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입한 금은 원재료에 대한 관세와 가산세 부과 적법성 다툼 사건

원고는 미국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금은 원재료를 수입신고 없이 국내로 반입하여 귀금속을 제조한 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관세법 위반으로 벌금과 추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세관장은 원고의 무신고 수입에 대해 관세, 부가가치세, 가산세를 부과하였고, 원고는 이 부과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세관장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라는 상호로 귀금속 가공업을 영위하는 사업자. 미국 업체로부터 금은 원재료를 무상으로 공급받아 가공 후 다시 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 피고 인천공항 국제우편 세관장: 원고의 수입신고 없는 금은 반입에 대해 관세, 부가가치세, 가산세 등 총 205,166,570원의 세금을 부과한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 이 사건 수출업체 'C': 미국에 있는 업체로 원고 A에게 금은 원재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원고가 가공한 귀금속 제품을 다시 수입하는 거래 관계에 있는 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B'라는 상호로 귀금속 가공업을 운영하면서, 미국의 'C' 업체로부터 금과 은 원재료를 무상으로 국제우편을 통해 공급받아 반지, 목걸이 등 귀금속 제품을 제조한 후 다시 'C'에 수출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수입신고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금은 원재료를 국내에 반입했습니다. 이 사실이 적발되어 원고는 2018년 4월 6일 인천지방법원에서 관세법 위반으로 벌금 2,000만 원과 추징 1,105,426,660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 인천공항 국제우편 세관장은 원고가 수입신고 없이 물품을 수입한 것을 근거로 2019년 4월 4일 원고에게 관세 30,921,520원, 부가가치세 106,164,460원, 가산세 68,080,590원 등 총 205,166,57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부과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2019년 11월 27일 기각되자, 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원고가 관세법 위반으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후, 선고유예 기간(2년)이 경과하기 전에 세관장이 관세 등을 부과한 것이 부당한지 여부.
2. 원고가 수입신고를 하지 않아 관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 가산세 부과를 면제할 수 있는지 여부.
3. 세관장이 과세가격을 결정한 방식이나 산출 근거를 처분서에 명시하지 않은 것이 처분을 위법하게 만드는 사유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인천공항 국제우편 세관장이 2019년 4월 4일 원고에게 부과한 관세 30,921,520원, 부가가치세 106,164,460원, 가산세 68,080,590원의 부과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의 모든 주장을 법률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세관장이 원고에게 부과한 관세, 부가가치세, 가산세는 정당한 처분이며, 원고는 해당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 관세법 제21조 제1항 (관세 부과의 제척기간): 관세는 해당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이 지나면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관세 부과의 유효 기간을 설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세관장의 처분은 이 제척기간 내에 이루어졌습니다.
• 관세법 시행령 제6조 및 관세법 제16조 (관세 부과의 제척기간 기산일 및 과세 기준): 수입신고를 하지 않고 수입된 물품의 경우, 물품이 국내에 수입된 때를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로 보아 제척기간을 산정합니다. 또한 관세는 수입된 때의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따라 부과됩니다. 원고의 경우 물품이 국내에 반입된 각 범행일자를 기준으로 관세 납부 의무가 성립하고 제척기간이 시작되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관세법 제240조 제1항 제6호, 제282조 제3항 (몰수 갈음 추징과 관세 징수 면제): 범칙 물품을 몰수할 수 없을 때 그 가액 상당액을 추징할 수 있으며(제282조 제3항), 이렇게 '몰수를 갈음하여 추징된 물품'은 적법하게 수입된 것으로 보아 관세 등을 따로 징수하지 않습니다(제240조 제1항 제6호). 그러나 원고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은 실효되지 않아 이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보아, 세관의 관세 부과가 가능했습니다.
• 관세법 제38조 제1항 (납세의무의 신고납부 원칙): 물품을 수입하려는 자는 수입신고 시 세관장에게 관세 납부에 관한 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수입자가 관세 납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함을 명확히 합니다.
• 관세법 제35조 (과세가격 결정) 및 제39조 제1항 (세관장의 부과고지): 관세의 과세가격은 수입 물품의 중량에 국제 시세 등을 적용하여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으며,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물품에 대해서는 세관장이 직접 관세 등을 부과 고지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세관장은 국제 금 시세를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하고 관세 등을 부과했습니다.
• 관세법 제36조 (과세가격 결정 방법 등의 통보): 세관장은 납세의무자가 요청하면 과세가격 결정에 사용한 방법과 산출 근거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지만, 처분서에 반드시 이를 명시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고 해석되었습니다.
• 형법 제60조 (선고유예의 효과) 및 제61조 (선고유예의 실효):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으로, 2년의 유예 기간이 특별한 사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유예 기간 중이라도 다른 법적 의무 이행과는 별개이며, 실효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몰수를 갈음하는 추징' 규정이 바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 가산세 부과에 대한 법리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3두1829 판결 등): 세법상 가산세는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부과할 수 없지만, 법령의 부지(모름) 또는 오인(잘못 앎)은 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입니다. 원고가 편의상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아 가산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해외로부터 물품을 수입할 때는 유상 여부, 대가 유무와 상관없이 반드시 정식 수입신고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가공 후 재수출하는 경우라도 원재료 수입 시에는 정확한 신고와 관련 서류 제출이 필수적입니다.
• 관세법상 관세 부과 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로부터 5년이며, 수입신고를 하지 않고 수입된 물품의 경우 물품이 수입된 날의 다음 날부터 기산됩니다. 형사 처벌이나 선고유예 판결이 있었다고 해서 이 기간이 정지되거나 연장되지 않습니다.
• 밀수입으로 인해 형사 처벌(벌금, 추징 등)을 받았더라도, 이는 관세 등 조세 부과와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법원에서 '몰수를 갈음하여 추징된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별도로 관세 등의 부과 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가산세는 법규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경우 부과되며, 단순히 법규를 몰랐거나 착오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가산세 부과를 면제받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한미 FTA와 같이 관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편의상 신고를 회피한 경우는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 세관의 과세가격 결정 방법이나 산출 근거는 납세의무자가 서면으로 요청할 경우 세관이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지만, 처분서에 반드시 그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 의무는 없습니다. 관련 정보가 이미 형사 절차 등에서 공개되어 납세의무자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