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의 사적 골프모임으로 인한 견책처분 유지 판결

C 병원의 병원장 A는 교육부 감사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미준수, 근무 중 복무(연가) 미처리, 제약업체로부터 식대 수수 등의 사유로 경징계 처분 요구를 받았습니다. 이에 B대학교 총장은 A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습니다. A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청 및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세 가지 징계사유 중 두 번째 사유인 근무 외 연구 기간 중 사적 골프모임에 대한 복무 미처리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견책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원고): C 병원의 병원장으로, B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B대학교총장 (피고): A에게 견책 징계처분을 내린 B대학교의 총장입니다.
• 교육부장관: C 병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A에 대한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A의 징계처분 취소 소청을 심사하여 기각 결정을 내린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병원장 A는 세 가지 징계사유로 인해 견책 처분을 받았습니다. 각 징계사유에 대한 원고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020년 4월 25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미준수(골프모임)​:

   • 징계사유: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 중이던 시기에 마스크 공급업체 대표와 골프모임을 가졌다는 이유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지적받았습니다.
   • 원고 주장: 병원의 절박한 마스크 수급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 행정의 일환이었으며, 비용도 사비로 부담했습니다.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외출 및 사적 모임을 전부 금지한 것이 아니었고, 부산 지역 확진자 수도 0명이었으므로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 법원 판단: 이 시기 지침은 '가급적 자제'를 권고했을 뿐 모든 사적 모임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석 인원, 관계, 지속시간, 당시 부산 지역 확진자 수(0~1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의 골프모임이 직접적으로 지침을 위반했거나 공직기강을 저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2020년 1월 10일 복무(연가) 미처리(골프모임)​:

   • 징계사유: '근무장소 외 연구' 승인을 받아 재택 연구 중이던 기간(2020년 1월 6일~1월 17일)에 이 사건 병원 소속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3명과 사적인 골프모임을 가졌음에도 연가 등 적절한 복무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지적받았습니다.
   • 원고 주장: 이 골프모임은 단순 유흥이 아니라 병원 운영에 기여한 교수들을 격려하기 위한 '공적 행사'에 해당하므로 병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이었고, 휴가 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 법원 판단: 골프모임이 공적 행사라거나 병원 업무 수행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행위라고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보았고, 오히려 사적 모임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칙상 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근무장소 외 연구' 승인 취지에도 반한다고 보아, 이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2019년 9월 30일 제약업체 제공 식대 수수:

   • 징계사유: 제약업체 H가 주최한 제품설명회 이후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하여 식대 상당액을 수수하여 청렴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받았습니다.
   • 원고 주장: 비뇨의학과 교수들의 요청으로 격려차 잠시 들렀을 뿐, 식당에 도착해서야 제약업체가 마련한 자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사도 거의 하지 않고 건배사만 하고 자리를 떠났으며, 직무관련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 법원 판단: 원고가 제약업체의 제품설명회나 식사 자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비뇨의학과 구성원 격려가 목적이었으며, 식사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청렴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이 사안은 수사 과정에서도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법원은 제2 징계사유만으로도 원고에게 '견책' 처분을 내린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들과 달리 병원장이라는 높은 지위에 있는 원고는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하며,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엄정한 징계 처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보아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 징계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와, 설령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그에 따른 견책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B대학교 총장이 A에게 내린 견책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에게 내려진 세 가지 징계사유 중 '근무장소 외 연구' 기간 중 사적 골프모임에 참석하고도 복무처리를 하지 않은 점(제2 징계사유)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인정된 이 징계사유만으로도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 처분은 합당하며, 병원장이라는 원고의 직위와 비위행위의 성격, 유사 사례 재발 방지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는 다음 법령과 법리들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 교육공무원법 제41조 (근무장소 외 연구)​: 교육공무원이 근무장소 외에서 연구 또는 연수할 수 있도록 승인받는 것에 관한 규정입니다. 원고가 이 규정에 따라 '근무장소 외 연구' 승인을 받았음에도 연구와 무관한 사적 골프모임을 가졌고, 이에 대한 복무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 이 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공무원의 근무상황 관리에 대한 규칙입니다. 특히 '휴가, 지각, 조퇴 및 외출을 하려는 때에는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에 의하여 사전에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제1항, 제2항)이 원고의 무단 골프모임에 적용되어 복무 미처리 사실이 인정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공무원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공직자로서의 품위를 유지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입니다. 원고의 근무 외 연구 기간 중 사적 골프모임 참석 및 복무 미처리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 징계권자의 재량권 및 재량권 일탈·남용 법리: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며,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두47472 판결 등 인용).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인정되는 사유만으로 징계 처분이 충분히 타당한 경우 위법하지 않다는 법리(대법원 82누405 판결 등 인용)도 적용되어, 단 하나의 징계사유만으로도 '견책'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교육공무원 징계령 제24조, 제15조의2 제1항 및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 1. 하.항 및 7. 거.항: 이 법령들은 교육공무원의 징계 양정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며,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대해 '견책' 징계 처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원고의 비위 행위에 대해 가장 낮은 수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직위의 중요성 인식: 병원장과 같은 고위 직책자는 일반 직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과 모범이 요구됩니다.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 수위 결정 시 직위의 높이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 공적/사적 모임의 명확한 구분: 근무시간이나 공무와 관련된 행사 시, 사적인 모임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행사 목적, 참석자, 예산 처리 등 모든 절차를 공식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 '근무장소 외 연구' 규정 준수: '근무장소 외 연구' 승인 시 연구와 직접 관련 없는 국내외 출타나 활동은 연가 처리 등 적절한 복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개인적인 활동을 업무로 주장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빙 자료가 필수적입니다.
• 복무 관리의 철저함: 병원장이라 할지라도 휴가, 외출 등 복무 관리에 있어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에 의한 정확한 복무처리가 필요합니다.
• 청렴의무와 관련된 행동 주의: 제약업체 등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는 외부 기관과의 식사 자리는 참석 자체에 신중해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참석해야 한다면 그 경위와 내용을 명확히 소명할 수 있어야 하며, 가급적 식사비는 직접 지불하는 등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합니다.
• 사회적 지침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가적 지침이 있을 때는 지침의 권고 사항이라도 공직자는 더욱 적극적으로 따르고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지침 해석에 따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