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출근 중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로 상해를 입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중앙선 침범이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요양급여를 불승인했습니다. 이에 운전기사는 특수한 근무 형태와 통상적인 출근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졸음운전은 단순 과실일 뿐 고의나 범죄행위가 아니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심 판결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운전기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원고 A는 2018년 12월 11일 오전 5시 10분경, 자신의 승용차로 출근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편 도로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을 충격하는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원고는 이 사고로 상해를 입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원고가 중앙선을 침범한 행위가 도로교통법 위반이며 사고의 주된 원인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출퇴근 중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의 특수한 근무형태(5일간 오전 5시 출근, 하루 휴식 후 5일간 오후 2시 출근)로 인한 신체리듬 부조화가 졸음운전의 원인이었으며, 이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범죄행위가 아닌 단순 과실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출근 중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한 교통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특히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범죄행위'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범죄행위'의 해석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2019년 3월 7일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에 관련된 모든 비용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부담한다.
재판부는 원고의 사고가 불규칙한 근무 형태와 피로 누적 상태에서 발생한 단순 과실로 인한 졸음운전 사고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이 규정한 '근로자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며, 사고로 인한 상해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의 '범죄행위'는 '고의·자해행위'에 준하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하며, 원고의 중앙선 침범은 단순 과실에 의한 것이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입은 상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요양불승인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 따르면,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합리적으로 추단되면 인정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은 '근로자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합니다. 이는 2017년 개정된 법률로, 출퇴근 재해의 범위를 확대하여 근로자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 등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판례에서는 '범죄행위'의 범위를 '고의·자해행위'에 준하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사회보장제도의 본질과 다른 사회보장 법령(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제1항 제1호, 공무원연금법 제63조 제1항)의 규정 취지를 고려한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 과실에 의한 중앙선 침범 등의 도로교통법 위반은 산재보험급여 지급을 제한하는 범죄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두31272 판결 등)는 산재보험급여가 근로자의 생활 보장적 성격을 가지며, 근로자의 과실을 이유로 책임을 부정하거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원칙이 아니므로, 재해 발생에 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음을 이유로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출퇴근 중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가 아니더라도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에 근로자의 과실이 있더라도, 그것이 '고의·자해행위'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한 경과실로 인한 사고는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불규칙한 근무, 과로, 피로 누적 등 업무와 연관된 원인이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선 침범과 같은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라도, 그것이 고의가 아닌 단순 과실(예: 졸음운전의 결과)에 의한 것이라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 지급을 제한하는 '범죄행위'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퇴근 경로를 잠시 이탈했더라도, 다시 통상의 경로로 복귀하는 과정이었다면 '출퇴근 경로 일탈 또는 중단'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