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 행정
원고는 다른 업체들의 명의를 빌려 참깨 수입권 공매 입찰에 참여하고 저율의 양허관세를 적용받아 참깨를 수입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부산세관장은 원고가 실제 화주이며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했다고 보아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실제 화주가 아니거나, 동업 관계에 있었고, 부과제척기간이 도과했으며, 양허관세율이 적용되어야 하고, 과세처분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L 명의로 수입된 참깨에 대해서는 원고가 실제 화주임을 피고가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아 관세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L를 제외한 나머지 참깨에 대해서는 원고가 실제 화주로서 다른 업체 명의를 빌려 수입한 행위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하여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며, 저율의 양허관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관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는 참깨 수입업자로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시행하는 참깨 수입권 공매 입찰에서 1인당 응찰물량이 제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B, K 등 여러 업체들의 명의를 빌려 실제로는 원고가 더 많은 참깨 수입권을 낙찰받았습니다. 이후 원고는 낙찰받은 업체들 명의로 추천서를 발급받아 저율의 시장접근물량 양허관세가 적용되는 것처럼 참깨를 수입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세관장은 원고가 실제 화주로서 다른 업체의 명의를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했다고 판단하여 2013년 1월 11일과 1월 27일에 원고에게 고율의 관세 등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명의를 빌린 업체들의 화주가 아니며 만약 화주로 인정되더라도 D와 동업관계이므로 관세 전부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고 부과제척기간이 지났으며 저율의 양허관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가 쟁점 참깨의 실제 화주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와 D가 동업관계에 있었고 원고가 자신의 지분 한도 내에서만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관세 부과제척기간 2년 또는 5년 중 어느 기간이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원고에게 저율의 양허관세율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관세 부과처분이 과세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제1심판결 중 L 업체 명의로 수입된 별지1 목록 순번 195, 196 기재 각 관세 등 부과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일부 승소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하여 L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참깨 수입분에 대한 관세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L 수입분을 제외한 물량에 대하여 미추천 양허관세율 630%를 적용하여 관세 등을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며 L 수입분에 대하여 같은 세율을 적용하여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소송 총비용 중 95%는 원고가 5%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참깨 수입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 시장접근물량 양허관세 제도를 우회하려 한 행위에 대해 세관의 관세 부과 처분 대부분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사례입니다. 특히 명의대여를 통한 수입 행위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하여 관세 부과제척기간이 연장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다만 과세관청이 특정 물품의 실제 화주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부분에 대한 관세 부과처분은 취소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관세법 제19조 제1항 (납세의무자) 구 관세법 제19조 제1항에 따르면 수입신고를 한 물품에 대하여는 '그 물품을 수입한 화주'가 관세 납세의무자가 됩니다. 여기서 '화주'란 단순히 명의상의 수입자가 아니라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실제 소유자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수출자와의 교섭 신용장 개설 대금 결제 등 수입 절차에 관여한 방법 수입 화물의 국내 처분 및 판매 실태 해당 수입으로 인한 이익의 귀속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관세법에도 적용되는 실질과세 원칙에 부합하는 해석입니다. 과세처분 취소 소송에서 과세처분의 적법성과 과세요건 사실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으므로 물품을 수입한 명의자와 실제 소유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과세처분을 한 경우 실제 소유자임을 증명할 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2. 관세법 제21조 제1항 (관세 부과제척기간) 구 관세법 제21조 제1항은 관세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하였거나 환급 또는 감면받은 경우'에는 5년으로 연장됩니다. '부정한 방법'이란 결과적으로 탈세를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사기적이고 부정으로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적극적인 행위(작위)뿐만 아니라 소극적인 행위(부작위)도 포함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다른 업체들의 명의를 빌려 참깨 수입권 공매 입찰에 참여하고 추천서를 발급받아 수입한 행위가 양허관세 제도의 취지를 잠탈하고 과세요건 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이며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었습니다.
3. 양허관세 제도 양허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등에 따라 국내 시장 개방으로 인한 농업 분야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특정 농산물(예: 참깨)의 경우 '시장접근물량' 범위 내에서만 낮은 관세율(이 사건에서는 40%)이 적용되고 그 범위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율(이 사건에서는 630% 또는 6,660원/kg 중 고액)이 적용됩니다. 특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추천을 받아 수입하는 경우에 한하여 낮은 양허세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관세율 조정을 통해 해당 물품의 수입을 억제하려는 정책적 취지가 담겨 있으므로 추천서 없이 시장접근물량을 초과하여 수입한 경우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다른 사람이나 회사의 명의를 빌려 특정 사업을 운영하거나 정부의 혜택을 받으려고 할 경우 실제 사업의 주체가 누구인지 실질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이 경우 단순히 명의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어렵고 실제 주체가 모든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관세 등 세금 관련 법규를 우회하려는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관세 부과제척기간 2년보다 긴 5년의 기간 동안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때 '부정한 방법'이란 결과적으로 탈세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사기적이거나 부정한 행위를 말하며 적극적인 행위뿐 아니라 소극적인 행위도 포함됩니다. 시장접근물량 양허관세와 같이 특정 농산물 수입 시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제도는 그 취지와 적용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정해진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높은 일반 관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관련 규정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수입 절차에서 실제 물품의 소유자 대금 결제 방식 이익의 귀속 관계 등 모든 과정에서 투명성을 유지하고 법규를 준수해야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과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