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뜨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고성능 AI’죠. 그런데 이걸 판단하는 기준이 1 곱하기 10의 26제곱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쉽게 말하면 AI 모델을 개발하고 학습시키는 데 투입하는 연산 횟수가 무려 10의 26제곱 번이 넘어야 ‘고성능 AI’로 인정받는다는 뜻이에요. 10 뒤에 0이 26개나 붙는 엄청난 숫자죠.
여기서 FLOPs는 ‘부동소수점 연산(Floating Point Operations Per Second)’의 줄임말인데요. 부동소수점 연산 하나가 1 FLOP, 이를 초당 몇 번이나 수행하는지 세는 단위입니다. 즉, AI 모델 하나 학습시키는 데 소요되는 총 연산량을 측정하는 잣대인 셈이죠.
유럽연합(EU)은 이미 ‘1e25 FLOPs’를 고성능 AI 기준으로 삼았죠. 우리나라 AI 기본법은 여기에 10배나 높은 ‘1e26’을 잡았습니다. 미국은 1e26와 거의 맞먹는 수준인데요, 이는 최신 AI 모델들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 반영하는 셈인데 아직은 대부분 국내 AI 기업들이 이 엄청난 기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예요.
만약 AI가 ‘고성능 AI’로 규정되면 여러 가지 안전 규제의 대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 편향된 데이터나 악의적 사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실제 위험성이 있는지 평가해서 위험을 줄이려는 조치를 취해야 해요. 그래서 이 기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AI를 만든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엄중한 메시지기도 하겠습니다.
물론 연산량과 AI 성능이 비례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연산량만으로 AI의 위험성을 단정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다양한 지표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부는 법적 효력을 위해 가장 명확하고 객관적인 수치로 연산량을 택했다는 점이 꽤 흥미롭죠.
결국 ‘1e26 FLOPs’라는 숫자는 누가 ‘진짜’ 고성능 AI인지 구분하는 칼자루입니다. 이 숫자에 도달한 AI가 앞으로 우리 일상에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그리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거예요. 그렇다면 누가 먼저 이 벽을 넘느냐가 다음 AI 시대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겠죠.
우리 법이 이런 큰 수치를 규범으로 정한 건 꽤 큰 도박 같기도 하지만, 시대 흐름에 맞춰 AI를 모두가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AI 개발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이 기준을 맞춰 나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