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양계농장 고병원성 조류독감 예방적 살처분 명령 취소 판결

익산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익산시장은 발생 농장 반경 3km 이내 보호지역에 있는 양계농장 주인 A에게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내렸습니다. 원고 A는 자신의 농장이 AI에 감염되지 않았고 환경 관리도 잘 되어있으며 살처분 명령이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I의 높은 전파 가능성과 공익상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익산시장의 살처분 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익산시 망성면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받은 농장주
• 피고 익산시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원고의 농장에 살처분 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장

분쟁 상황

2017년 2월 27일 익산시 용동면의 한 양계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3월 5일 최초 발병 농장으로부터 반경 1.5km 이내 두 농장에서도 AI가 추가로 발생하여 총 3개 농장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 6일 긴급 회의를 통해 최초 발병 농장으로부터 3km 이내 20개 가금농가 전체에 대해 살처분을 결정했으며 전라북도지사는 익산시장에게 이 지시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익산시장은 3월 10일 최초 발병 농장에서 약 2.05km 떨어진 지점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던 원고 A에게 산란계 46주령 5,000수에 대한 살처분 명령을 내렸고 원고는 이 명령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익산시장의 살처분 명령이 '가축전염병 예방법' 및 관련 고시에 따른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 둘째, 살처분 명령이 피고 익산시장의 재량권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익산시장의 살처분 명령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의 농장이 최초 발병 농장으로부터 약 2.05km 떨어진 '보호지역'에 위치하여 살처분 명령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익산시장이 처분 당시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명령을 내렸으므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서도 AI의 높은 전파력, 전국적인 확산 상황, 공익상 필요성, 원고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살처분 명령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적법한 행사였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례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20조(살처분 명령)​: 이 법은 시장·군수·구청장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제1종 가축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해당 전염병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믿을 만한 역학조사·정밀검사 결과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그 가축이 있었던 장소를 중심으로 전염병이 퍼질 우려가 있는 지역(이 사례의 '보호지역')에 있는 가축의 소유자에게도 지체 없이 살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원고의 농장이 최초 발병 농장으로부터 약 2.05km 떨어진 보호지역에 위치하여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2.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제2조 제5호(보호지역 정의)​: 이 고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부터 3km 이내의 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익산시장은 이 기준에 따라 원고의 농장을 보호지역으로 판단하여 살처분 명령을 내렸습니다.
3.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제17조(살처분 등)​: 이 조항은 시장·군수가 예방적 살처분을 결정할 때 해당 지역의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또는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법원은 익산시장이 이 요령에 따라 관련 위험도를 충분히 고려했음을 인정했습니다.
4.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살처분 보상금)​: 이 법은 살처분 명령에 따라 가축이 살처분된 경우 그 소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농가의 피해를 일부 경감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살처분 명령의 공익성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로 이 보상금 지급 가능성을 고려했습니다.
5. 행정처분 재량권의 범위: 법원은 행정처분이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공익과 사익의 균형 등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하여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AI의 높은 전파력, 전국적 확산, 공익상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여 익산시장의 살처분 명령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적법한 처분으로 인정되었습니다.
6. 처분 시 법령 및 사실상태 기준 원칙: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원칙적으로 그 처분이 있었던 시점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법원은 살처분 명령 이후 원고 농장의 가축들이 AI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예방적 살처분 대상 지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제1종 가축전염병의 경우 발생 농장 주변의 '보호지역'(일반적으로 반경 3km 이내) 내 가축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예방적 살처분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2. 개별 농장의 위생 상태 고려: 자신의 농장이 AI에 직접 감염되지 않았거나 위생 관리가 우수하다 하더라도 전염병의 확산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공중 보건과 축산업 보호라는 공익상의 목적을 위해 예방적 살처분 명령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개별 농장의 특수성만을 이유로 살처분 명령이 위법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3. 행정기관의 판단 기준: 행정기관의 살처분 명령은 해당 지역의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또는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지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이러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4. 피해 보상: 살처분 명령으로 인해 가축이 살처분된 경우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에 따라 국가로부터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농가의 재산권 침해를 완화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5. 처분 시점 기준: 행정처분의 적법성 여부는 원칙적으로 그 처분이 있었던 시점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처분 이후의 사정(예: 실제 AI에 걸리지 않은 사실)만으로 처분이 위법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