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전국의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매장에서 판매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조직한 노동조합이,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입점업체가 고용한 판매사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습니다. 노동조합은 공동 휴식권 보장, 고객응대 노동자 보호, 시설물 이용·확충 등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은 자신들이 직접적인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이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지방 및 중앙노동위원회는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이 해당 판매사원들의 특정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로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중 일부를 취소했습니다.
A노동조합은 2023년 1월 30일부터 2023년 8월 10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교섭 의제는 ① 공동 휴식권 보장(영업시간 변경 시 합의, 명절 및 월별 정기 휴무일 지정), ② 고객응대 노동자 보호(공통 보호 매뉴얼 마련), ③ 시설물 이용·확충(화장실, 휴게실 등)으로, 이들은 모두 조합원인 판매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직결된 사항이었습니다. 그러나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은 자신들이 판매사원들을 직접 고용한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A노동조합은 2023년 9월 26일 이들의 행위를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로 보아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2024년 1월 22일)와 중앙노동위원회(2024년 5월 14일) 모두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고, 노동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은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이 입점업체 소속 판매사원들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 보조참가인5 주식회사 B에 대한 소는 회사의 영업 종료 및 청산 절차 진행으로 단체교섭에 응할 여지가 없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주식회사 B를 제외한 나머지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에 대해서는, 이들이 A노동조합 조합원인 판매사원들의 근로조건(영업시간, 고객응대 보호, 시설 이용 등)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들 운영사들이 단체교섭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재심판정을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은 사업주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가진다면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및 면세점 운영사들이 입점업체 소속 판매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관련 의제들에 대해 단체교섭 의무를 진다고 판결하여, 기존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다면적 노무제공 관계에서 근로자의 노동3권 실질적 보장을 위한 중요한 판단으로 평가됩니다.
이 사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하는 '사용자'의 개념과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의 확장: 대법원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사용자'에는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근로조건 등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취지 등).
이 사건 각 의제에 대한 적용: 법원은 참가인들이 아래 각 의제와 연관된 원고 조합원 근로자들의 일부 근로조건에 관한 실질적 지배력을 직접 가지거나, 최소한 원사업주인 이 사건 입점업체와 중첩적으로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은 사업주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행사한다면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면적 노무제공 관계가 확산되는 현대 사회에서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려는 취지입니다. 단체교섭 요구 사항이 기업의 경영권에 속하는 부분과 관련되더라도, 근로자의 근무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영업시간, 고객응대 매뉴얼 마련, 근무 시설 이용 및 개선 등은 간접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업주는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은 개별 근로계약 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개념보다 넓게 해석될 수 있으며,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후단은 이러한 '실질적 지배력'에 따른 사용자 개념을 명문화하여 기존 대법원 법리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한 사업주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위 사업주에게도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며, 해당 사업주들은 단순히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교섭을 거부하기 어렵습니다.