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익산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원고는 인근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익산시장으로부터 농장 내 닭 5,000수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농장이 청결하게 관리되고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행정 절차와 재량권 행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살처분 명령 취소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I 확산의 긴급성과 공익적 필요성을 고려할 때, 살처분 명령이 적법한 재량권 행사이며 절차상 하자도 취소 사유에 이를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017년 2월 27일 원고 농장으로부터 약 2.05km 떨어진 익산시 D의 한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초 발생했습니다. 이후 2017년 3월 5일에는 최초 발생 농장으로부터 약 0.55km 및 1.3km 떨어진 두 곳의 농장에서 AI가 추가로 확진되었습니다. AI의 급속한 확산세에 따라 전라북도지사는 2017년 3월 9일 익산 지역의 방역 강화 조치를 포함한 문서를 익산시장에게 보냈습니다. 이에 익산시장은 2017년 3월 10일 AI 확산 방지를 위해 원고 농장의 산란계 5,000수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명령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익산시장의 살처분 명령이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익산시장이 살처분 명령을 내릴 때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상급 기관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랐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살처분 명령이 원고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재판부는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익산시장이 원고에게 내린 닭(산란계 46주령 5,000수) 살처분 명령은 취소되지 않고 유지되었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살처분 명령이 내려진 시점 이후 여러 계절이 바뀌고 대상 가축의 경제적 수명이 다했더라도, 살처분 명령 위반 시 허가 취소, 영업 정지 및 형사 처벌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절차 준수 주장에 대해서는, 비록 일부 절차가 미흡했을 수 있으나 고병원성 AI 확산이라는 긴급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처분 취소 사유에 이를 정도의 절차상 하자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재량권 행사 주장에 대해서는, 익산시장이 관련 역학조사 결과와 협의 내용을 검토하고 가축방역심의회 소위원회에 참석하여 협의 절차를 거쳤으므로, 맹목적으로 상급 기관의 지시를 따른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재량 판단을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서는, AI의 빠른 확산 가능성과 공익적 목적의 정당성, 살처분 조치의 효과성, 그리고 관리·보호·예찰 지역으로 나누어 방역 대책을 세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살처분 명령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며 공익상 필요가 원고의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20조 제1항'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거나 퍼질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이 가축 소유자에게 살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역학조사나 임상증상만으로도 살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여 긴급성을 강조하며, 예방적 살처분 명령의 재량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제17조'는 AI 발생 시 예방적 살처분 명령의 기준과 절차를 규정합니다. 여기에는 '보호지역' 내 살처분 확대 시행 결정 절차,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 고려 사항, 가축방역심의회 위원 등과의 협의가 포함됩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비록 일부 절차가 미흡할 수 있었으나, AI 확산이라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할 때 처분 취소 사유에 이를 정도의 절차상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축산법 제25조 제6호', '축산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56조' 등은 살처분 명령 위반 시 허가 취소, 영업 정지 및 형사 처벌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어, 원고가 이 사건 살처분 명령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의 원칙'은 행정청의 재량행위가 합리성을 벗어나거나 비례의 원칙에 위배될 경우 위법하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재판부는 AI 확산 방지라는 공익적 목적의 정당성, 살처분의 확실한 효과성, 관리지역과 보호지역 등을 구분한 최소 침해 원칙 준수 여부, 그리고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익산시장의 재량권 행사가 적법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장래의 불확실한 상황 예측이 필요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내용이 현저히 합리적이지 않거나 형평·비례의 원칙에 뚜렷이 배치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는 살처분 대상 가축 소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여, 농가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완충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제23조 제1항 제1호'는 AI를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여, 그 심각성과 강력한 방역 조치의 필요성을 법적으로 뒷받침합니다.
양계장 등 가축 사육 농가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전염병 발생 시 광범위한 예방적 살처분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농장 스스로 청결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주변 지역의 전염병 확산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방역대 내에 포함되어 살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긴급한 전염병 상황에서는 행정기관이 공중 위생과 축산업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절차가 간소화되거나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예방적 살처분 명령으로 가축을 살처분하게 될 경우,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에 따라 법정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관련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행정기관의 재량적 판단은 법원이 폭넓게 존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전문가적 판단은 명백히 합리적이지 않거나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한 그 적법성을 인정받기 쉽습니다. 따라서 농가는 평소 방역 지침을 철저히 따르고, 주변 지역의 가축 전염병 발생 동향을 주시하며, 긴급 상황 발생 시 행정기관의 지시에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