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와 투자금 상속 분쟁 사건

사망한 사실혼 배우자 K의 자녀들(피고들)과 사실혼 배우자 E 및 그 친인척들(원고들) 사이에 K의 재산에 대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원고들은 K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돈을 주었으며 K가 J회사에 투자한 20억 원의 이익을 분배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채권 양도 또는 투자금 원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한편 피고들은 E가 K 사망 후 K 명의의 가상화폐, 은행 예금, J회사 이자 등을 임의로 취득하여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본소 청구와 피고들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사망한 K의 사실혼 배우자 E와 그 친인척들 (E의 형제자매 A, C, A의 배우자 B, E의 딸 D). K에게 투자금을 주었다고 주장하며 J회사에 대한 채권 양도 또는 투자금 원금 반환을 청구함.
• 피고들 (F, G, H, I): 사망한 K의 자녀들. K의 상속인으로서 E가 K의 재산을 부당하게 취득했다고 주장하며 반환을 청구함.
• 망 K: 원고 E의 사실혼 배우자이자 피고들의 아버지. 가상화폐 투자 및 J회사에 대한 거액 투자로 이 사건 분쟁의 대상이 된 재산의 원 소유자.
• 주식회사 J: 망 K가 20억 원을 투자한 회사.

분쟁 상황

망인 K가 2018년 3월 사망하자, K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E와 그 친인척들은 망인이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돈을 받고 J회사에 투자한 20억 원의 이익을 분배해주기로 약정했다며, 상속인들인 K의 자녀들에게 J회사에 대한 채권을 양도하거나 투자 원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K의 자녀들은 K 사망 후 E가 K의 은행 계좌에서 600만 원을 인출하고, K 소유의 약 7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E 본인 계좌로 이전했으며, K가 J회사에 투자한 돈에 대한 이자 2,130만 원을 수령하는 등 총 7억 2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며 반환을 요구하는 반소 청구를 제기하여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1. 망인 K와 원고들 사이에 투자 약정 또는 투자금 분배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
2. 원고 E가 망인 K 사망 후 K 명의의 은행 예금 600만 원, 가상화폐 약 7억 원 상당, J회사 이자 2,130만 원을 취득한 것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3. 가상화폐가 재산적 가치를 가지는 재화로 인정되는지 여부 및 부당이득 반환 시 원물 반환이 아닌 가액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본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들의 반소 청구 또한 모두 기각했습니다. 본소와 반소로 인해 발생한 소송 비용은 각자의 청구에 따라 원고들과 원고(반소피고) E가 본소 소송 비용을, 피고(반소원고)들이 반소 소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원고들이 망인 K에게 투자금을 교부하거나 투자 이익 분배를 약정했다는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아 기각되었습니다. 피고들이 원고 E에게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중, 600만 원의 인출금과 J회사 이자 수령은 사실혼 관계의 특성, 망인의 장례비 사용, 망인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 등을 고려할 때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약 7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 이전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지만, 해당 가상화폐가 원고 E의 계정에 그대로 남아있어 원물 반환이 가능하므로 가액 반환을 청구한 피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47조 제1항 (부당이득 반환 범위)​: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을 반환하여야 하며, 그 이익을 반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E가 사망한 K의 가상화폐를 본인 명의 계정으로 이전한 것을 부당이득으로 인정했습니다. 가상화폐는 재산적 가치를 가지는 무형의 재산이므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를 취득한 것은 부당이득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해당 가상화폐가 원고 E의 계정에 그대로 남아있어 원물(가상화폐 자체) 반환이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가상화폐의 시가에 해당하는 금전적 가액을 반환하라고 청구했기 때문에, 법원은 원물 반환이 우선되는 부당이득 반환의 원칙에 따라 피고들의 가액 반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즉, 원물 반환이 가능한데도 가액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적용된 것입니다.
2. 가상화폐의 재산적 가치 인정: 이 판결은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등을 인용하여 가상화폐가 경제적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하여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재산적 가치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보아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가상화폐 관련 부당이득 또는 횡령 등의 법적 다툼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참고 사항

1. 투자 관련 계약의 명확화: 구두 약정이나 가족 간의 거래라도 투자금 지급 및 이익 분배 약정은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금전 거래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사실혼 관계 재산 분쟁: 사실혼 배우자는 법정 상속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실혼 관계일지라도 배우자의 사망 시 재산 분할 또는 증여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재산 분쟁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증여 주장 시에는 구체적인 증여 의사 및 증여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갖추어야 합니다.
3. 상속재산 관리의 투명성: 피상속인 사망 후 상속재산에 대한 금융 거래나 재산 이전은 상속인들 간의 분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투명하게 처리하고 모든 과정을 기록해야 합니다. 특히 고인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거나 재산을 이전할 때는 다른 상속인들에게 미리 알리고 동의를 얻거나, 사용 목적(예: 장례비)을 명확히 하고 증빙 자료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4. 가상화폐의 재산적 가치: 가상화폐는 법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인정되므로,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가상화폐를 이전받는 행위는 부당이득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5. 부당이득 반환의 원칙: 부당이득으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받은 목적물 자체를 반환해야 하며, 원물 반환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가액(금액)으로 반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당이득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원물 반환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청구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