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프레스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기계 청소 중 조작 실수로 손가락이 끼이는 중대한 산업재해를 당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보상을 받았지만, 근로자는 사용자인 사업주를 상대로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방호장치 설치 및 감시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근로자 본인도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아 사업주의 책임을 55%로 제한하여 총 34,385,361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피고가 운영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17년간 프레스 작업 경력이 있는 원고가 생산관리 업무를 하던 중, 2015년 4월 8일 새벽 4시경 프레스 기계 내부 청소를 위해 기계를 멈추고 왼쪽 손을 가까이 둔 상태에서 조작 버튼을 잘못 눌러 손가락이 상하형 금형 사이에 끼이는 중대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좌측 엄지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에 심한 압궤 손상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로 인정받아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를 지급받았으나, 피고에게 사용자의 안전의무 위반을 이유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면서 이 사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용자인 피고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라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방호장치 설치 및 작업 감시감독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근로자에게도 프레스 기계 조작 경험이 풍부함에도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고 발생에 기여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이러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을 얼마나 제한할 것인지, 그리고 산재보험 급여 수령액을 어떻게 공제하여 최종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것인지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34,385,361원과 이에 대하여 2015년 4월 8일부터 2016년 9월 22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45%,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사용자가 프레스 기계 작업 근로자의 신체 일부가 위험한계에 들어가지 않도록 방호장치를 설치하고 작업 중 감시감독을 철저히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 근로자 또한 오랜 경력의 기술자로서 프레스 기계 청소 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오작동으로 인한 신체 손상을 막기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책임을 55%로 제한했습니다. 최종 손해배상액은 원고가 입은 일실수입, 일실퇴직금, 치료비, 위자료 등에서 원고의 과실비율을 적용한 후, 이미 지급받은 산업재해 장해급여를 공제하여 산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3조 제2항: 이 규칙은 사업주가 프레스 등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장에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방호장치를 설치하고, 작업 방법 및 기계 성능에 상응하는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업주에게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구체적인 의무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소홀히 하여 재해가 발생한 점을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로 보았습니다.
2. 사용자 책임 및 안전배려의무: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가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 즉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사용자는 민법상 채무불이행 책임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가 방호장치 설치 및 감시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3. 과실상계 (민법 제763조 및 제396조):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는 경우 법원은 그 과실을 참작하여 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과실상계라고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오랜 경력의 기술자임에도 불구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55%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피해자 본인의 주의의무 위반 또한 법적으로 고려된다는 중요한 법리입니다.
4. 손해배상액 산정 및 산재보험 급여 공제: 산업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피해자의 일실수입 (사고로 인해 상실된 장래 소득), 치료비, 위자료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됩니다. 이때, 피해자가 산업재해 보상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 등은 동일한 손해 항목에 대한 보상으로 보아 사업주로부터 받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됩니다. 이는 이중 배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유사한 산업재해 상황에 대비하여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련 규칙(예: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3조 제2항)에 따라 프레스 기계 등 위험 설비에 대한 방호장치를 반드시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작업 전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작업 중에는 근로자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감시 감독해야 합니다. 둘째, 근로자는 아무리 숙련된 기술자라도 작업 중에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위험한 작업을 할 때에는 지정된 안전 장비를 착용하며, 기계의 오작동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기계 청소나 정비 등 비정형 작업 시에는 전원 차단 등 더욱 철저한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셋째, 산업재해 발생 시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산업재해 보상을 받는 것과 별개로, 사업주의 안전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이때, 근로자의 과실 여부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넷째, 손해배상액 산정 시에는 일실수입, 치료비, 위자료 등이 포함되며, 이미 지급받은 산재보험 급여는 공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