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작업 중 추락 사망 사고 손해배상 판결

이 사건은 공사 현장에서 철골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한 근로자 B의 유족 측이, B의 고용주이자 철골공사를 하도급받은 피고 D를 상대로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 D가 작업 중 근로자 B의 추락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 D는 원청 회사 E와 공동으로 망인 B의 유족 측(원고)에게 일실수입 및 위자료 등 총 250,338,000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다만, 망인 B에게도 스스로의 안전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어 피고의 배상 책임은 70%로 제한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채무자 망 B 상속재산의 파산관재인 C (공사 중 사망한 근로자 B의 상속 재산을 관리하며 소송을 이어받은 자)
• 피고: D (사망한 근로자 B의 고용주이자 철골 공사 하도급 업체)
• 사고 당사자: 망 B (피고 D의 근로자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하여 사망함)
• 관련 업체: 주식회사 E (원청인 F으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피고 D에게 철골 공사를 하도급한 회사)
• 관련자: J (E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 L (망 B의 사실혼 배우자이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 수령인)

분쟁 상황

주식회사 F은 E에게 밀양시 소재 공장 신축 공사를 도급했고, E는 다시 피고 D에게 철골 공사를 1,188,000,000원에 하도급했습니다. 2021년 8월 31일, 피고 D의 근로자인 B는 이 사건 공사 현장의 2층(약 7m 높이)에서 데크플레이트 설치 작업 중 발을 헛디뎌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하여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이 사고로 피고 D, E의 현장소장 J, 그리고 E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사망한 B의 상속 재산 파산관재인인 C가 B의 고용주인 피고 D와 원청인 E를 상대로 안전배려의무 위반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가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 즉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사망한 근로자의 일실수입과 위자료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근로자 본인의 과실이 손해배상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실혼 배우자가 수령한 유족급여를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D가 주식회사 E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250,338,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년 8월 31일부터 2024년 6월 12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25%,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 D가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 B가 사망에 이른 사실을 인정하고, 이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물어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근로자 B에게도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배상책임을 70%로 제한하여 총 250,338,000원의 배상액을 인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를 근거로 합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D는 7m 높이의 2층에서 데크플레이트 설치 작업을 하는 근로자 B에게 추락 방지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 법을 위반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 제2호: 높이 또는 깊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는 안전대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피고 D는 B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지 않아 이 규칙을 위반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작업발판을 설치하거나, 곤란한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고, 이마저도 곤란할 경우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 위험을 방지해야 합니다. 피고 D는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않고, 안전대 착용 조치도 미흡하여 이 규칙을 위반했습니다.
• 불법행위 책임: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은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 손해배상의 범위 (일실수입 및 위자료): 사고로 인한 사망의 경우 망인의 일실수입과 유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산정합니다. 일실수입은 망인의 소득, 가동연한, 가동일수 등을 기준으로 하고, 위자료는 여러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됩니다.
• 과실상계: 피해자에게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과실이 있는 경우, 이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하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보아 피고의 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 유족급여의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는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공제되지만, 수급권자가 망인의 공동상속인이 아닌 경우에는 공제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사실혼 배우자가 수령한 유족급여는 이 사건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반드시 필요한 추락방호망, 작업발판, 안전대 지급 및 착용 지시 등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 근로자의 안전 확보 노력: 근로자 또한 추락 위험 작업 시 고용주에게 안전 조치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사고 발생 시 본인에게도 과실이 인정되어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손해배상 항목 및 산정: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의 경우, 일실수입(사망으로 인해 상실된 수입), 위자료 등이 손해배상 항목에 포함됩니다. 일실수입 산정 시에는 망인의 소득, 가동일수 등을 고려하며, 최근 법원의 판단 경향에 따라 월 가동일수가 20일로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위자료는 사고 경위, 망인의 나이 및 가족 관계, 형사합의금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와 손해배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유족급여를 지급받은 경우, 이는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공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유족급여 수급권자와 망인의 공동상속인이 다른 경우 (예: 사실혼 배우자), 해당 유족급여는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지급될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지 않습니다.
• 공동 불법행위 책임: 여러 사업자(예: 원청과 하도급업체)가 공동으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들은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