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 규제 타당성 사건

이 사건은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를 운영하는 롯데쇼핑 주식회사 외 5개 법인이 서울 동대문구청장과 성동구청장이 내린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입니다. 원고들은 해당 점포가 대형마트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임대매장 운영자에게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고, 피고들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으며, 관련 조례가 법률의 위임 취지에 반하거나 국제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들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형마트로 등록된 점포는 그 개별 점포의 실질을 다시 살필 필요 없이 규제 대상이며, 임대매장 역시 대규모점포 개설자가 관리 책임을 지므로 개설자에게만 통지하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권 행사가 공익과 사익을 균형 있게 고려했고, 비례 원칙에 위배되지 않았으며, 국제 협정은 직접적인 처분 취소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롯데쇼핑 주식회사 등 서울 동대문구, 성동구 내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를 운영하는 법인 6곳
• 피고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 서울특별시 성동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

분쟁 상황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이 대규모점포 등에 대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제12조의2)이 신설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여러 지방의회가 '매월 두 번째 일요일과 네 번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시행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조례에 근거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통보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초기에는 '조례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권을 박탈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승소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를 재량권 침해 소지가 없도록 법률규정과 동일한 내용으로 개정하였고, 2012년 11월 피고 동대문구청장 및 성동구청장은 개정된 조례에 근거하여 원고들이 운영하는 대규모점포 등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 및 월 2회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이 처분에 불복하여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처분 대상의 위법성, 절차상 하자, 재량권 일탈·남용, 조례의 위법성 등을 주장했으나 최종적으로 법원은 피고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들이 운영하는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가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 대상인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에 해당하는지 여부
2. 대규모점포 내 임대매장 운영자에게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절차적 위법에 해당하는지 여부
3. 피고들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재량권 불행사 또는 해태, 비례의 원칙 위반, 국제 협정 위반)한 것으로 위법한지 여부
4. 관련 조례가 유통산업발전법의 위임 취지에 반하거나 국제 협정을 위반하여 위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 판결 중 피고들에 대한 부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대규모점포는 형식상 대형마트로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으므로, 개별 임대매장의 실질과 무관하게 규제 대상인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대규모점포의 유지·관리 책임은 개설자에게 있으므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의 상대방은 개설자인 원고들이며 임대매장 운영자에게 별도의 사전통지 등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피고들이 처분 전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규제 필요성 판단 절차를 거쳤고, 공익과 사익의 요소를 실질적으로 고려했으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영업시간 제한 처분은 심야 및 새벽 시간대 영업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은 한 달에 2일로 제한하여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 협정은 국가 간의 권리·의무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므로, 사인이 국내 법원에 직접 처분 취소를 구하는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조례 역시 법률의 위임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은 적법하며, 관련 법령 및 조례의 취지에 부합하고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는 대규모점포의 등록 유형과 주요 운영 법인의 책임이 행정 처분의 핵심 대상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유통산업발전법 제2조 제3호, 제3의2호, 제12조의2 및 구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별표 1], 제7조의2: 이 사건 조항들은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의 정의와 함께, 시장·군수·구청장이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해 영업시간을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제한하고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법원은 대형마트로 등록되었다면 그 점포의 개설 등록된 형식에 따라 규제 대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 구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 제1항, 제12조 제1항: 대규모점포 개설자는 영업 개시 전 시장 등에게 등록해야 하며, 개설 등록된 대규모점포 개설자는 상거래질서 확립, 소비자의 안전 유지 등 유지·관리를 위한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 조항들은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의 대상이 대규모점포 개설자임을 명확히 하고, 임대매장 운영자를 개별적인 처분 대상으로 보지 않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헌법 제119조 제1항, 제2항 (경제질서 조항)​: 헌법 제119조 제1항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 존중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제2항에서 국가는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대형마트 규제 입법이 헌법 제119조 제2항에 따른 '경제의 민주화' 등 공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한 경제규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상반되는 공익과 사익의 충돌 시 규제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4. 비례의 원칙 및 재량권: 행정청의 재량행위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다양한 공익과 사익의 요소를 실질적으로 고려했고, 규제 수단이 불필요하거나 과도하지 않으며, 공익 증진 가능성이 인정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국제조약의 국내법적 효력: 세계무역기구(WTO)의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 및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등 국제조약은 주로 국가 간 권리·의무 관계를 설정하는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인이 국내 법원에서 행정처분의 직접적인 취소 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1.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를 운영하는 경우, 해당 점포의 '등록된 유형'이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등 규제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실제 영업 형태가 등록 유형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등록된 유형이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대규모점포 내에 입점한 임대매장의 경우에도, 영업시간 제한 등 행정처분의 상대방은 일반적으로 대규모점포 전체를 관리하는 개설자(운영 법인)입니다. 따라서 임대매장 개별 운영자에게까지 사전통지나 의견청취 절차가 개별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3. 지방자치단체장의 대규모점포 규제 처분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 건강권,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발전 등 공익을 목적으로 하며, 헌법상 국가의 경제 규제 권한에 기반합니다.
4.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대형마트 운영자의 영업의 자유 제한이나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은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그 제한의 정도가 과도하지 않다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행정청의 규제 조치가 경제적 효과 분석 수치만으로 실효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정책적 판단과 지역 시장 상황의 특수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6.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등 국제조약은 주로 국가 간의 권리·의무 관계를 규정하므로, 특정 국내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직접적인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국제 협정 위반을 이유로 국내 법원에서 개인이나 기업이 직접 행정처분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