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검사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고소인을 피고인 A가 추행했다고 주장하며 원심의 무죄 판결에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은 고소인의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고 준강제추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한 사건입니다.
피고인 A와 고소인은 친한 대학 선후배 관계로, 2022년 2월 함께 술을 마신 후 모텔에 입실했습니다. 고소인은 잠이 들거나 막 잠에서 깨어 항거불능 상태일 때 피고인 A가 자신을 추행했다고 주장하며 약 8개월 후인 2022년 10월경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A는 혐의를 부인했고,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검사가 고소인 진술의 일관성과 사건 정황을 근거로 항소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추행이 있었는지 여부 고소인이 주장하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여부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 여부 및 다른 증거들과의 관계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고소인의 진술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사건 전후의 정황, 피고인과 고소인의 관계,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이 준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고소인이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객관적인 증거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입니다. 특히 준강제추행죄의 핵심 요소인 '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엄격한 증명 요구를 보여줍니다.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이 고소인이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추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소인의 음주량, 스스로 이동한 점, 모텔 입실 시 상태 등을 고려할 때 고소인이 곧바로 항거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무죄추정의 원칙: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유죄임을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하며, 만약 증명이 부족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는 고소인의 진술이 구체적이라 하더라도, 사건 전후의 관계, 카카오톡 대화 내용, 피해 발생 후 행동, 고소 시점 등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정황으로 작용하여, 준강제추행 혐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성인지적 관점: 성범죄 사건 심리 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는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피해자 진술을 무조건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진술의 합리성, 타당성, 객관적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되었습니다.
술을 마신 후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상황에서는 각 당사자의 진술과 더불어 사건 발생 전후의 객관적인 정황 증거가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 사건 발생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신고하는 것이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알리는 시점과 경위,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의 관계 변화가 고소 경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 심리 시에는 '성인지적 관점'이 적용되지만, 이는 무조건적인 유죄 판단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진술의 합리성, 객관적 정황, 경험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증명력을 판단합니다.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범죄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되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