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A 주식회사가 B군에 위치한 D공원에 상업시설을 짓기 위한 사업시행 허가를 신청했으나, B군수로부터 불허가 처분을 받았습니다. A사는 과거에도 숙박시설 조성을 위해 유사한 신청을 했다가 불허가 처분을 받고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신청은 규모를 축소하여 근린생활시설(상업시설)을 건립하려는 것이었으나, B군수는 여전히 진입도로(기존교량) 확장 및 주차장 증설 등 기반시설 미비, 그리고 공원의 공익기능 저해 우려를 이유로 불허가했습니다. A사는 불허가 처분이 사실오인과 신의성실의 원칙, 자기구속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B군은 2004년부터 경남 D공원에 상업 및 숙박시설 건립을 위한 공원계획을 여러 차례 고시했습니다. 2016년 A 주식회사는 B군과 D공원에 숙박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2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2020년 A사는 D공원에 숙박 및 근린생활시설 건립을 위한 공원사업시행 허가를 신청했으나, B군수는 진입도로(기존교량) 폭 협소, 주차장 부족, 공원 공익기능 저해 우려 등을 이유로 불허가했습니다. A사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022년 최종 패소했습니다. 2022년 12월, A사는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하여 근린생활시설(상업시설) 건립을 위한 공원사업시행 허가를 다시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B군수는 또 다시 기존교량 확장 및 주차장 증설 등 기반시설 정비 미비를 이유로 불허가 처분했습니다. 이에 A사는 2023년 행정심판을 거쳐 같은 해 1월, 이 불허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A 주식회사는 B군수의 공원사업시행 불허가 처분이 사실오인,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그리고 자기구속 및 평등의 원칙 위반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공원사업 시행 허가 여부는 사업장소의 현상, 위치, 주위 상황, 사업 내용, 규모, 환경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재량행위라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B군수가 제시한 불허가 사유, 즉 기존교량 확장 및 주차장 증설 등 기반시설 미비로 인한 공원 이용 불편 및 공익기능 저해 우려가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업무협약의 추상성, B군의 기반시설 설치 노력, 그리고 다른 사업과의 규모 및 목적 차이를 들어 신의성실 및 평등의 원칙 위반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B군수의 불허가 처분에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의 위법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자연공원법에 따른 공원사업시행 허가의 성격과 재량권 행사, 그리고 행정법의 일반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 자기구속 및 평등의 원칙이 주로 다루어졌습니다.
자연공원사업 시행허가의 재량행위 성격: 법원은 자연공원사업의 시행 허가 여부가 국토 및 자연의 유지와 환경 보전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사업장소의 현상과 위치, 주위 상황, 사업 내용, 규모, 환경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는 '재량행위'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두13553 판결,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두5092 판결 등 참조). 이는 공원 관리청이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재량권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관리청의 판단이 재량권의 외적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원시설 설치의 원칙: 공원계획에 시설 설치가 예정되어 있더라도, 개발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합리적인 단계를 거쳐 일관성 있게 시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숙박시설 및 상업시설과 같은 집단시설지구의 경우, 기반시설 공사가 선행되거나 동시에 시행될 필요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두13553 판결 취지 참조). 이는 공원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법률관계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고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추상적 규범입니다. 다만, 행정법 관계에서는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여 처분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적용됩니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두1123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업무협약의 내용이 추상적이었고, 피고가 기반시설 설치를 위해 노력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확정적인 허가를 해줄 것이라는 신의를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자기구속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 행정청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해 선례를 남겼을 경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선례와 다르게 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사업시행자로 설치한 체험관광시설과 원고의 상업시설은 규모, 사업 목적, 위치 등이 달라 동일하게 비교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원칙들이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원 내 사업을 추진할 때는 단순히 공원계획에 시설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업 허가가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 허가 여부는 해당 사업이 자연공원의 지속적인 이용과 환경보전에 미치는 영향, 기반시설 확충 여부, 주변 교통 및 주차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는 재량행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공원 관리청의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면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업무협약을 체결했더라도 내용이 추상적이거나 명확한 허가 확약이 아닌 경우, 이를 근거로 행정청의 신의성실 위반을 주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행정청이 기반시설 설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단순히 지연된다는 이유만으로 의무를 해태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전에 제기했던 유사한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의 결과는 이후의 소송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전 소송에서 다뤄진 쟁점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기존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공원 사업 사례와 비교하여 평등의 원칙 위반을 주장할 때는 사업의 규모, 목적, 위치 등 핵심적인 요소들이 실제로 동일한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단순히 일부 조건이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평등의 원칙이 위반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