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환경미화원들의 혹서기 서머타임제 수당 및 유급휴일수당 분쟁 항소심 판결

피고 회사 소속 환경미화원 및 운전원인 원고들이 조기 출근, 혹서기 서머타임제 시행 등으로 인해 발생한 미지급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및 단체협약상 유급휴일인 토요일에 대한 수당, 그리고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시업 시각 전 조기 출근과 서머타임제 기간 중의 근로에 대해 수당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실제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야간근로수당 포기 합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단체협약에 토요일이 유급휴일로 명시된 부분은 노사 합의 과정에서 발생한 '오표시'로 보아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들의 모든 청구는 1심과 마찬가지로 기각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는 광주광역시 서구청과 용역계약을 맺고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이며, 원고들은 피고 소속의 운전원 또는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원고들은 취업규칙상 시업 시각인 오전 6시보다 일찍 출근하여 차량 예열, 조회 참석 등 업무 준비를 하거나, 혹서기 '서머타임제' 시행 기간에는 오전 5시 30분부터 근로를 시작했음에도 이에 대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체결된 단체협약서에 토요일 및 일요일을 유급휴일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음에도, 피고가 토요일에 대한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수당과 이를 포함하여 재산정된 퇴직금과의 차액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들의 조기 출근이 강제된 것이 아니었고, 서머타임제는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요청과 야간근로수당 포기 동의를 전제로 시행된 것이며, 단체협약상 토요일 유급휴일 조항은 노사 간의 합의 내용과 다른 '착오 기재' 즉 오표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들이 시업 시각 이전에 행한 조기 출근, 차량 예열, 조회 참석 등의 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에 포함되어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지급되어야 하는지 여부
혹서기 '서머타임제' 시행 기간 중의 근로에 대한 야간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 및 근로자들이 제출한 야간근로수당 포기 동의서의 효력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2014년~2018년 단체협약서에 토요일이 유급휴일로 명시된 것이 노사 합의의 진정한 내용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오표시'에 불과하여 그 효력이 없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유급휴일수당 지급 의무
위 수당들이 인정될 경우, 퇴직 원고들의 퇴직금 평균임금에 포함되어 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시업 시각 전 근로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의무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서머타임제 야간근로수당 포기 합의는 근로자들의 자발적 요청과 사용자의 실익 부재 등을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유효하며, 토요일 유급휴일 규정은 단체협약상 오표시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미지급 수당과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50조 (근로시간): 근로시간은 1일에 8시간, 1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음을 규정합니다. 근로시간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이거나, 그러한 근로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준비·정리 시간으로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의무적으로 행해지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들의 조기 출근 및 차량 예열, 조회 등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의무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6조 제3항 (야간근로 가산임금):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합니다. 이는 야간근로가 근로자에게 더 큰 피로와 긴장을 주고 그의 생활상 자유시간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 (이 법을 위반한 근로계약):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합니다. 본 판례에서 야간근로수당 포기 합의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기준에 미달하여 무효가 될 수 있으나, 예외적인 상황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민법의 대원칙입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노사 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신의칙이 적용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신의칙을 우선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예: 근로자 측의 자발적 요청, 사용자에게 별다른 실익이 없고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한 합의 등)에는 그 무효 주장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본 판례에서 서머타임제 야간근로수당 포기 합의에 이 원칙이 적용되어 유효성이 인정되었습니다.
단체협약의 해석 (오표시 무해의 원칙): 단체협약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체협약의 문언에 따라야 하지만, 그 문언의 내용이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와 일치하지 않는 '오표시'임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해 명백히 인정된다면, 그 문언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를 기준으로 효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2014년~2018년 단체협약서의 '토요일 유급휴일' 조항이 노사 합의의 진정한 내용이 아닌 오표시로 보아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근로시간 인정의 기준: 시업 시각 전 조기 출근이나 업무 준비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으려면 사용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지휘·감독 아래 의무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찍 회사에 도착했거나 임의로 준비를 한 사실만으로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노사 합의와 강행규정: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노사 합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요청에 따라 근로조건을 변경하고, 사용자가 그로 인해 특별한 이익을 얻지 못하며 오히려 추가 비용 부담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합의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무효 주장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의 문언과 진정한 합의: 단체협약의 문언이 명확하더라도, 그 문언적 표현이 당사자들의 진정한 합의 내용과 다르다는 '오표시'임이 객관적인 증거(협상 과정, 관련 문서, 당사자 진술, 유사 사례의 관행 등)에 의해 명백히 입증된다면, 문언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당사자들의 진정한 합의 내용에 따라 효력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당 및 퇴직금 청구의 전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나 유급휴일수당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이를 기초로 한 평균임금 상승 및 퇴직금 차액 청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각 수당의 발생 여부가 우선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