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폐석산 불법 폐기물 매립 환경 오염 행정대집행 비용 청구 사건

주식회사 A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화학점결 폐주물사 약 2,366톤을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체인 유한회사 B에 위탁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B는 해당 폐주물사를 처리할 수 없는 업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익산시 폐석산에 불법 매립했고 이로 인해 고농도 중금속 침출수가 유출되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익산시는 환경오염의 긴급성을 이유로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조치명령과 행정대집행법상 계고 및 대집행 영장 통지 절차를 생략한 채 행정대집행을 실시했으며 대집행에 소요된 비용 약 1억 7천6백만 원을 주식회사 A에 납부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명령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개정 폐기물관리법의 소급 적용 가능성과 행정대집행 절차의 긴급성 요건 충족, 폐기물 위탁자의 확인 의무 위반, 환경오염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익산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주강 주조업을 하는 회사로 화학점결 폐주물사를 배출하여 유한회사 B에 처리를 위탁했습니다.
• 유한회사 B(유한회사 C):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은 업체로 주식회사 A로부터 위탁받은 화학점결 폐주물사를 불법 매립하여 환경오염을 유발했습니다.
• 익산시장: 불법 매립된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그 비용을 주식회사 A에 부과한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주식회사 A가 유한회사 B에 화학점결 폐주물사 처리를 위탁했으나 B가 이를 익산시 폐석산에 불법 매립하여 발생한 광범위한 환경오염 문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불법 매립된 폐기물에서 고농도의 중금속 침출수가 지속적으로 유출되어 토양, 지하수, 하천 오염 및 주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했습니다. 익산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대집행 비용을 폐기물 배출자인 주식회사 A에게 부과하자 A는 해당 비용납부명령의 취소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익산시가 적용한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가 개정 법률 시행 전의 위반 행위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해당 조항이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2. 침출수 누출 등으로 주민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조치명령과 행정대집행 계고 및 대집행 영장 통지 절차를 생략하고 대집행을 할 만큼 긴급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3. 주식회사 A가 폐기물관리법상 위탁자로서 폐기물처리업체의 처리 능력을 확인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4. 주식회사 A의 위탁 행위와 폐석산의 환경오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5. 익산시가 주식회사 A에 대집행 비용을 부과한 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책임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익산시가 주식회사 A에 내린 행정대집행 비용납부명령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개정 폐기물관리법의 적용 및 소급입법 여부: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는 폐기물로 인한 환경 위해가 계속되는 경우에 긴급하게 조치할 필요가 있을 때 적용되며 이는 과거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부진정 소급입법에 해당하여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환경 보호라는 공익이 개인의 재산권 보호보다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 행정대집행 절차의 긴급성 인정: 이 사건 폐석산에서 고농도 유해물질 침출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저류조가 만수위에 근접하여 여름 장마철에 심각한 환경오염 확산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으므로 조치명령이나 계고, 대집행 영장 통지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급한 상황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위탁자의 확인 의무 위반: 주식회사 A는 B의 허가 내용에 '점토점결 폐주물사'만 처리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화학점결 폐주물사' 처리를 위탁하여 폐기물관리법상 위탁자의 확인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환경오염과의 인과관계 인정: 화학점결 폐주물사에 유해물질이 포함될 수 있고 이를 관리형 매립시설 외에 매립하는 것이 금지되는 점, 실제 매립지 상부층에서 오염이 심각하게 나타난 점 등을 종합하여 주식회사 A의 위탁 의무 위반이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아님: 환경오염 제거 및 주민 건강 보호라는 공익이 매우 크고 오염원이 혼합되어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폐기물 배출량에 비례하여 비용을 부과한 것이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았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환경 보호의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주로 적용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1항 제3호 (구 폐기물관리법):

  • 이 조항은 사업장폐기물 배출자가 폐기물 처리를 위탁할 경우, 수탁자가 해당 폐기물을 처리 기준과 방법에 맞게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환경부령에 따라 확인한 후 위탁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주식회사 A는 화학점결 폐주물사 처리가 허용되지 않는 B에 폐기물 처리를 위탁함으로써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개정 폐기물관리법):

  • 이 조항은 '침출수 누출, 화재 발생 등으로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등 명령의 내용이 되는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긴급하게 실시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폐기물 처리 조치명령을 내리지 않고도 대집행을 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익산시는 이 조항을 근거로 폐석산의 심각한 침출수 문제에 대한 긴급한 대집행을 실시했습니다.
  • 법원은 이 조항의 적용이 개정 법률 시행 전의 위반 행위로 인한 현재의 환경 위해에 대한 조치이므로 헌법상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이 아닌 허용되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3항:

  • 행정대집행은 원칙적으로 계고와 대집행영장 통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조항은 '비상시 또는 위험이 절박한 경우에 있어 해당 행위의 급속한 실시를 위하여 대집행 계고와 대집행 영장의 통지 절차를 취할 여유가 없을 때'에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집행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폐석산의 환경오염 상황이 이 요건을 충족하는 긴급한 경우였다고 보았습니다.

• 신뢰보호의 원칙 및 소급입법 금지 원칙:

  • 소급입법은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새로운 법을 적용하는 진정소급입법과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적용하는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나뉩니다. 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부진정소급입법은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을 통해 제한적으로 허용됩니다.
  • 이 사건에서는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가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이라는 '계속 중인 사실'에 적용되므로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며 환경 보호라는 공익이 개인의 신뢰 보호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조항의 적용이 위헌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비례의 원칙 및 책임의 원칙:

  • 행정처분은 행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비례의 원칙). 또한 자신의 책임 범위 내에서만 부담을 져야 합니다(책임의 원칙).
  • 법원은 익산시가 폐기물 배출량에 비례하여 비용을 부과한 방식이 합리적이며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매우 커 주식회사 A의 경제적 부담이 크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2항,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2항:

  • 이들 법률은 환경오염을 일으킨 자가 둘 이상인 경우 어느 원인자에 의해 환경 피해가 발생했는지 알 수 없을 때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폐기물이 혼합 매립되어 특정 원인자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참고 사항

폐기물 배출자로서 폐기물 처리업체 선정 시 다음과 같은 점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처리업체 허가 사항 철저 확인: 위탁하려는 폐기물의 종류, 성상(예: 점토점결, 화학점결 등), 구체적인 재활용 또는 처리 방법이 처리업체의 허가 범위 내에 있는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폐주물사' 처리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어도 세부 종류에 따라 처리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습니다.
• 수탁처리능력 확인서 꼼꼼히 검토: 폐기물처리업 허가증 사본 등 수탁처리능력 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을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해당 폐기물을 적법하게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 환경오염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 인식: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 배출자가 위탁업체의 불법 처리로 인한 환경오염 사고 발생 시에도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배출자가 위탁업체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더 높은 주의 의무를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 행정대집행의 긴급성 요건: 환경오염이 심각하여 주민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중대한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행정기관은 조치명령 등 일반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대집행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비용은 원인 제공자에게 부과됩니다.
• 법령 개정 전 위반 행위에 대한 적용: 환경 관련 법규는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이 크기 때문에, 법령 개정 전에 발생한 위반 행위로 인한 환경 위해가 법 개정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개정된 법령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행위에 대한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현재의 환경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