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주식회사 한영산업이 목포신항만에서 선박블록 조립용 트랜스퍼크레인 설치를 위한 비관리청 항만공사 시행 허가를 신청하였으나, 목포지방해양항만청장이 인근 기아자동차 수출용 차량에 대한 분진 피해 우려 및 기존 항만기본계획과의 충돌 등을 이유로 이를 반려한 사건입니다. 제1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항소심에서 피고의 반려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주식회사 한영산업(원고)은 목포신항만에서 선박 메가블록 및 플랜트 화물을 조립·생산하는 사업 계획을 추진하며 목포신항만 주식회사로부터 항만부지 및 배후부지를 62억 5백만 원에 매수하고 2016년까지 사용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국토해양부장관은 원고를 사업의향자로 한 수익성 사업 시행을 승인하였고, 피고인 목포지방해양항만청장은 이에 대해 항만 운영상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검토의견을 제출했습니다. 또한 원고, 피고, 목포시, 목포신항만 주식회사는 총 3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원고가 이 사건 항만부지에 트랜스퍼크레인 설치를 위한 비관리청 항만공사 시행 허가를 신청했으나, 피고는 2011년 3월 14일, 트랜스퍼크레인 설치 후 예상되는 용접, 사상, 도장 작업 시 발생하는 금속 및 페인트 분진으로 인근 재정부두의 기아자동차 수출용 차량에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 기존 항만기본계획상 이 사건 항만부지에 연접하여 자동차 부두 설치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 등을 주된 이유로 허가 신청을 반려하는 처분을 했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비관리청 항만공사 시행 허가가 행정청의 재량행위인지 또는 기속행위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항만공사 허가 여부 심사 과정에서 분진 피해 우려를 처분 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의 반려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는지 여부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의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의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즉, 목포지방해양항만청장의 허가신청 반려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비관리청 항만공사 시행 허가를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보았습니다. 또한, 항만법의 입법 취지 및 허가 요건에 비추어 볼 때 트랜스퍼크레인 설치 목적과 그로 인한 분진 발생 가능성, 인근 기아자동차의 수출용 자동차에 미칠 피해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반려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반려 처분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배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으며, 국토해양부장관의 사업 승인이나 피고와의 투자 협약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항만공사 허가를 해주겠다는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허가 시 공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항만법 제9조 제3항 (비관리청 항만공사 시행허가): 이 조항은 비관리청이 항만공사를 시행하려는 경우 국토해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항만기본계획 등에 위배되지 않고 항만의 관리·운영상 필요성이 있을 경우 허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행정청에 재량의 여지를 남기는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해석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행정청의 정책적 판단에 달려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2. 항만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항만의 지정·개발·관리·사용 및 재개발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항만과 그 주변 지역의 개발을 촉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여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목적 조항은 항만 운영에 관련된 행정청의 모든 판단에 있어 공익적 가치와 국민경제 발전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함을 제시하며, 이 사건에서 분진 피해로 인한 지역 경제 악영향 및 항만 운영 차질 가능성 등을 고려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항만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 비관리청 항만공사 허가신청서에 공사의 목적, 장소, 규모, 기간 및 방법 등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행정청이 신청된 공사의 모든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점을 심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법원은 이 규정에 따라 트랜스퍼크레인 설치 목적, 규모 및 그를 이용한 작업 내용, 피해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재량권의 일탈·남용 금지 원칙: 행정청의 재량행위는 법이 정한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등을 위배하여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 판단의 여지를 인정하되, 그 판단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만을 심사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분진 피해 우려, 기아자동차의 수출항 이전 가능성,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 항만 개발 계획의 차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5.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 표명을 하고, 개인이 이를 신뢰하여 어떤 행위를 하였는데, 행정청이 종전 견해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공적 견해 표명이 있었고, 이를 신뢰한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며, 종전 견해대로 행정처분을 할 경우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국토해양부장관의 사업 승인이나 피고와의 투자 협약이 비관리청 항만공사 허가에 대한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허가 시 공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신뢰보호 원칙의 적용을 부정했습니다. 6.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14조 제4항: 이 규정은 민간투자사업 시행자가 주무관청이 인정한 사업 외의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는 국토해양부장관의 사업 승인이 원고의 비관리청 항만공사 허가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목포신항만 주식회사가 특정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해 준 것에 불과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행정기관의 허가 결정은 해당 법률의 목적과 공익적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재량행위일 수 있으므로, 사업 계획 초기부터 잠재적 환경 영향 및 인근 주민이나 기업과의 마찰 가능성을 철저히 검토하고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승인이나 협약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최종적인 허가와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각 단계별 승인의 법적 성격과 효력을 명확히 이해하고, 특히 최종 허가권자의 고유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경우 기존 협약만으로 최종 허가를 강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의 경우, 민원 제기 가능성을 예측하고 사전에 충분한 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때 제시하는 대책은 단순히 형식적인 것을 넘어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어야 하며, 이는 허가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업 계획이 기존 지역 개발 계획이나 다른 주요 산업 시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 해당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조정하거나 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특히,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존 산업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는 행정기관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