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규제 관련 분쟁

이 사건은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서울 동대문구청장 등이 내린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심은 처분 대상 오인, 절차상 하자, 재량권 일탈·남용을 이유로 대형마트 측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후속처분으로 기존 처분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고, 대형마트로 등록된 점포 전체가 규제 대상이 되며, 개설자에게만 행정 절차를 거치면 충분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경제 규제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 운영 회사들 (롯데쇼핑, 에브리데이리테일, 이마트, 홈플러스, 홈플러스스토어즈): 지방자치단체의 영업 규제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입니다.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 및 서울특별시 성동구청장: 유통산업발전법에 근거하여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처분을 내린 지방자치단체장들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동대문구청장과 성동구청장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2012년 11월, 관내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에 대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동대문구청장은 영업시간 제한을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변경하는 후속 처분을 했습니다. 이에 롯데쇼핑 등 대형마트 운영 회사들은 이들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후속 행정처분으로 인한 소의 이익 소멸 여부: 영업시간 제한 범위가 변경된 후속 처분으로 인해 기존 처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이익이 사라지는지 여부.
2. 처분 대상의 적법성 여부: 대형마트로 등록된 점포 중 '점원의 도움 없이' 소매하는 요건 및 '용역제공 장소(병원, 미용실 등)'의 규제 포함 여부.
3. 행정 절차상 하자 여부: 대형마트 내 임대매장 운영자(임차인)들에게 별도로 사전통지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절차상 하자가 되는지 여부.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이 공익과 사익의 이익 형량 없이 이루어졌거나 비례 원칙, 국제 협정(GATS, 한-EU FTA)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는 대법원이 지방자치단체의 대형마트 영업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규제 처분을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뒤집은 것입니다.

대법원의 주요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의 이익 존부: 후속 처분이 종전 처분 전체를 대체하거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종전 처분의 취소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여전히 있다고 보았습니다.
2. 처분 대상의 적법성: 대형마트로 개설 등록된 이상, 개별 점포의 실질(예: 점원의 도움 여부, 용역제공 장소 포함 여부)을 다시 살필 필요 없이 등록된 형식에 따라 대규모점포 전체를 규제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절차상 하자 여부: 대형마트 전체의 유지·관리 책임을 지는 개설자에게만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치면 충분하고, 임대매장 임차인들에게 별도로 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지방자치단체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 건강권 보호, 중소유통업과의 상생 발전 등 공익을 위해 내린 처분은 헌법상 경제질서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규제로 보았으며,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국제 협정이 개인에게 직접 효력을 미치지 않으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이 유통산업발전법의 취지와 헌법상 경제민주화 조항에 부합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 행사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대형마트 규제가 소상공인 보호 및 근로자 건강권 증진이라는 공익 달성을 위한 유효한 수단임을 인정하는 중요한 선례가 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통산업발전법 (구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시장·군수·구청장은 건전한 유통 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대규모점포 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 발전을 위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오전 0시~오전 8시/10시) 및 의무휴업일 지정(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의 처분 근거가 되는 법률입니다.
• 구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별표 1]: 대형마트를 '용역 제공 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서 식품·가전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의 집단'으로 정의합니다. 대법원은 이 정의에도 불구하고 개설 등록된 대형마트 전체를 규제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 구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 제1항: 대규모점포 개설자는 영업 개시 전 시장 등에게 등록해야 하며, 이 등록의 효력은 해당 대규모점포의 유형을 포함한 등록 내용에 미칩니다. 대법원은 이 등록된 형식에 따라 규제 대상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사전 통지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대규모점포 개설자에게만 이 절차를 거치면 충분하다고 해석했습니다.
• 헌법 제119조 제1항 및 제2항: 제1항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경제 질서를 기본으로 한다고 천명하고, 제2항은 국가가 균형 있는 국민 경제 성장 및 경제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대형마트 규제가 헌법 제119조 제2항에 따른 정당한 경제 규제라고 보았습니다.
• 행정처분 변경 시 소의 이익 법리: 기존 행정처분을 변경하는 내용의 후속처분이 있는 경우, 후속처분이 종전처분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면 종전처분도 여전히 항고소송의 대상이 됩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및 비례 원칙: 행정청의 처분이 법률이 부여한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거나(일탈) 재량권 행사가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남용) 위법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처분이 추구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을 합리적으로 비교형량(비례 원칙)했는지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규제가 비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국제 협정의 국내 효력: GATS 및 한-EU FTA와 같은 국제 협정은 원칙적으로 국가 간의 권리·의무 관계를 설정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에게 직접 효력이 미쳐 국내 법원에서 처분 취소 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

1. 행정 처분 변경 시 소송 가능성 확인: 기존 행정 처분의 내용이 일부 변경되었더라도, 후속 처분이 기존 처분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핵심적인 부분을 바꾸지 않았다면 기존 처분도 여전히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처분이 소송 대상이 되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대형마트 규제 대상의 포괄적 해석: 법원은 대형마트로 개설 등록된 경우, 매장 내 병원, 미용실, 식당 등 용역 제공 장소까지 포함하여 전체 점포를 규제 대상으로 봅니다. 따라서 특정 구역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행정 절차는 대표자에게 집중: 대형마트 내 여러 임대 매장이 있더라도, 영업시간 제한 등의 처분에 대한 행정 절차는 대형마트 개설자(운영 주체)에게만 통지하고 의견을 듣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개별 임차인에게 일일이 통지되지 않아도 절차상 하자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공공 이익을 위한 규제의 정당성: 대형마트 규제와 같이 중소유통업 상생, 근로자 건강권 보호 등 공공 복리를 위한 경제 규제는 헌법상 근거를 가지며, 법원은 지방자치단체의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규제로 인한 영업의 자유 제한이 과도하지 않다면 재량권 남용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국제 협정의 직접 효력 제한: GATS나 FTA 같은 국제 협정은 일반적으로 국가 간의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이 국내 법원에서 특정 행정 처분이 국제 협정 위반이라고 직접 주장하여 취소를 구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