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땅 골프장 임대 계약과 시설물 무상 기부 관련 분쟁 사건

A종중은 피고 회사에 종중 소유 토지를 임대하여 피고가 그 위에 골프장을 운영해왔습니다. 최초 임대차 계약에는 임대 기간 만료 후 피고가 골프장 지상 시설물을 A종중에 무상으로 기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2013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 수정보완 계약'에서 이 무상기부 약정이 삭제되었습니다. A종중은 해당 보완 계약이 종중 재산의 처분에 해당함에도 종중 규약에 따른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종중 대표의 배임 행위로 이루어졌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 소가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종중: D파의 시조인 E을 공동 선조로 모시고 분묘 수호, 제사 봉행, 종원 간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자신들이 소유한 토지를 피고 회사에 임대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원고 A종중으로부터 토지를 임대받아 그 위에 골프장을 건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전 상호: 주식회사 C)

분쟁 상황

A종중은 D파의 시조 E을 공동 선조로 모시는 단체로, 피고 주식회사 B에 자신들 소유의 토지를 임대하여 피고가 그곳에 골프장을 운영해 왔습니다. 최초 임대차 계약 시에는 임대 기간 만료(첫 25년이 되는 2025년 12월 4일) 후 피고가 골프장 지상 시설물을 A종중에 무상으로 기부한다는 '무상기부약정'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2002년 10월 6일, 2009년 5월 9일, 2014년 1월 27일에 걸쳐 임대료가 여러 차례 조정되었으며, 최종적으로 2013년 5월 21일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대차계약 수정보완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 수정보완 계약은 기존의 '무상기부약정'을 삭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A종중은 이 수정보완 계약이 종중의 중요한 재산권을 포기하는 행위이므로 종중 규약에 따라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했음에도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당시 종중 대표자가 독단적으로 진행한 배임 행위이며 피고가 이에 적극 가담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A종중은 법원에 이 수정보완 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무상기부 약정 자체가 임대 기간 만료 시점인 2025년 12월 4일에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원고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013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 수정보완 계약이 종중 재산의 관리·처분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만약 처분 행위에 해당한다면, 종중 규약에 따른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 해당 계약의 무효 사유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3. 종중 대표의 배임 행위 및 피고의 적극 가담으로 인해 해당 보완 계약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4. 원고가 주장하는 계약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이 소를 각하한 것으로 보아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되어 본안 판단 이전에 소송이 종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종중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했습니다. 이는 소송의 본질적인 내용(계약의 유효성 여부)을 판단하지 않고, 소송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아 사건을 종결시킨 것입니다. 따라서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의 소 각하 결정은 원고가 제기한 '계약 무효 확인' 소송이 현재 단계에서는 법적으로 판단할 필요성이 없거나 부적절하다고 본 것입니다. 즉,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보완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안 심리 없이 소송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13년 임대차계약 수정보완 계약의 유효성 여부는 이번 판결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으며, 원고는 해당 계약이 무효라는 법적 판단을 얻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본안 판단에 이르지 않고 소를 각하했기 때문에, 민법 제126조와 같은 본안 법령의 직접적인 적용 해설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판결의 근거가 된 '확인의 이익'과 관련된 법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 확인의 이익: 대한민국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소(특정 법률 관계의 존재 또는 부존재를 확인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소송)는 현재의 법률 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거나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이 있고, 그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현재의 법률 관계를 확정하는 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일 때에 비로소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제기한 '계약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해 이러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본안 심리 없이 소송을 각하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무상기부 약정의 효력 발생 시점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거나, 무상기부 약정의 삭제로 인한 원고의 권리 침해 여부가 불분명하여 현재로서는 법률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충분히 크지 않다고 본 것일 수 있습니다.
•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이 조항은 대리인이 대리권의 범위를 넘어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그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본인이 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종중 대표자가 규약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을 때 이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확인의 이익' 부족으로 본안 판단에 나아가지 않아 해당 법리가 구체적으로 검토되지는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종중 재산 관리의 중요성: 종중의 토지나 건물 등 중요한 재산을 처분하거나 이에 준하는 중요한 권리(예: 무상 기부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반드시 종중 규약에 명시된 절차(예: 이사회 결의, 총회 결의 등)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절차적 하자가 발생하면 나중에 계약의 유효성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확인의 이익: 법원에 특정 계약의 무효 확인 등을 구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현재 법률 관계에 대한 불안이나 위험이 현존하고, 그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법원의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계약 만료 시점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거나, 해당 약정의 효력 발생 시점이 미래인 경우 등에는 현재로서는 법률 관계의 불확실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어 확인의 이익이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 계약 내용의 명확화: 중요한 계약, 특히 장기간에 걸쳐 효력을 미치는 계약은 모든 조항을 명확하게 작성하고, 특히 권리 포기나 중요한 변경 사항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의 의사를 명확히 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 배임 행위 여부 검토: 종중 대표자가 종중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독단적으로 했을 경우 배임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며, 상대방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적극 가담했다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해당 행위가 종중 재산의 '처분'에 해당하는지, 실제 종중 이익에 반하는지 등을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