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특허권 매수와 가지급금 상계 거래의 세금 부과 사건

주식회사 A는 대표이사 B이 보유한 특허권을 9억 5백만 원에 사들이고, 이 대금을 B의 회사 가지급금 채무와 상계 처리했습니다. 세무당국은 이 거래를 대표이사의 가지급금 정리를 위한 가공 자산 매입, 즉 가장행위로 보아 주식회사 A에 법인세를 부과하고, B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특허권 양수 거래가 실질적인 사업 목적이 아닌 가지급금 처리만을 위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 세무당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아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대표이사 B으로부터 특허권을 양수하여 가지급금을 상계한 회사로, 세무서의 법인세 부과 및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충주세무서장 (피고): 주식회사 A의 특허권 양수 거래를 부당하다고 보아 법인세 및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내린 과세관청입니다.
• B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 본인의 특허권을 주식회사 A에 양도하고 회사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를 상계한 인물로, 7개 계열사의 회장직함을 가지고 주식회사 A의 최대주주 지위에 있었습니다.
• N (경영컨설팅 업체): '특허권 자본화'를 통해 가지급금 문제를 해결하는 경영컨설팅 기법을 홍보하며 이 사건 특허권 양수 절차를 주도했습니다.
• O (특허권 감정평가 업체): N의 의뢰를 받아 이 사건 특허권의 사업가치를 9억 5백만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16년 당시 대표이사 B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특허권을 9억 5백만 원에 양수하고, 이 대금을 B이 회사로부터 빌려 간 돈인 '가지급금'과 상계 처리했습니다. B은 이 거래를 통해 약 9억 원 상당의 가지급금 채무를 회사에 갚은 것처럼 처리하고, 해당 금액을 기타소득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이 특허권 거래가 실제로 특허권을 사업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B의 가지급금을 정리하기 위한 형식적인 거래, 즉 '가장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세무서는 주식회사 A에 대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법인세 총 7천 5백만 원 이상(가산세 포함)을 부과하고, B에게 2016년 귀속 소득금액 9억 5백만 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러한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주식회사 A가 대표이사 B으로부터 특허권을 양수한 거래가 세법상 적법한 거래인지, 아니면 대표이사의 가지급금 정리를 위한 가장행위(실질과세원칙 적용 대상) 또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인지 여부.
2. 이 사건 특허권의 실제 가치 유무 및 그 평가액이 적정한지 여부.
3. 과세관청의 법인세 부과 및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이 정당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원고(주식회사 A)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과 동일하게 피고(충주세무서장)의 법인세 부과처분 및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주식회사 A가 대표이사 B으로부터 특허권을 양수한 행위가 특허권 양수라는 법률 효과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 B에 대한 가지급금 채권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사법상 '통정허위표시(가장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에 근거한 충주세무서장의 법인세 부과 및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은 모두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 세금 부과 시에는 거래의 형식이나 외관에 얽매이지 않고 그 뒤에 숨어있는 실질적인 내용을 파악하여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주식회사 A와 대표이사 B 간의 특허권 양수 거래가 외형상 특허권 거래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그 실질은 B의 가지급금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아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과세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조세 회피 목적의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규제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2. 민법 제108조 (통정허위표시)​: 상대방과 짜고(통정하여) 한 거짓된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특허권 양수 거래가 실제 특허권을 사업에 활용하려는 의사 없이, 오로지 가지급금을 상계할 목적만을 가지고 이루어진 '가장행위'로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즉,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진의와 다른 의사표시를 한 경우 그 법률행위는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3.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법인과 특수관계인(대표이사 등) 사이의 거래에서 법인의 소득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 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법인이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와 정상적인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법인세를 다시 계산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민법상 '가장행위'라는 판단을 먼저 내렸기 때문에,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의 적용 여부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지만, 특수관계인 간의 불합리한 거래는 이 규정에 따라 부인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투명성 확보: 회사 대표이사나 특수관계인과의 자산 양수도 거래는 세무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거래의 실질적인 목적과 가치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2. 자산 가치 평가의 객관성: 특허권 등 무형자산을 평가할 때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기관을 통해 시가에 상응하는 공정한 가치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거래금액이 회사의 재정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의 고액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3. 사업적 활용 계획의 구체성: 회사에 특허권을 양수한다면, 해당 특허권을 실제로 어떻게 사업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실행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가지급금 정리 수단으로 보여서는 안 됩니다.
4. 가지급금 관리의 중요성: 대표이사 등의 가지급금은 세무상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평소 가지급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거나, 불가피하게 발생했을 경우에도 적법한 절차와 방법으로 해소해야 합니다. 특수관계인 간의 자산 거래를 통한 상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5. 세무 컨설팅의 신중한 선택: '가지급금 정리' 등을 내세우는 세무 컨설팅은 그 방법론이 세법의 실질과세원칙이나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에 저촉될 여지가 없는지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무조사 대응을 위한 서류 작성을 지원한다는 식의 홍보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