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강도/살인 · 노동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사고에 대한 항소심 판결입니다. 첫째, 피고인 B이 운영하는 장례식장 주차장 옆 배수로에 피해자가 빠져 상해를 입은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입니다. 피고인 B은 배수로가 국유지여서 임의로 덮개를 설치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 유죄를 유지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둘째, 피고인 B과 C가 관련된 병원 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베란다 추락 사망 사건입니다. 검사는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업무상 과실이나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피고인 B과 검사 모두 양형 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이 또한 기각되었습니다.
장례식장 배수로 사고는 피고인 B이 운영하는 장례식장 주차 구역 인근에 덮개 없이 개방된 배수로가 있었고, 야간에 식별이 어려워 방문객 A가 빠져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피고인 B은 배수로가 농어촌정비법상 농업생산기반시설이고 국가 소유이므로 임의로 덮개를 설치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병원 알츠하이머 환자 사망 사고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환자 H가 병실을 배회하다가 출입문에 별도의 잠금장치가 없는 베란다로 나갔고, 이로 인해 낙상하여 사망에 이른 사건입니다. 검사는 피고인들(B, C)이 환자의 위험 징후를 인지했음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B이 국가 소유의 배수로에 대해 덮개를 설치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지 여부, 병원 직원들(B, C)이 알츠하이머 환자 H의 사망에 대해 업무상 과실 및 결과 발생의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각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적정한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B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 B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에 대한 유죄 및 벌금 300만 원은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B과 C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 역시 유지되었습니다. 양측의 양형 부당 주장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 B의 항소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 판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형법상 업무상 과실은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그 직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해를 입혔을 때 성립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업무상 주의의무의 내용과 결과 발생의 예견 가능성입니다.
장례식장 배수로 사고의 경우, 피고인 B은 주차된 차량과 배수로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야간 식별이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배수로에 사람이 빠질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전면주차 유도나 경고 표지 설치, 또는 안전 덮개 설치와 같은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농어촌정비법 제18조 제3항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구조상 주요 부분 손괴, 허락 없는 수문 조작, 불법 점용 및 사용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B의 변호인은 안전 덮개 설치가 이 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낙상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덮개 설치가 위 조항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병원 환자 사망 사고의 경우, 법원은 알츠하이머 환자 H에게 여러 위험 징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과실이나 사망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려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에 대한 예견 가능성 및 그에 따른 회피 의무가 명확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은 항소법원이 항소가 이유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 B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 조항에 따라 기각되었습니다.
개인이나 시설 관리자는 본인이 직접 소유하지 않은 시설물이라 할지라도 관리하는 영역 내에 있다면,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예측 가능한 위험이 있는 경우,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 설치나 안전장치 마련 등 최소한의 예방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야간 식별이 어려운 곳이나 이용객의 특성상 사고 위험이 높은 곳(예: 노약자 이용 시설)에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낙상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덮개 설치가 농어촌정비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므로, 법적 제약이 명확하지 않다면 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츠하이머 환자 등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 구체적인 위험 징후가 나타났을 때 집중적인 관리와 물리적 제한 조치(예: 잠금장치)를 고려해야 하지만, 막연한 위험 가능성만으로는 형사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다른 유사한 곳에 안전 덮개를 설치한 경험이 있다면, 이는 추가적인 사고 예방 조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