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 용역비 부당이득 반환 사건

주식회사 A는 B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전신인 추진위원회와 재개발사업 홍보 및 운영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추진위원회가 조합으로 설립되고 권리·의무를 승계한 후 용역계약의 무효가 확인되자, A사는 수행한 용역 업무에 대한 대가로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1심 법원은 A사의 주위적 청구(용역대금)는 기각했으나 예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이에 조합이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A사가 실제로 용역업무를 수행했음을 인정하고 무효인 계약에 근거했더라도 조합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으므로, 조합은 A사에게 실제로 제공받은 용역 업무 상당의 부당이득금 273,0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A사), B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홍보 및 운영 용역 업무를 수행한 업체
• 피고: B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B구역 조합), 광주 북구 일대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으로, 주식회사 A와 용역계약을 체결했던 추진위원회의 권리·의무를 포괄 승계함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주식회사 A가 B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위한 홍보요원 투입 및 운영, 조합설립동의서 징구, 창립총회 및 주민총회 운영 등 다양한 용역 업무를 B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의 전신인 추진위원회에 제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A사는 2016년 10월 17일경 추진위원회와 용역비 290,180,000원을 지급받기로 정산 합의까지 마쳤습니다. 그러나 이후 추진위원회가 조합으로 설립되면서 A사와의 용역계약이 무효로 판단되었고, 조합 측은 용역 계약이 무효이므로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A사는 용역 계약이 무효가 되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용역 업무를 수행하여 조합이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식회사 A와 추진위원회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이 법률상 유효한지 여부 (1심에서 무효로 판단되었고 항소심에서는 부당이득 청구 부분만 심리됨).
2. 주식회사 A가 실제로 용역 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했는지 여부.
3. 만약 계약이 무효이더라도, B구역 조합이 A사가 수행한 용역 업무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으므로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4.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금액의 범위와 산정 방식.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B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주식회사 A가 용역 계약에 따라 일정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출근부, 임금 지급 내역, 추진위원회 대표자의 인정, 정산 합의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2. 이 사건 용역 계약이 무효이므로, B구역 조합은 법률상 원인 없이 A사로부터 용역 업무 상당의 이익을 얻고 A사에게 손해를 가했다고 판단하여, A사가 제공한 용역 업무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3. 부당이득금액은 A사가 실제로 투입한 요원수와 투입일수에 기초하여 1일 1인당 2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을 기준으로 계산한 273,020,000원(= 용역대가 248,200,000원 + 부가가치세 24,820,0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4.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273,020,000원 및 그 중 27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1년 5월 8일부터 2022년 6월 9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3,020,000원에 대하여는 2021년 5월 8일부터 2023년 10월 19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5. 항소비용(가지급물반환 신청비용 포함)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용역 계약이 무효라 하더라도 실제로 업무가 수행되어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을 받은 당사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노력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므로 그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판결은 계약의 유효성과 별개로 실제 용역 수행 여부와 그로 인한 이득이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보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의 법리가 주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계약이 유효하지 않아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노동이나 재산 덕분에 부당하게 이득을 얻었다면, 그 이득을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용역계약이 무효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주식회사 A가 제공한 용역 업무로 피고 조합이 재개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이익을 얻었으므로, 그 이익 상당액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인정되었습니다.
2. 민사소송법 제420조 (제1심판결의 인용)​: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제1심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용역계약의 효력에 관한 판단 부분을 제1심판결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제1심에서 이미 판단된 계약 무효의 법리가 항소심에서도 유효하게 적용됨을 밝혔습니다.
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법은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금전 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규정합니다. 민사 소송에서 법정 이율인 연 5%가 적용되다가,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이율이 적용되어 채무 이행을 지연한 데 대한 책임을 가중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한 날짜와 법원의 판결 선고일을 기준으로 각기 다른 지연손해금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유효성 확인: 용역 계약이나 업무 협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계약의 법적 유효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절차(예: 총회 의결, 인허가 등)를 빠짐없이 이행하여 계약 무효로 인한 분쟁을 미리 방지해야 합니다.
2. 업무 수행 기록 철저: 계약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실제로 제공한 용역이나 업무에 대한 증거(업무일지, 출근부, 보고서, 사진, 관련 서류, 이메일, 대금 지급 내역 등)를 철저히 기록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이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 시 자신의 기여를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3. 부당이득 개념 이해: 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되더라도, 상대방이 법률상 원인 없이 내 노력이나 재산으로 이득을 얻었다면, 그 이득 상당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부당이득 반환이라고 하며, 계약서 유무와 관계없이 실제로 발생한 이익과 손해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4. 권리·의무 승계 주체 확인: 재개발조합처럼 추진위원회에서 법인격 있는 단체로 전환되는 경우, 기존 추진위원회의 권리와 의무가 신설 조합으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업 주체가 변경되더라도 기존에 제공한 용역이나 발생한 채권·채무 관계가 소멸하지 않고 승계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5. 정산 합의의 중요성: 비록 계약이 무효가 되었다 하더라도, 용역 수행에 대한 정산 합의가 있었다면, 이는 실제 이득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합의 내용은 명확하게 문서화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