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새 내 이름은 사라지고 ‘OO 아버님’이라는 호칭이 자리 잡아요. 산부인과부터 어린이집까지,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아이에게 집중되고 부모라는 정체성만 남게 되죠. 이렇게 ‘아버님’이라는 호칭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내가 이제 아이를 돌봐야 할 책임자임을 사회가 부여하는 표시예요.
육아휴직을 하고 나면 회사에서 쓰이던 이름보다 ‘OO 애비’라는 별명이 더 익숙해질 때가 많아요. 이전에 ‘최서방’이나 ‘기자님’으로 불리던 자리가 아이 아빠로 바뀌니까요. 이 호칭은 부담스럽지만 동시에 아이를 위한 중대한 역할을 수반해요. 내 업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아이 아빠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으니까요.
아빠로서 처음 맞는 학부모 면담은 긴장감이 엄청나요. 회사 부서장 면담보다 ‘OO 아버님’으로서의 첫 공식 데뷔는 더 큰 부담일 수 있어요. 긴 시간은 아니어도 내 아이 교육에 관여하고 조언을 듣는 순간은 인생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게 하죠.
아이 다쳤을 때 달려가는 순간은 설렘과 함께 온갖 걱정을 함께 몰고 와요. 응급 상황에서는 예약이나 문의도 못 하고 온전히 아이를 돌봐야 하니 체력과 정신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간이죠. 하지만 이런 순간을 견디면서 아빠의 정체성은 더 단단해지게 됩니다.
서구권 드라마에서 부부가 서로 이름을 부르는 모습은 다소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면 한국식은 ‘OO 엄마’ ‘OO 아빠’라고 부르며 서로의 육아 파트너 역할을 분명히 하죠. 이 호칭은 아기가 있기에 자연스레 생기는 가족 관계의 변화로 두 사람 모두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자각하는 과정입니다.
밖에서 ‘아버님’ 호칭을 들으며 아이라는 존재와 함께 내 책임도 사회가 기대한다는 걸 체감하게 돼요. 이런 호칭은 때로 부담스럽지만 ‘누군가는 나에게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와 아이 모두를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답니다.
아빠라는 호칭, 그 이름 속에 담긴 무게와 애정, 그리고 변화의 순간들은 여러분께도 분명 공감과 깨달음을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