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등반 중 사망한 경우 보험금 지급채무 없음 확인 사건

망인이 히말라야 칸첸중가를 등반하던 중 사망하자, 유족들이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의 면책조항('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목적 전문등반'으로 인한 사고는 보상하지 않음)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며, 보험금 지급채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보험회사가 면책조항을 명시·설명했고, 망인의 등반 활동이 면책 사유에 해당하는 '동호회 활동 목적 전문등반'이라고 판단하여 보험금 지급채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망인 E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손해보험회사
• 피고 B, C, D: 사망한 피보험자 E의 법정상속인으로 보험금 청구자 (B는 망인의 배우자이자 C, D의 친권자)
• 망인 E: 원고 보험회사의 피보험자로서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반 중 사망함

분쟁 상황

망인 E는 2007년 7월 2일 A 주식회사와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3년 5월 21일 망인이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반 중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인 피고들이 A 주식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A 주식회사는 보험약관의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목적 전문등반'으로 인한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고, 이에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체결 시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목적 전문등반'으로 인한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피보험자에게 명확히 설명했는가
2. 피보험자가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반 중 사망한 것이 보험계약의 '동호회 활동 목적 전문등반' 면책 사유에 해당하는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보험회사의 손을 들어주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보험모집인이 망인에게 보험계약 체결 당시 면책조항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망인이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에 전문 등반 취미가 없다고 표시한 점 등을 근거로 면책조항이 보험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과거부터 함께 등반했던 일행들과 약 2개월 이상이 필요한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반대를 조직하여 등정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은 '동호회 활동 목적 전문등반'에 해당하며, 이는 면책조항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보험약관의 명시·설명 의무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체결 시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 등 중요한 내용을 보험계약자에게 명시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보험자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는 내용은 계약자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더욱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만약 보험사가 이 의무를 위반하여 계약자에게 중요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해당 약관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보험 모집인이 망인에게 면책조항의 내용을 설명하고 관련 서류에 서명을 받았으므로, 명시·설명 의무를 이행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2. 약관 해석의 원칙 (약관규제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약관의 내용이 명백하지 않거나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보험 약관은 보험회사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불명확한 조항은 보험가입자에게 불리하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면책조항의 문언과 보험자의 의사 등을 종합하여 '동호회 활동 목적'의 의미를 명확히 해석하였으며, 망인의 등반 활동이 이 면책조항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동호회 활동 목적'을 동호회 가입 여부나 정기 모임 여부와 상관없이 그 활동의 본질적인 목적과 연관된 취미활동으로 넓게 해석한 것이 중요합니다.
3. 보험자의 면책 사유: 보험계약은 일반적으로 예측 가능한 위험을 보장하지만, 특정 고위험 활동이나 보험사가 미리 정해둔 면책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 면책조항은 '전문등반'과 같이 일상생활의 위험보다 현저히 높은 사고 발생 위험이 내재된 활동을 보장 범위에서 배제하여, 보험의 본래 기능과 전체 보험가입자의 단체성 및 형평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참고 사항

1. 보험 계약 시 약관 확인: 보험 가입 전 약관의 내용, 특히 보험금 지급이 제외되는 '면책조항'을 반드시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서명하기 전에 충분히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보험 모집인에게 자세히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2. 고위험 활동 고지 의무: 스쿠버다이빙, 암벽등반, 스카이다이빙 등 일상생활보다 위험도가 높은 취미나 활동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면, 보험 가입 시 이를 보험사에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에 거짓으로 기재하면 추후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동호회 활동'의 범위: 이 판결에서 법원은 '동호회 활동'을 동호회에 가입하여 그 동호회의 본질적인 목적인 취미활동 중 또는 그 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고 넓게 해석했습니다. 정규모임이 아니더라도 회원들 일부가 비공식적으로 모여서 하는 활동이나 일시적인 모임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고위험 활동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전문등반'의 범위: 특수한 장비, 기술, 경험, 사전 훈련이 필요한 고난도 등반 활동은 '전문등반'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등산과 구별되는 이러한 활동은 보험 면책조항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5. 명시·설명 의무 이행 여부: 보험사는 중요한 약관 내용을 고객에게 명시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보험사가 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해당 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보험 가입자는 설명 여부에 대한 기록(서명 확인 등)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