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선미 개조 어업정지 처분 취소 요구 사건

원고들은 동해구중형트롤 어업허가를 받은 현측식 트롤어선들의 공동소유자들입니다. 이들은 어선 선미에 탈부착식 핸드레일을 설치했는데 동해어업관리단에 적발되었고 피고 포항시장은 해당 행위가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을 위반했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2~3개월의 어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관련 규정이 기본권 침해, 평등 원칙 위반, 명확성 원칙 위반으로 무효이며 자신들이 설치한 핸드레일은 금지된 '경사로 또는 유사한 시설'이 아니므로 처분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어선 공동 소유자들):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어업정지 처분을 받은 이 사건 어선들의 공동 소유자들)
• 원고 승계참가인들: P (O의 어업허가 승계자), Q (M, N의 어업허가 승계자) (소송 도중 어업허가를 승계받아 원고의 지위를 이어받은 사람들)
• 피고: 포항시장 (어업정지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분쟁 상황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동해안 새우트롤 어업은 목선에서 강선으로 발전하며 주로 현측식으로 조업했습니다. 1980년대부터 오징어 어획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현측식 어선들이 선미에 경사로를 설치하여 선미식으로 불법 개조하고 오징어 채낚기 어선과 공조해 대량 어획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오징어 남획을 초래하고 영세 오징어 채낚기 어업인들의 생계를 위협하여 트롤어업계와 채낚기어업계 간의 심각한 조업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분쟁을 해결하고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2001년 7월 30일 구 연근해어업의 어업조정고시를 제정하여 동해구중형트롤 어선의 선미 경사로 설치 및 이와 유사한 시설 설치를 금지했습니다. 다만 고시 시행 이전에 이미 선미식으로 개조되었거나 개조 중이던 14척의 선박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었습니다. 이후 2010년 이 내용은 구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으로 입법화되었습니다. 2006년부터 오징어 총허용어획량(TAC)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불법 선미식 개조 조업이 적발되는 등 조업 방식 규제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어업 관련 규정(동해구중형트롤어선의 선미 경사로 및 유사 시설 설치 금지)이 어업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2. 해당 규정이 현측식 트롤어업과 다른 어업 방식, 또는 개조 예외를 둔 선박을 차별하여 평등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3. 해당 규정 중 '이와 유사한 시설'이라는 표현이 불명확하여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4. 원고들이 설치한 탈부착식 핸드레일이 규정에서 금지하는 '경사로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에 해당하는지 여부 5. 어업허가를 승계받은 경우 기존 어업자의 소송상 지위가 어떻게 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M, N, O의 소는 어업허가 승계로 인해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 및 승계참가인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들 및 승계참가인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어업허가를 승계받은 M, N, O의 경우 이미 어업정지 처분의 직접 상대방 지위를 잃었으므로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들의 소를 각하했습니다.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오징어 남획 방지와 어업 분쟁 해결을 위해 제정되었으며 현측식 조업 제한이 어업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고 어업 환경 및 정책적 고려에 따라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등 규제이므로 평등 원칙이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설치한 탈부착식 핸드레일은 어선 선미에 어획물을 끌어올리는 경사로와 유사한 시설에 해당한다고 보아 어업정지 처분 사유가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수산업법 제44조 제1항 및 제4항 (어업허가의 승계): 어업허가를 받은 어선 등을 상속, 매입, 임차한 자는 어업허가를 받은 자의 지위를 승계하며 이때 종전 어업자의 지위는 효력을 잃습니다. 승계받은 자는 기존 어업허가에 부과된 행정처분이나 부담, 조건 등도 함께 승계합니다. 이 조항에 따라 원고 M, N, O가 소송 도중 어업허가 지분을 P, Q에게 이전했으므로 이들에 대한 어업허가 및 어업정지 처분의 효과는 승계참가인들에게 승계되었습니다. 따라서 M, N, O는 처분의 직접 상대방 지위를 잃어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되어 소가 각하되었습니다. 2. 구 수산업법 제43조 제1항 및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 제13조 [별표 8] 1. 나.목 (어업허가의 제한 및 조건): 행정관청은 어업허가 시 연근해어업 공통 사항과 어업의 종류, 어선 규모별 조업구역, 어구ㆍ어법, 어구 규모, 표지 부착 등 허가의 제한 또는 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 이 사건 규정은 동해구중형트롤 어선에 대해 '어선 선미 측에 어획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사로를 설치하거나 이와 유사한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규정은 오징어 남획 방지 및 어업 분쟁 해결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위해 제정되었고 법원은 원고들이 설치한 탈부착식 핸드레일이 선미에서 어획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될 수 있는 '경사로와 유사한 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처분 사유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3. 헌법상 기본권 (생명권, 직업수행의 자유 등) 및 과잉금지 원칙, 평등 원칙, 명확성 원칙: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이나 행정처분은 과잉금지 원칙, 평등 원칙, 명확성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규제가 어업 분쟁 해결 및 수산자원 보호라는 정당한 목적을 가지며 동해구 중형 트롤어업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고 실효성 있는 수단이며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공익이 더 크다고 보아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평등 원칙에 대해서는 트롤어업과 채낚기어업 간의 조업 상황 차이, 어족자원 보호의 필요성, 예외 규정의 신뢰 보호 목적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차별로 인정했으며 명확성 원칙에 대해서도 입법 취지와 변화하는 불법 개조 방식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일반인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규정이라고 보아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어업허가 승계 시 유의사항: 어업허가를 타인에게 상속, 매매, 임차하여 승계하는 경우 기존 어업자의 행정처분(어업정지 등)도 함께 승계되므로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기존 어업자는 소송의 당사자 자격을 잃게 됩니다. 소송 당사자가 바뀌어야 하는 경우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여 소송 절차를 적절히 진행해야 합니다. 2. 어선 개조 및 조업 방식 변경 시 주의: 어업의 종류 및 어선 규모에 따라 조업구역, 어구, 어법, 어구의 규모 등이 엄격히 제한될 수 있습니다. 어선 개조나 조업 방식 변경을 고려한다면 관련 법규를 면밀히 확인하고 '이와 유사한 시설'과 같이 다소 포괄적인 규정의 경우 입법 취지와 단속 사례를 참고하여 위반 소지가 없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불법 개조는 어업 정지 등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행정 규제의 목적 이해: 어업 관련 행정 규제는 수산자원 보호, 어업인 간의 조업 분쟁 해소, 영세 어업인의 생존권 보장 등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규제가 자신의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생각되더라도 해당 규제가 달성하려는 공익적 가치가 무엇인지 다른 대안이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에서는 합리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안전과 효율성 문제 제기 시 증거 확보: 특정 조업 방식이 안전이나 효율성 면에서 불리하다는 주장을 할 때는 구체적인 통계, 사고 사례, 전문가 의견 등 객관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추측이나 주관적인 경험만으로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