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이 직장 동료인 척추 장애인을 두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죄의 보호 대상인 장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해자가 비장애인보다 특별히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벌금 3천만 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A는 직장 동료인 피해자 B(56세, 지체 척추 장애 5급)에게 두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저질렀습니다. 첫 번째는 2018년 5월 3일 12:00경 나주의 한 휴게실에서 앉아있던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밀어 넘어뜨린 후 고환과 성기를 움켜잡아 추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2018년 5월 8일 같은 장소에서 바닥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다리를 잡아 들어 올려 저항하지 못하게 한 후 고환과 성기를 움켜잡아 다시 추행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멱살을 잡거나 다리를 들어 올리는 등 강제 행위를 했는지 여부와 피해자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3항이 정하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 해석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00,000원을 선고하고, 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또한,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령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지만, 공개명령, 고지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밀어 넘어뜨리거나 다리를 잡아 들어 올리는 등의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했음이 인정되며, 피해자 B가 지체(척추)장애 5급으로 인해 비장애인보다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에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개정 전) 제6조 제3항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법 조항은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강제추행을 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에서 말하는 '장애인'이 반드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장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객관적으로 비장애인보다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에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정도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도17712 판결 참조). 피해자 B가 지체(척추)장애 5급으로 인해 이러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법적용의 정당성을 뒷받침했습니다. 또한,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처벌하는 일반 조항이며,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3항은 장애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특별 조항으로 적용됩니다. 피고인의 두 차례 범행에 대해서는 형법 제37조, 제38조, 제50조에 따른 경합범 가중 처벌 원칙이 적용되어 형량이 결정되었습니다. 벌금 미납 시 노역장 유치(형법 제70조, 제69조), 가납명령(형사소송법 제334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성폭력처벌법 제16조) 등도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신상정보 등록 의무(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43조)는 있으나, 공개·고지 명령(성폭력처벌법 제47조, 제49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50조) 및 취업제한 명령(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은 피고인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면제되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의 범위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비장애인보다 특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장애가 있다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에서 동료에게 신체적 접촉을 가할 때는 상대방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해야 하며, 특히 장애가 있는 동료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목격자 진술, 녹취록, 장애인 증명서 등 다양한 증거가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해자의 주장과 무관하게 법적 판단을 통해 피해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주저하지 말고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범죄의 유무죄 판단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