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상급자의 하급자 언어폭력 및 갑질 징계 유효 확인

육군 대령이 하급자들에게 언어폭력 및 부적절한 지시를 한 혐의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해당 대령은 징계위원회 구성의 절차적 문제와 징계 사유의 부당함, 그리고 징계 수위의 과도함을 주장하며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 및 취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징계 절차에 하자가 없으며 인정된 언어폭력 등 징계 사유만으로도 처분이 정당하고 징계 수위 또한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대령): 1996년 임관하여 B사단 제8보병연대 연대장으로 근무하던 군인으로,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 피고 제2군단장: 원고 A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린 징계권자입니다.
• 하급자들 (소령 C, 소령 H, 소령 G, 소령 F, 대위 D, 원사 J 등): 원고 A의 지휘·감독 및 평정을 받는 군인들로, 원고의 언어폭력 및 부당 지시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 수사관 E (상사): B사단 군사경찰대대 소속 수사관으로, 원고 A의 언어폭력 피해를 입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대령은 2020년 6월 24일부터 B사단 제8보병연대 연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여러 하급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갑질행위'와 '언어폭력' 등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징계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소령 C에게 화상회의 중 "화면에서 빠져", 주간부대운영 토의 시 "넌 말 많이 하지마" 등의 발언 및 부대운영 관련 논의에 대한 비난 발언, 근무경력 반복 질문.
• 소령 H에게 단결활동 계획 보고 방식에 대한 부적절한 지시.
• 소령 G, F에게 훈련 상황 확인 중 "다른 부대로 전출 가야 한다"는 등의 비난 발언.
• 대위 D에게 직무 보고 시 "안타깝다. 안타까워", "하는 일이 하찮다", 상황평가회의에서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 "그건 책임 회피고, 그럼 신뢰도가 떨어지는 거야" 등의 비난 발언.
• 상사 E 수사관에게 수사 진행 방식에 대한 비난과 담당 수사관 교체 요구 발언.
• 원사 J에게 고정 배차 차량 변경 지시, 부대개편 회의 참석 관련 부적절 발언.
• 중사 K, 대위 L, 중사 M 등에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육군 중사가 육군 대령에게 이렇게 행동해도 되냐?" 등 질책과 모멸감을 주는 언행.

이에 피고(제2군단장)는 2020년 11월 6일 원고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고,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항고했으나 2021년 4월 19일 기각되었습니다. 원고는 징계위원회 구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고, 일부 징계사유는 사실이 아니거나 갑질행위, 언어폭력, 직권남용으로 평가될 수 없으며, 징계 수위가 과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징계처분 무효 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징계위원회가 상위 법령이 아닌 행정규칙에 따라 구성되지 않았으므로 징계처분이 무효인지 여부.
2. 원고의 하급자들에 대한 발언 및 지시가 '갑질행위' 또는 '언어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원고의 수사관에 대한 발언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4. 인정된 징계 사유를 고려할 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 A 대령에 대한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징계위원회 구성은 상위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보았고, 원고가 하급자들에게 가한 일부 발언은 명백히 군인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언어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여러 징계 사유가 인정되며, 지휘관이라는 지위와 피해자가 다수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감봉 3개월의 징계 수위는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로써 원고의 징계처분 무효 확인 및 취소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 (직무권한 등을 이용한 부당행위의 금지)​: 공무원은 자신의 직무권한이나 지위·직책을 이용하여 직무와 관련 없거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요구를 하거나, 직무관련 공무원의 권리·권한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이 조항은 '갑질행위'의 판단 기준이 되지만,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일부 지시나 발언이 하급자 개인에게 법령 등에 따라 부여된 구체적 권리·권한을 침해하는 '갑질행위'로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 구 군인사법 제58조의2 (징계위원회의 설치)​: 군인의 징계처분을 심의하기 위하여 징계위원회를 두며, 위원회는 심의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준사관 또는 부사관 중에서 3명 이상으로 구성하고 장교가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육군규정 등 하위 행정규칙의 위반이 있더라도 상위 법령인 구 군인사법 및 군인 징계령의 요건을 충족했다면 징계위원회 구성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군인 징계령 제5조 제2항 (징계위원의 임명 등)​: 장교에 대한 징계위원은 '장교' 중에서 징계권자가 임명하고,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위원 중 최상위 서열자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징계위원회 구성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또 다른 근거가 되었습니다.
•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및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4조 제2항 [별표 2] (징계양정기준 및 언어폭력 정의)​: '언어폭력'은 폭언, 욕설, 기타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비인간적인 말 등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주어 정상적인 병영생활을 저해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등'이라는 표현을 통해 폭언, 욕설 외에도 이에 준하는 정도의 언어표현도 언어폭력에 포함될 수 있으며, 이때 사용된 언어의 실질적 의미, 당사자 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일부 발언은 하급자의 군인으로서의 능력을 폄하하고 비난하여 언어폭력으로 인정되었습니다.
• 직권남용의 정의 (징계규정)​: 공무원이 권한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정의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수사관 E의 수사권에 대해 직무상 명령을 발할 직무권한이 없었으므로 직권남용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징계처분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판례 법리)​: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게 됩니다. 법원은 직무의 특성,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며, 여러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징계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위법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 근무성적, 전력, 전후 비위 사실 등도 징계양정 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상급자의 언행 책임: 군대와 같이 엄격한 상명하복 관계의 조직에서는 상급자의 사소한 언행이라도 하급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지휘관은 직무상 질책이나 지시를 할 때에도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표현해야 하며, 특히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비난이나 능력 폄하 발언은 언어폭력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갑질' 및 '언어폭력'의 법적 평가: '갑질행위'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직무권한을 남용하여 부당하게 권리나 권한을 제한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요구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부적절한 지시나 발언만으로는 '갑질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나,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정신적 충격을 주어 정상적인 생활을 저해하는 '언어폭력'은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언어폭력의 판단 시 사용된 언어표현의 실질적 의미, 당사자 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징계위원회의 구성 적법성: 행정규칙인 육군규정이나 행정예규에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세부 기준이 있더라도, 상위 법령(구 군인사법, 군인 징계령)이 정한 최소한의 요건(심의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 등 3명 이상, 장교 1명 이상 포함)을 충족했다면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행정규칙은 대외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 복수의 징계사유와 징계 수위: 여러 가지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된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지휘·감독자 지위에 있거나 피해자가 다수인 경우, 징계 수위가 가중될 수 있습니다. 징계양정기준은 합리성이 인정되는 한 존중되며, 위반 행위의 내용, 정도, 행위자의 직위, 군의 특수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