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직접고용 요구 사건

A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실제로는 A 주식회사에 파견되어 근로한 것이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A 주식회사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 청구 소송입니다. 대법원은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과 파견사업주와의 관계 단절 후 직접고용 간주 효과의 지속 여부 등을 판단하였으며, 일부 원고의 청구는 사망 및 소 취하로 종료되고, 임금 청구 관련 한 원고의 패소 부분은 파기 환송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A 주식회사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
• 피고: A 주식회사

분쟁 상황

피고 A 주식회사의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A 주식회사 사업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실제로는 A 주식회사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해당하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A 주식회사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는 이를 부인하며 상고하였고, 특히 컨베이어벨트와 직접 관련 없는 업무나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경우까지 파견근로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파견사업주와의 관계 단절 후 직접고용간주 효과가 유지되는지 여부 등에 대해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A 주식회사에 파견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컨베이어벨트를 직접 사용하지 않는 생산관리나 출고 업무 등에서도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지 여부
3.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도 A 주식회사와 파견근로자 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지 여부
4.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구 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이 간주된 후 파견사업주(하청업체)와의 근로관계가 단절되면 A 주식회사와의 직접고용 간주 효과가 사라지는지 여부
5. A 주식회사의 책임 있는 사정으로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임금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 B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은 B의 사망(2017. 3. 27.)으로 종료되었다.
2. 원고 C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은 소 취하(2014. 1. 14.)로 종료되었다.
3. 원심판결 중 원고 D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4. 피고 A 주식회사의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한다.
5. 피고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 중 원고 D와 사이에 생긴 부분 및 원고 C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 B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는 사망으로 종료되었고 원고 C의 청구는 소 취하로 종료되었음을 선언했습니다. 원고 D에 대한 임금상당액 청구 관련 원심판결은 파기하고 환송하며, 피고 A 주식회사의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A 주식회사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는 파견근로자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으며, 근로자파견의 판단 기준이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결정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규정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한 적용되며, 직접고용 간주 이후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어도 사용사업주와의 직접고용 관계는 유지됩니다.
2. 민법 제538조 제1항 (채권자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 불능의 효과)​: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판례에서는 사용사업주(원청)가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의 책임 있는 사정으로 보아 근로자가 임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3.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업무 수행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원고용주가 근로자 선발, 교육, 근무 태도 점검 등에 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4. 민사소송법 제203조 (처분권주의)​: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사항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하며, 당사자가 소를 취하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심리하거나 판단할 수 없습니다. 원고 C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이 소 취하되었음에도 원심이 이를 인용한 것은 이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는 점이 대법원에서 지적되었습니다.
5. 일신전속권: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개인에게 전속하는 권리이므로 상속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원고 B의 사망으로 인한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이 종료된 이유입니다.

참고 사항

1. 하청업체 등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더라도 실제 업무 지시와 감독을 원청 회사에서 직접 받는다면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상의 명칭보다는 실제 근무 형태가 중요합니다.
2. 근로자 파견 여부를 판단할 때는 원청 회사(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했는지, 원청 회사 소속 근로자와 함께 일했는지, 원고용주(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인사나 노무 관리를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직접 생산 공정 외에 생산 관리, 출고 업무 등 지원 부서에서도 근로자 파견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1차 하청업체뿐만 아니라 2차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라 할지라도, 원청 회사(사용사업주)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는다면 파견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되어 원청 회사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면, 설령 기존 하청업체와의 근로관계가 해고나 사직으로 단절되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원청 회사와의 직접 고용 관계는 유지됩니다.
6. 원청 회사가 직접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근로자가 일하지 못하게 된 기간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원청 회사의 책임으로 보고 해당 기간의 임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근로자가 원청에 고용되었더라도 일을 하지 않았을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됩니다.
7. 근로자 본인이 직접고용을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파견사업주에 대한 사직 의사표시만으로 직접고용 간주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