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운동장 다툼 서면사과 조치 취소 판결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학생들 간의 다툼과 관련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원고 학생에게 피해 학생에게 서면으로 사과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원고 학생 측은 위원회 구성 절차에 문제가 있었고, 자신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그렇다 해도 조치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이 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 선출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원고 학생이 피해 학생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서면사과 조치는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원고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그 위법성이 '무효'가 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 처분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초등학교 4학년 5반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학교로부터 서면사과 조치를 받은 당사자입니다.
• 원고 법정대리인 부 B, 모 C: 미성년자인 원고 A의 부모로서, 원고를 대신하여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 피고 D초등학교장: 원고 A에게 서면사과 조치를 부과한 학교의 책임자입니다.
• 피해학생 E: D초등학교 4학년 6반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원고 A와 다툼이 있었고, 원고와 동일하게 서면사과 조치를 받은 학생입니다.

분쟁 상황

2019년 5월 14일 점심시간, D초등학교 운동장에서 4학년 5반 학생인 원고 A와 4학년 6반 학생인 피해학생 E는 축구 경기를 하던 중 다투게 되었습니다. 경기가 종료될 무렵, 4학년 5반 학생이 찬 공이 골대로 들어가지 않자 원고 A는 이를 골인으로 주장하며 승리 세레머니를 했습니다. 이에 피해학생 E는 자신의 반이 이겼다고 하며 원고 A에게 공을 던졌고, 두 학생은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학생 E가 원고 A의 목덜미를 잡고 머리를 때렸으며, 원고 A도 피해학생 E의 팔이나 배 등을 잡거나 쳤다는 주장이 오갔습니다. 이 다툼으로 인해 피해학생 E는 팔꿈치 염좌 및 긴장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학부모위원 선출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A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특히 피해학생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학교의 서면사과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넷째, 학교의 처분이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취소 사유에 불과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D초등학교장이 2019년 5월 29일 원고 A에게 부과한 서면사과 조치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이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원고의 주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에 들어간 비용은 피고인 D초등학교장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 선출 절차에 대해서는 후보자 수와 선출 인원이 동일한 경우 투표 없이 이의제기 절차만으로도 적법하게 구성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절차적 하자에 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고 A가 피해 학생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며, 원고의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상의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처분의 조치 원인이 인정되지 않아 서면사과 조치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실관계 오인의 하자가 처분을 당연히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학교폭력예방법)​

• 제2조(정의) 및 제3조(국민의 권리 보호)​: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따돌림 등 신체적·정신적·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 법을 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행위가 법에서 정의하는 '학교폭력', 특히 고의적인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모든 갈등을 학교폭력으로 보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 제13조 제1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구성) 및 동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 (위원의 임명 및 위촉)​: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해야 합니다. 다만, 학부모위원 선출 방법 자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제한이 없으므로, 후보자 수와 선출할 위원 수가 동일할 경우 반드시 투표를 거치지 않아도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학부모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다면 적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학부모위원 선출 절차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 제17조 제1항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해 필요한 경우 가해학생에게 서면사과,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조항에 따라 서면사과 조치를 내렸으나, 법원은 원고의 폭행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이 조치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행정처분 무효 확인 및 취소에 관한 일반 법리 행정처분이 '무효'가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합니다. 반면, 하자가 중대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으면 '취소' 대상에 불과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학교의 처분에 사실관계 오인의 하자가 있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하지만, CCTV 영상의 불분명함과 학생들의 진술 차이 등을 고려할 때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무효'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증거 확보의 중요성: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사건 발생 직후 목격자 진술, CCTV 영상, 상해 진단서 등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목격자 진술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질 수 있으므로 초기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학교폭력의 정의 이해: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의하는 '학교폭력'의 범위는 명확합니다. 모든 학생 간의 다툼이나 갈등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므로, 행위의 고의성, 정도, 발생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방어적 행위가 과도하지 않았다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위원회 구성 절차 확인: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구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 선출 등 구성 절차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약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처분 취소의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학부모총회 등 관련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 징계 조치 불복 절차: 학교의 징계 조치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심판을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처분의 '무효' 확인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할 때만 인정되므로, 일반적으로는 '취소'를 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청구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