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의 시공사 및 용역업체 선정 결의 유효성 다툼 사건

A교회는 B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조합이 2016년 12월 3일 임시총회에서 주식회사 C를 시공자로 선정한 결의와 2017년 1월 13일 제14차 대의원회에서 법무법인 소망을 명도 및 수용용역분야 계약 당사자로 선정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심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자 A교회가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며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항소인: A교회 (B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
• 피고, 피항소인: B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시행 주체)
• 시공자: 주식회사 C (피고 조합이 임시총회에서 시공자로 선정한 회사)
• 용역업체: 법무법인 소망 (피고 조합이 대의원회에서 명도 및 수용 용역 계약 당사자로 선정한 법무법인)

분쟁 상황

A교회는 B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조합이 시공자를 선정한 임시총회 결의와 명도 및 토지수용 용역업체를 선정한 대의원회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교회는 특히 법무법인 소망의 용역업체 선정 결의가 조합 정관 제32조 제7항(국가계약법 준용) 및 국가계약법 제7조 제1항의 일반경쟁입찰 원칙을 위반하고, 지명경쟁입찰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B조합은 해당 용역계약은 구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령과 정관의 해석에 따라 지명경쟁입찰이 가능하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정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시공자 및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 결의가 정관과 관련 법령(특히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경쟁입찰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조합 정관에 '국가계약법의 내용을 준용하여 처리한다'는 조항이 있는 경우, 국가계약법의 모든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일부만 적용되는지에 대한 해석이 중요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A교회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대의원회 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대해 제1심 법원이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지만, 원고만이 항소한 상황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원고에게 불리하게 제1심 판결을 취소하여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할 수 없으므로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조합의 정관에 '국가계약법의 내용을 준용하여 처리한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국가계약법의 모든 조항이 피고 조합의 용역계약 체결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국가계약법에 조합이 따르기 곤란한 내용도 있고, 당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공자 선정 외의 용역계약에 대한 경쟁입찰 방법을 명확히 규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고 조합 이사회와 대의원회가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하기로 의결하고 그에 따라 절차를 진행한 뒤 총회에서 추인이 이루어졌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대의원회 결의가 국가계약법의 취지를 형해화시키는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조합원총회결의 무효확인의 소의 이익: 대법원 2004다13694 판결에 따르면, 조합원총회결의(및 그 권한을 대행하는 대의원회 결의)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되는 무효 사유가 있는 경우, 조합원은 해당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습니다.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 조합원총회의 권한을 대행하는 대의원회 결의의 효력과 관련된 규정입니다.
3.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제7조 제1항: 계약 체결 시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입찰을 요구하며, 예외적인 경우에만 지명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허용합니다.
4.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 지명경쟁입찰의 요건과 절차에 관한 세부 규정입니다.
5. 조합 정관 제32조 제7항: '조합은 사업시행상 조력을 얻기 위하여 용역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국가계약법의 내용을 준용하여 처리한다.'는 규정으로, 이 조항의 해석 범위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국가계약법 전체를 문자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 정관 해석에 따라 준용될 내용과 범위가 확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6. 구 도시정비법 제11조 제1항 (2017. 8. 9. 법률 제14857호로 개정 전)​: 당시 시공자 선정에 대해서만 경쟁입찰을 규정하고 있었고, 용역 계약 등 다른 계약 방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었습니다. 현행 도시정비법 제29조 제1항은 2018년 2월 9일부터 시행되어 용역 등 다른 계약에도 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 결의는 현행법 시행 전 이루어졌으므로 당시 법령 해석이 중요했습니다.
7.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항소심에서 항소인에게 제1심 판결보다 더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다는 민사소송법상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 제1심이 대의원회 결의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를 '각하'한 것을 항소심에서 '기각'으로 변경하면 원고에게 불리하므로 이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조합의 경우 정관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준용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조항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준용되는 범위는 정관의 구체적인 내용, 해당 계약의 성격 및 중요성, 계약 체결 당시 시행되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령의 규제 유무, 조합 이사회나 대의원회 등 내부 기관의 해석 및 의사결정 과정, 최종 총회 추인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따라서 용역업체 선정과 같은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조합 정관의 해석을 명확히 하고 당시의 법률적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사회, 대의원회 등 내부 의결 기구를 통해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거쳐 결정하고 총회에서 추인을 받는 것이 분쟁 예방에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