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 임금 체불 책임 다툼 사건

G 주식회사의 실경영주인 피고인 A가 하도급 업체의 일용직 근로자 35명에 대한 임금 7,760,000원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되어 원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근로자들의 고용주체가 피고인 측이 아닌 하도급 업체였고 고의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이 파기되고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G 주식회사의 실경영주로, 하도급 업체의 일용직 근로자 임금 체불 혐의로 기소된 자입니다.
• G 주식회사: 피고인 A가 실경영주로 있는 회사이자 H 신축공사의 원수급인입니다.
• D: G 주식회사로부터 H 신축공사의 일부를 하도급받은 회사입니다.
• H 주식회사: 신축공사를 G 주식회사에 도급한 회사입니다.
• 이 사건 근로자들: L 인력사무소의 소개로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근무했으나 임금을 받지 못한 일용직 근로자 총 35명입니다.
• L (대표 I): 일용근로자들을 공사현장에 소개해준 인력관리 사무소입니다.

분쟁 상황

G 주식회사(원수급인)의 실경영주인 피고인 A는 H 신축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사 일부를 D 회사에 하도급 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L 인력사무소를 통해 하도급 업체인 D를 통해 공사 현장에 일용직 근로자들이 투입되었습니다. 이후 G과 D 사이에 공사 진행 관련 마찰이 발생하면서 G 측이 인력 관리에 다소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06년 7월 25일부터 같은 해 8월 5일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를 포함한 총 35명의 임금 합계 7,760,000원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A를 근로기준법 위반(임금 체불) 혐의로 기소하였고, 피고인은 이 근로자들이 자신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라 D가 고용한 근로자들이라고 주장하며 임금 체불 혐의를 부인하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한 일용직 근로자들의 실제 고용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점과, 만약 피고인 A에게 임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 체불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원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의 계약 관계에서 근로자 고용 주체의 변경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유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최초에는 하도급인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공사현장에 투입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G과 D 사이에 공사 진행 관련 마찰이 발생하면서 G 측이 인력 관리에 다소 주도적으로 개입한 정황은 인정했지만, D와의 하도급 계약이 명시적으로 해지되거나 근로자들과 G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설령 G이 직접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G과 D 사이에 고용 주체 변경 여부에 대한 분쟁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아, 결과적으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 근로기준법 (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금품 청산)​: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나도록 근로자들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 구 근로기준법 제112조 (벌칙 조항)​: 제36조를 위반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임금 체불죄는 사용자의 고의성이 전제되어야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즉, 사용자가 임금 지급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처벌됩니다. 대법원은 임금 지급 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이 사건 항소심에서도 피고인과 하도급 업체 간에 고용 주체에 대한 분쟁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판결)​: 이 조항은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고용주체라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부족하고,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최종적으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항소와 판결)​: 이 조항은 항소법원이 항소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법원은 피고인의 항소이유(사실오인 주장)가 타당하다고 인정하여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스스로 무죄를 선고하는 새로운 판결을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고용 주체 명확화: 하도급 계약 관계에서 근로자를 고용할 때는 실제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서류(근로계약서 등)로 명확히 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하도급 관계가 복잡해지거나 변경될 경우 고용 주체가 누구인지 혼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관련 서류를 반드시 정비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 책임 관계 사전 확인 및 문서화: 원수급인과 하수급인 간에 공사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계약 관계가 변경될 경우,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사전에 분명히 정하고 이를 문서화해두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법적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임금 지급 의무에 대한 다툼의 근거 확보: 근로기준법상 임금 체불은 사용자의 고의성이 인정되어야 처벌됩니다. 만약 임금 지급 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대해 다툴 만한 합리적이고 상당한 근거가 있다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의성이 없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 발생 시에는 관련 증거(계약서, 작업일지, 인력 요청 기록 등)를 철저히 확보하여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 근로계약 변경 시 명시적인 서류 작성: 하도급 계약이 해지되거나 고용 주체가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존 근로자들과 새로운 고용주체 사이에 명시적으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관련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단순히 현장 관리자가 변경되거나 임금 지급 방식이 달라지는 것만으로는 고용 주체가 변경되었다고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