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시설 사업계획 부적정 통보 취소 소송

주식회사 A가 익산시에서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을 하고자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익산시장이 인근 주택 및 축사와의 거리 제한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부적정 통보를 한 사건입니다. A사는 주택 및 축사가 무허가 건물이므로 거리 제한 대상이 아니며 과거 승인 이력 등을 고려할 때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환경보호의 취지와 실제 거주자 및 축사 운영의 중요성을 인정하여 익산시장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 A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익산시에서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을 하고자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부적정 통보를 받은 원고 회사입니다.
• 익산시장: 주식회사 A의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에 대해 부적정 통보 처분을 내린 피고 행정기관입니다.
• G: 주식회사 A의 사업 예정지 인근에 있는 주택에 실제로 거주하며 축사를 운영하는 제3자입니다.
• 유한회사 F: 과거 주식회사 A의 전신으로 언급되었으나 법원에서 별개의 회사로 판단한 법인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익산시 B, C 일대에서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을 하기 위해 익산시장에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사업 예정지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약 170m 떨어진 곳에 제3자 G이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고 거주하는 무허가 주택과 흑염소를 사육하는 축사가 있었습니다. 익산시장은 익산시 폐기물관리조례에 따른 지침상 사업 예정지 반경 300m 이내에 주택 및 기타시설이 있어 거리 제한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주식회사 A의 사업계획에 대해 2019년 8월 26일 부적정 통보를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해당 주택 및 축사가 무허가 건축물이므로 지침상 거리 제한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익산시 폐기물처리업 허가 세부지침에서 규정하는 ‘주택 및 기타시설’의 범위에 건축법상 허가받지 않은 건물이 포함되는지 여부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의 적합 여부를 판단할 때 무허가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축사가 운영되는 상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보아 재량권 행사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익산시장의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부적정 통보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도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익산시장)의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부적정 통보 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적정성 판단 시 행정청에 폭넓은 재량권이 있다고 보았으며, 인근 주택 및 축사가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지 않았더라도 실제 거주자가 존재하고 오염물질 배출의 우려가 있다면 환경보호 및 주민 생활환경 보호를 위해 부적정 통보를 한 익산시장의 처분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의 적정성 판단과 관련하여 주로 적용된 법령 및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이 조항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은 시장, 군수, 구청장이 사람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적합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조항의 취지를 바탕으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로부터 일정한 거리 내에 있는 인근 주택이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어 있는지 여부보다 실제로 그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존재하여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환경오염이나 악취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는지 여부가 사업계획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실제 환경 영향이 서류상의 건축 허가 여부보다 우선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입니다.
2. 폐기물처리업 허가업무 처리지침 및 익산시 폐기물관리조례에 따른 허가 세부지침: 이 지침들은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며, 이 사건에서는 사업 신청 부지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300m 이내에 ‘주택 및 기타시설’이 있는 경우 허가를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주택’의 경우 미등재 건축물이 제외되지만 ‘기타시설’의 경우 미등재 건축물이 제외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이 사건 축사가 ‘기타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지침은 행정청이 재량권을 행사할 때 참고하는 중요한 내부 규정이지만 법원은 지침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이라도 실제 환경 영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3. 행정청의 재량권 및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폐기물관리법령 등 관련 규정들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의 적합 여부 판단에 대해 행정청에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재량권 행사의 적법성 여부를 심사할 때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 주민들의 생활환경 등 구체적 지역 상황, 상반되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권익 균형과 환경권 보호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5579 판결 등 참조). 특히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거나 형평·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익산시장이 인근 주택 및 축사로 인한 환경오염 및 악취 발생 우려를 고려하여 내린 부적정 통보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축산법 제22조 제2항: 이 조항은 이 사건 축사가 가축사육업 등록을 한 시설임을 뒷받침하는 법령입니다. 비록 가축분뇨법상 가축사육 제한구역에 위치하더라도 일정 면적 미만(이 사건 축사는 197.6㎡로 200㎡ 미만)의 양 사육시설은 가축분뇨 배출시설 신고 대상이 아니므로 그 자체로 불법적인 시설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며 이는 주택 및 축사의 실질적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5.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제33조 제1항: 이 조항에 따라 창업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승인이 의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과거 유한회사 F이 의제된 승인을 받았음에도 2년 이내에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해 그 승인이 취소되었고 현 원고인 주식회사 A는 이와 별개의 회사로 판단되어 새로운 사업계획 심사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과거의 승인이 현재의 사업 계획 적정성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고 사항

폐기물처리 시설과 같이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사업을 계획할 때는 관련 법령뿐만 아니라 지자체 조례 및 세부 지침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거리 제한 규정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지 않은 무허가 건물이라 할지라도 실제 사람이 거주하거나 동물이 사육되는 등 환경오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행정청이 재량권을 행사하여 사업 계획을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무허가라는 이유만으로 거리 제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업계획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행정청은 인근 주민의 생활환경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폭넓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사업 추진 시 인근 주민의 환경권 보호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과거에 유사한 사업 계획 승인을 받은 이력이 있더라도 법령상 요구되는 기한 내에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해 승인이 취소되었다면 새로운 사업 계획 심사에서는 이전 승인 이력이 그대로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