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처분/집행
주식회사 A는 전북 완주군에 관광숙박시설을 건축하기 위해 주식회사 B와 설계 계약을 맺고 2억 1천만 원의 계약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계약 당시 부지의 법적 층수 제한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가 관련 법령 검토를 소홀히 하고 설계 변경 요청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기간 내 설계를 마치지 못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주식회사 B는 이에 반박하며 자신들의 업무 수행에 대한 용역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을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으로 보았고, 주식회사 B의 채무불이행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양 당사자가 계약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으려는 의사가 일치하여 묵시적으로 합의 해지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주식회사 B가 수행한 업무의 비율(17.325%)에 따라 정산금을 산정하여, 주식회사 B가 주식회사 A에게 76,597,500원 및 지연이자를 반환하고,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에게 추가 설계비 7,718,287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항소심에서도 1심의 본소(계약금 반환) 판단은 유지되었고, 반소(용역비)는 일부 인정되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17년 5월 11일 전북 완주군에 관광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주식회사 B와 신축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2억 1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양측은 사업 부지가 자연녹지지역이어서 5층 이하의 건물만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을 전제로 계약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광진흥법' 제16조 제5항에 따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건축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층수 제한이 없는 지역이었습니다. 주식회사 B는 초기에는 4층 건물 설계를 진행했으나, 이후 층수 제한이 없음을 인지하고 주식회사 A의 요청에 따라 10층으로 변경된 설계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식회사 A는 2017년 10월 13일 주식회사 B가 설계 업무 중 관련 법령 검토를 소홀히 하고 설계 변경 요청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약정 기간 내에 설계 도서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B는 자신들이 계약에 따른 의무를 다했음에도 주식회사 A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이미 수행한 업무에 대한 보수를 청구하며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건축 설계 계약의 법적 성격이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인지, 아니면 '사무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위임계약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주식회사 A)가 주장하는 피고(주식회사 B)의 채무불이행(관련 법령 검토 소홀, 설계 변경 요청 미반영, 약정 기간 내 설계도서 미제공) 사유가 인정되어 계약 해지가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계약이 해지된 경우 이미 수행된 설계 업무에 대한 보수(설계 용역비) 및 추가 설계비의 정산 의무와 그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였습니다.
본소에 대한 원고(주식회사 A)의 항소와 피고(주식회사 B)의 부대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B는 주식회사 A에게 기 지급받은 계약금 2억 1천만 원 중 수행된 업무에 대한 보수 133,402,500원을 제외한 나머지 76,597,500원과 이에 대한 2018년 6월 19일부터 2021년 7월 7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반소에 대해 이 법원에서 추가된 피고(주식회사 B)의 청구에 따라,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에게 추가 설계비 7,718,287원과 이에 대한 2018년 10월 17일부터 2022년 6월 22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반소에 관한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부대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한 나머지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합니다.
재판부는 건축 설계 계약을 도급계약으로 판단하고, 주식회사 A가 주장한 주식회사 B의 채무불이행 사유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양 당사자가 계약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묵시적으로 합치되어 합의 해지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지급된 계약금과 주식회사 B가 수행한 설계 업무의 비율에 따른 정산금이 재산정되어, 주식회사 B는 주식회사 A에게 일부 계약금을 반환하고,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에게 추가 설계비를 지급하도록 최종적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부대항소는 기각되었으며, 일부 반소 청구만 인용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 제664조 (도급의 의의): 이 조항은 도급계약이 '일의 완성'과 그에 대한 '보수 지급'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규정합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설계 계약이 설계도서의 완성 및 인도를 주된 목적으로 하므로 도급계약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680조 (위임의 의의): 위임계약은 '사무 처리'를 목적으로 합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격을 판단하며 도급계약과의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민법 제673조 (완성 전의 해제):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이 없더라도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한 채무불이행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일방적인 해지 의사표시에 이 조항에 따른 임의 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관광진흥법 제16조 제5항: 이 조항은 관광사업 시설에 대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률에 따른 건축 제한을 완화하거나 배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사업 부지의 층수 제한이 없었던 법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계약의 묵시적 합의해지 법리: 계약 당사자 쌍방이 명시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을 더 이상 실현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 계약이 묵시적으로 해지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의 해지 통보와 피고의 업무 중단 이후 정산 논의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계약이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 해제: 일방 당사자가 계약의 의무를 불이행한 경우 상대방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주장한 피고의 채무불이행 사유(법령 검토 미비, 설계 변경 미반영, 기간 내 업무 미완성)가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 해제는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건축 설계와 같은 전문 용역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 전 사업 부지의 법적 제한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명확히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건축 관련 법규 외에 특정 사업(예: 관광사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이 적용되는 경우 건축 조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관련 법규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설계 계약이 중간에 해지될 경우에 대비하여 계약서에 해지 시 정산 기준 및 손해배상 조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계약서에 정산 규정이 없다면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과 같은 업계 표준을 참고하여 업무 수행 비율에 따른 정산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설계 과정에서 변경 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구두 요청보다는 명확한 서면으로 요청하고 이에 대한 상호 합의 및 추가 비용 발생 여부 등을 명확히 기록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기 전에, 실제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사유가 명확하게 입증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불분명한 채무불이행 주장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거나, 오히려 묵시적 합의 해지로 판단되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