG에게 18,000,000원, 망 K의 소송수계인 AH에게 12,000,000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30,000,000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위자료에 대해서는 2019년 3월 20일부터 2019년 5월 15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대한민국)가 60%를 부담하고 나머지 40%는 위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과거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노동조합 탄압과 해고, 블랙리스트 운영 등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위자료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이미 확정된 사건의 재심을 가능하게 하여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에 중요한 선례가 되었으며, 국가가 과거사 진실 규명 이후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중앙정보부, 경찰, 노동청 등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노동조합 활동 방해 및 해고 지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행위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정되어 국가의 배상 책임이 성립되었습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위헌 결정): 이 조항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보상금 등을 지급받으면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피해에 대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추가로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미 확정된 사건에 대한 재심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 심판이 인용되어 해당 법률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될 경우 이미 확정된 관련 소송 사건에 대해 당사자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위헌 법률 때문에 권리 구제를 받지 못했던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다시 구제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소멸시효 및 신의성실의 원칙: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원칙적으로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국가가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자신의 불법행위를 확인받고도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법리입니다. 지연손해금 기산일: 불법행위 발생 시점과 재판의 변론종결 시점 사이에 오랜 시간이 경과하여 통화가치에 상당한 변동이 있는 경우 위자료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사실심 변론종결일로부터 기산하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이는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가치를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입니다.
국가기관의 과거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의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국가배상 청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아 생활지원금을 수령했더라도 관련 법률 조항이 나중에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이전에 재판상 화해가 성립되어 권리 구제를 받지 못했던 피해 부분에 대해 재심을 통해 다시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과거사 진실 규명을 통해 자신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피해 회복을 권고받은 상황에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법원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 사건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소멸시효가 문제될 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됩니다. 위자료 액수는 불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기간 및 정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 다른 유사 사건의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므로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