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퇴직 근로자 임금 미지급 벌금 판결

개인 건설업자인 피고인 A는 김천시 신축공사 현장에서 배관 설치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던 중, 고용했던 근로자 D와 E가 퇴직하자 2020년 4월분 임금 1,920,000원(D)과 1,580,000원(E)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정해진 작업량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임금을 삭감하여 지급한 것이며 체불한 임금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에게 벌금 1,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김천시 B 신축공사 현장에서 화장실 배관 설치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한 개인 건설업자이자 근로자 D, E의 사용자
• 근로자 D: 피고인 A에게 고용되어 PVC 배관 설치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이자 E의 아버지
• 근로자 E: 피고인 A에게 고용되어 PVC 배관 설치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근로자 D, E, F으로 구성된 팀에게 PVC 배관 설치 업무의 작업량이 1일 8세대 이상일 것을 조건으로 일당을 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작업량이 이 조건에 현저히 미달하자, 피고인은 부족한 작업량에 상응하여 D와 E의 임금을 삭감하여 지급했습니다. 이에 근로자 D는 작업량과 상관없이 일당으로 임금을 정한 것이며, 작업량 미달 시 임금을 삭감하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피고인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미지급된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사용자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14일 이내에 임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상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작업량 미달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한 것이 유효한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벌금 1,000,000원을 선고합니다. 피고인이 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계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며,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합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A가 퇴직 근로자 D와 E의 임금을 법정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자의 동의 없이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한 주장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보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은 근로자의 임금과 관련된 중요한 법적 원칙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퇴직하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당사자 간 합의로 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 A는 퇴직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고, 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도 없었으므로 이 조항을 위반한 것입니다.
2.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벌칙)​: 제36조를 위반하여 임금을 미지급한 사용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조항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4조 (근로조건의 결정)​ 및 제17조 제1항 (근로조건의 명시)​: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또한, 제17조 제1항은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근로조건 결정이나 불확정한 근로조건으로 인한 분쟁을 방지하고자 합니다. 법원은 피고인 A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작업량 미달을 이유로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한 것은 동등한 지위에서의 합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제38조 제1항 제2호 (경합범 처벌)​, 제50조 (경합범과 과형)​: 여러 개의 죄를 지은 경우(예: 이 사건처럼 두 명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 형벌을 어떻게 부과할지 정하는 규정입니다.
5. 형법 제70조 제1항 (벌금 미납 시 노역장 유치)​, 제69조 제2항 (벌금 미납 시 노역장 유치 기간 계산)​: 벌금을 정해진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으면,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기간 동안 교도소 또는 구치소 내 노역장에 유치하여 강제로 일을 시키는 제도에 대한 규정입니다.
6.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판결)​: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할 때,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미리 벌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임시로 납부하도록 명할 수 있는 규정입니다.

참고 사항

1.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퇴직한 경우 발생한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으로 지급기일을 연장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근로자와 명확히 합의하고 그 내용을 남겨야 합니다. 합의 없는 일방적인 기일 연장은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2. 근로조건, 특히 임금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3.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할 때 임금, 근로시간, 업무 내용 등 주요 근로조건은 반드시 서면으로 명확하게 명시하고 해당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임금 관련 분쟁을 예방하고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4. 작업량이나 성과에 따라 임금을 조정하는 제도를 운영할 경우, 그 기준과 삭감(또는 가산) 조건에 대해 사전에 근로자와 충분히 합의하고 근로계약서나 별도 합의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구두로 작업량 목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임금 삭감의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