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용수개발사업 계획 변경으로 인한 토지 소유주의 소송 사건

서산시 토지 소유주인 원고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농촌용수개발사업의 용수로가 자신의 토지를 지나가 요양원 설립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사업 시행계획 및 그 변경 승인 고시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고 용수로 노선 변경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대부분의 청구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거나, 제소기간을 지키지 못했거나,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청구라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또한, 남아있는 청구에 대해서는 사업 계획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서산시 C 임야 등 여러 토지를 소유한 개인으로, 자신의 토지에 요양원을 설립할 계획이 있었으나 농촌용수개발사업 계획으로 인해 토지 사용에 제약을 받게 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충청남도지사: B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시행계획을 승인하고 변경 승인 고시한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 피고 한국농어촌공사: B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의 시행자로서, 원고의 토지에 용수로 설치 계획을 수립하고 보상 계획을 공고하였으며,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한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서산시 C 임야 23,008㎡를 포함한 여러 토지의 소유자로, 이 토지에 요양원을 설립할 계획이었습니다. 피고 한국농어촌공사는 2015년 서산시 G리 등을 사업구역으로 하는 'B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용수로 설치를 계획했고, 피고 충청남도지사는 2015년 12월 21일 이 계획을 승인 고시했습니다. 이후 2018년과 2020년에 변경 승인 고시가 있었습니다. 2019년 9월 한국농어촌공사가 보상계획을 공고하자, 원고는 2019년 10월 16일, 용수로가 토지 사용 계획에 지장을 주고 막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으니 용수로 관통 구역을 C 임야에서 D 임야 9339㎡로 변경해달라고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19년 11월 14일과 2020년 3월 31일에 원고의 이의신청 및 민원을 기각하는 회신을 했고,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농촌용수개발사업 시행계획 및 변경 승인 고시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행정처분 취소소송의 법정 제소기간(90일)을 준수했는지 여부입니다.
3. 행정청에 특정 행위를 요구하는 ‘의무이행소송’이 현행 행정소송법상 허용되는지 여부입니다.
4. 사업 계획 승인 및 변경 과정에서 절차적 또는 실체적 위법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한국농어촌공사의 사업 시행계획 무효확인 및 취소 청구, 피고 충청남도지사의 변경 승인 고시 취소 청구(제소기간 도과), 그리고 피고들에 대한 변경 승인 신청 및 승인 절차 이행 청구, 한국농어촌공사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여 각하했습니다.
2. 원고의 피고 충청남도지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농어촌정비법상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 시행계획 자체는 독립된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으며, 변경 승인 고시는 처분이지만 원고가 법정 제소기간 90일을 넘겨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행정청에 특정 행위를 강제하는 의무이행소송은 현행 행정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법에 따른 공고 및 열람·동의 절차를 이행했다고 보았고, 개별 통지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체적 하자에 대해서는 행정계획 수립에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며,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한 공익(농촌용수 안정 공급, 농가 소득 증대)이 원고의 사익(요양원 설립 차질)보다 작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는 토지보상법에 따라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농어촌정비법: 이 법은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의 시행계획 수립, 승인, 변경 및 고시 절차를 규정합니다. 특히, 시행계획이 승인·고시되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따른 '사업인정' 고시가 있은 것으로 간주되어 토지 수용 또는 사용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제9조 제6항, 제7항, 제8항, 제9항, 제110조 제2항, 제4항, 제6항, 제110조의3 제1항, 제2항). 또한, 사업 시행자는 계획 공고 후 토지 소유권자 등에게 열람 기회를 제공하고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제9조 제3항, 제11조). 이의신청 절차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9조 제5항).
2.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토지보상법)​: 이 법은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 절차를 다룹니다. '사업인정'은 수용권을 설정하는 행정처분으로, 고시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목적물의 범위가 확정되고 수용권자의 공법상 권한이 생깁니다 (제20조 제1항, 제22조 제3항). 사업인정 고시 후에는 토지소유자가 사업에 지장을 줄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제25조 제1항). 또한, 사업 시행자는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토지소유자에게 통지해야 하며, 토지소유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제15조 제3항).
3. 행정소송법: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 등에 대한 국민의 권리 구제를 목적으로 합니다. '취소소송'은 행정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것이고, '무효 등 확인소송'은 처분의 효력 유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다만, 행정소송법은 행정청에 특정 행위를 하도록 명령하거나 처분 이행을 구하는 '의무이행소송'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3조, 제4조). '취소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 엄격한 '제소기간'을 적용받습니다 (제20조 제1항).
4. 행정 효율과 협업 촉진에 관한 규정: 행정기관의 고시 또는 공고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고시 또는 공고가 있은 후 5일이 경과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합니다 (제4조 제3호, 제6조 제3항).
5. 행정계획의 재량: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수립할 때는 다양한 공익과 사익을 조정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재량행위보다 더 넓은 '계획재량'이 인정됩니다. 법원은 행정청이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고려해야 할 사항을 누락했거나, 이익형량이 객관성을 결여하는 등 재량권 일탈·남용이 명백한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1. 행정처분의 판단: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행정처분'이 있어야 합니다.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의 '시행계획' 자체는 처분으로 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를 '승인하거나 변경 승인하는 고시'는 일반적으로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므로 처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제소기간의 중요성: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고시나 공고로 처분하는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고시된 날로부터 5일이 지난 시점에 효력이 발생하고, 이때 불특정 다수인은 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간주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3. 의무이행소송의 불인정: 우리나라 행정소송법은 행정청에 특정 행위를 하도록 강제하거나 처분 이행을 구하는 의무이행소송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행정청이 어떤 결정을 하도록 강제하는 소송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4. 행정계획의 재량권: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익사업의 계획 수립에는 행정청의 광범위한 재량권(계획재량)이 인정됩니다. 법원은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이 불합리하거나, 마땅히 고려해야 할 사항을 누락하는 등 재량권 일탈·남용이 명백하지 않은 이상 행정청의 결정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5. 절차적 요구사항 확인: 농어촌정비법 등 관련 법령에는 사업 시행계획 공고, 열람, 동의 절차 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행정청이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보상 문제: 공익사업으로 인해 토지 사용에 제한을 받거나 수용되는 경우, 토지보상법에 따라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송과는 별개로 보상 절차에 대한 권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