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성 부정 및 퇴직금 상계 주장이 기각된 사건

근로자 A는 고용주 B가 운영하는 철골제조업체 'D'에서 용접 및 절단 업무를 하다가 퇴직한 후 퇴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고용주 B는 A가 근로자가 아니며 이른바 '소사장제'로 일했고, 또한 A를 대신해 납부한 세금 및 4대 보험료를 퇴직금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를 근로자로 인정하고, 고용주 B의 항소를 기각하며 미지급 퇴직금 12,695,109원과 지연손해금을 A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항소인): 'D' 사업장에서 용접 및 절단 업무를 수행하다 퇴직한 근로자
• 피고 B (항소인): 당진시 'D'라는 철골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이자 원고 A의 사용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B가 운영하는 'D' 사업장에서 2011년 1월 1일부터 2015년 10월 15일까지 용접 및 절단 업무를 수행한 후 퇴직했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했지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가 자신의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일하는 '오야지' 또는 '소사장제' 형태의 계약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또한 피고 B는 자신이 원고 A를 대신해 납부했던 세금 및 4대 보험료 5,400,000원 상당을 퇴직금에서 정산하여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 A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 B가 원고 A를 위해 대납했다고 주장하는 세금 및 4대 보험료를 퇴직금에서 공제(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B는 원고 A에게 미지급 퇴직금 12,695,109원과 2015년 10월 3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 A가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피고 B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판단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퇴직금은 근로자의 생계 보호를 위한 임금의 성격을 가지므로, 사용자가 다른 채권을 이유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피고 B의 공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 A의 청구를 인용하여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합니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다77805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보수를 받았지만, 피고로부터 숙식 지원, 업무지시 및 관리, 작업 장소 지정, 근무시간에 따른 일당 지급, 작업장 및 장비 제공 등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근로자로 인정되었습니다.
2. 퇴직금 지급 의무 및 지연손해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간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15년 10월 15일에 퇴직했고, 피고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15년 10월 30일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3. 임금채권의 전액 지급 원칙 및 상계 금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과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퇴직금 역시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이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 규정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약자인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가 주장한 원고의 세금 및 4대 보험료 대납금(5,400,000원 상당)을 원고의 퇴직금 채권에서 공제하려는 시도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근로자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계약서의 내용보다 실제 일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지, 근무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는지, 비품과 작업 도구를 누가 제공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의 대가인지, 지속적으로 한 사업장에서 일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 여부를 판단합니다.
2. 회사가 4대 보험 가입이나 세금 원천징수 방식을 임의로 정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적용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형식적인 사정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3. 퇴직금은 근로자가 퇴직하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이 기한을 넘기면,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법정 지연이자가 발생하며 그 이율은 연 20%로 매우 높습니다.
4. 회사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이외에 다른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퇴직금은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임금의 성격이 강하므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퇴직금에서 다른 채권을 공제하거나 상계할 수 없습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 지급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