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대학교 교원들의 임금 동결 및 수당 삭감 사건

B대학교 교원들이 학교법인 A를 상대로 봉급 동결과 연구보조비 삭감으로 인한 미지급 임금 및 수당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학교법인의 봉급 동결과 연구보조비 삭감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은 교원들에게 미지급된 봉급, 연구보조비, 상여수당 등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명예퇴직수당은 명예퇴직 당시 당사자들 간의 합의에 따라 실제 지급받던 봉급월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보아 추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재직 교원 및 퇴직 교원): B대학교에서 현재 근무 중이거나 퇴직한 교원들로, 학교법인의 임금 동결 및 수당 삭정에 반발하여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학교법인 A): 4년제 종합대학인 B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 교원들에게 봉급을 동결하고 연구보조비를 삭감한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B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A는 1993년부터 2012년까지 교원 봉급을 당시 국립대학 교원 봉급표와 동일하게 지급해왔습니다. 그러나 2013학년도부터 교원 봉급월액을 동결하고(봉급 동결), 2012학년도부터는 교원 연구비와 연구활동비(연구보조비)를 삭감했습니다(연구보조비 삭감). B대학교 교원들은 이러한 조치가 교직원보수규정에 위반되며,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도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및 수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준한다'는 표현의 해석: 교직원보수규정 제6조의 '교원의 봉급월액은 당해연도 공무원보수규정의 대학교원 봉급표에 준한다'는 규정이 학교법인에게 봉급월액 산정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지 여부.
2. 봉급 동결 및 연구보조비 삭감의 유효성: 피고의 봉급 동결 및 연구보조비 삭감 조치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3. 노동관행의 효력: 피고가 주장하는 '임금협약 결과를 교직원 보수표에 반영한다'는 노동관행이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
4. 명예퇴직수당의 산정 기준: 명예퇴직수당을 산정할 때 봉급 동결이 반영된 실제 지급액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동결되지 않았을 경우의 봉급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봉급 동결 무효: 교직원보수규정 제6조의 '준한다'는 표현은 '예에 따르다'는 의미로, 피고에게 재량권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봉급 동결은 임금 인상에 대한 교원들의 기대 또는 기득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며 교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2. 연구보조비 삭감 무효: 연구보조비(연구비, 연구활동비)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며, 이를 삭감한 것은 임금을 감액하는 취지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므로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삭감에 대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었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3. 노동관행 주장 배척: 피고가 주장한 '임금협약 결과를 보수표에 반영한다'는 노동관행은 교원과 직원 간 임금 체계가 다르고, 교원들은 해당 노동조합 가입 자격이 없으므로 교원들에게 적용되는 규범적인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미지급 임금 및 수당 지급 명령: 피고는 원고들에게 봉급 동결 및 연구보조비 삭감이 없었을 경우를 전제로 산정한 미지급 봉급 차액, 연구보조비 차액, 그리고 봉급 및 연구보조비를 기초로 산정되는 상여수당,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구정특별 상여수당 등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5. 명예퇴직수당 청구 기각: 명예퇴직은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 종료로, 퇴직 당시 당사자들의 의사는 실제로 지급받던 봉급월액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는 것에 합치되었다고 보아, 봉급 동결이 없었을 경우의 임금을 기준으로 한 차액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학교법인이 교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미지급 임금(봉급, 연구보조비, 상여수당 등) 및 지연이자 청구는 인용했지만, 명예퇴직수당의 차액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96조 (취업규칙의 정의)​: 이 규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정한 것은 그 명칭에 상관없이 취업규칙으로 인정됩니다. 본 사례에서는 B대학교의 교직원보수규정 및 교직원 보수표가 취업규칙으로 판단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사용자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를,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학교법인의 봉급 동결과 연구보조비 삭감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었음에도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3. '준한다'는 법률용어의 해석: 일반적으로 '준하다'는 '어떤 본보기에 비추어 그대로 좇다' 또는 '예에 따르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법적 용어로서도 비교 대상보다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교원 봉급이 국립교원 봉급표에 '준한다'는 것은 해당 봉급표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이며, 피고에게 재량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법원은 해석했습니다.
4. 노동관행의 성립 요건: 기업 내부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규범적 사실로 인정되려면, 기업 사회에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구성원들이 이의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사실상의 제도로 확립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노동관행 주장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5. 명예퇴직수당의 성격: 명예퇴직은 근로자의 신청에 대해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것으로, 계약 자유의 원칙이 적용되는 사적 자치의 영역으로 봅니다. 명예퇴직수당은 장기근속 교원의 조기 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특별장려금 성격이 강하며, 퇴직급여에 관한 노동법적 규율이 직접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산정 기준은 당사자 간의 의사 해석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1. 취업규칙의 중요성 확인: 회사나 학교의 보수규정, 복무규정 등 취업규칙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임금, 수당 등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은 근로계약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효력을 가집니다.
2. 불이익 변경 시 동의 여부 확인: 만약 회사가 임금 삭감, 수당 폐지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한다면, 반드시 해당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3. 규정 문구의 정확한 해석: '준한다', '준용한다' 등 법적 의미를 갖는 용어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재량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본 사례처럼 특정 기준에 '준한다'는 것은 그 기준을 따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4. 노동관행의 증명 어려움: 특정 관행이 법적 효력을 가지는 '노동관행'으로 인정받으려면, 기업 내에서 규범적으로 확립되어 모든 근로자가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여야 합니다. 단순히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만으로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5. 명예퇴직 시 신중한 조건 확인: 명예퇴직은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합의에 의한 계약 해지입니다. 따라서 명예퇴직수당의 산정 기준이나 금액은 퇴직 당시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중요하므로, 퇴직 전 조건을 명확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퇴직금과는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